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전 오늘 이 시간에.
늦게나마 배를 타서 다행이야 하면서
차가운 4월의 바닷바람도 좋다고 갑판에 나가서 이야기 했겠지.
일년전 오늘 이 시간에
선생님의 눈을 피해 숨겨온 술을 꺼내 몰래 홀짝이면서
난 제주도 처음가봐. 나는 저번에 가봤는데 라며 웃고 있었겠지.
일년전 오늘 이 시간에
이번에 고백해야지. 돌아오면 커플이다 하고 아 씨 수학여행 끝나면 바로 중간고사네 하고 나 이번에 이 옷샀다 자랑하고 하면서 시끌벅적 했겠지.
일년전 오늘 이 시간에.
수학여행을 가나 못가나 하는 기로에서 맘졸이던 그 녀석들은
그래도
늦게나마 배를 타서 다행이야 하며
들뜬 마음으로 떠들고 있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