높은 도덕적 기준을 요구하는 게 그 어느 분야이든 그것은 타당하다고 봅니다. 사람들이 장동민을 까는 것도, 정준하를 까는 것도, 박명수를 까는 것도 타당하다고 봅니다. 근데 그러한 것들이 매우 불편한 이유는 우리나라가 부패지수 최하위권의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정치, 종교, 기업 모두가 점점 더 부패해져 가는데 딴따라한테만 청렴을 요구한다는 게 너무 괴이합니다. 사회적으로 영향력으로 따지면 정치인 종교인들보다 한참 밑인 인간들인데 그들에게는 말실수도 용납하지 못 하면서 다른 고위층 인사나 권력자들에게는 별로 관심도 안 가지는 게 불편합니다.
아주 단순하고 1차원적으로 보이는 연예인 문제에는 열을 올리면서 조금이라도 더 복잡한 정치, 사회, 종교 문제는 외면한다는 게 불편합니다.
다른 연예인들을 퇴출시키자고는 안 하면서 무한도전 멤버들에게만 퇴출을 요구하는 이중잣대도 불편합니다.
정형돈 돈까스 사건의 경우에는 나름 억울한 사건임에도 그런 것까지 생각하기보다는 일단 까고 보겠다는 것, 깊이 생각하거나 진실을 알고자 하는 노력을 하지 않는 것도 불편합니다.
포주나나 박명수가 까이는 건 타당한 건데, 그 타당함이 불쾌함으로 다가옵니다. 정치적으로는 완전 썩어서 쓰레기장이고, 기업들의 썩은내도 이루 말할 수 없고, 전병욱 같은 성범죄자 하나 처리 못 하는 종교판도 거지 같습니다. 정말 한낱 딴따라들 문제에 열 올릴 필요도 없고, 그들에게 사법정의가 필요하면 사법 정의를 요구하면 됩니다. 사법정의조차도 제대로 안 되는 인간들이 수두룩한 마당에 잡범들한테 열을 올리는 상황이 불편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