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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기억해야하는가, 왜 미안해하는가
게시물ID : sewol_412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도미노핫
추천 : 1
조회수 : 26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4/16 01:17:31
 
 
오랜만에 오유 오네요 원래는 잘 오지 않지만.
 
 
 
세월호에 대한 제 생각을 정리할 겸, 짧게나마 오유 세월호 게시판에 글을 써볼까 합니다.
 
 
 
세월호 사건이 터진지 벌써 1주년이 지났습니다. 당시에 저는 군대에서 이 믿지못할 상황을 전파받았는데요,
 
이렇게 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회는 혼란스럽고 나아질 기미가 안보이는 데에 참 안타깝습니다.
 
 
세월호 사건에 대하여 오유 외의 타 사이트들의 반응들을 보면 이제 지겹다, 사고 하나 큰거 일어난건데 무슨 대수냐
 
미안해해야하는건 우리가 아니라 선장과 선원이다 내가 도대체 왜 미안해하냐 라는 글들을 보고
 
 
잠시 내가 왜 미안해하는 감정이 들고, 이 사건을 마음속에 기억해둬야 하는지 생각해보았습니다.
 
 
 
세월호 사건이 일어났을 당시에는 정말 안타까운 감정만 먼저 머리속에 들었습니다.
 
저 많은 학생들이 빛이 들어오지도 않는 깜깜한 곳에서 어떻게든 살려고 발버둥쳤을 것을 생각하면 참 안타깝지요.
 
후에 세월호 사건을 분석한 결과, 이 사건이 비행기 추락같은 '어쩔수 없이 운이 안좋아서 일어난 사고'가 아니라
 
한국사회의 전반적인 문제가 이 사건에 함유되어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저는 이사건의 가장 큰 원인을 두가지로 생각했습니다.
 
그중 첫번째는 RULE 을 지키지 않았다. - 세월호 사건의 조사 결과, 원래 세월호가 실을 수 있는 무게를 초과하여
 
선박에 짐을 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또한, 그동안의 안전관리검사에 대해서 실제로 '세월호에는 문제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문제없이 눈대중으로 대충 좋게좋게 넘어갔다는 사실도요.
 
이러한 사실들을 듣고 제 자신을 돌아보고, 또 제가 속했던 사회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생각해보면 이러한 일들이 비일 비재했던 것 같습니다.
 
당장 제가 중,고등학교시절에 시행되었던 안전훈련도, 당장 제가 군생활 했던 곳에서도 기본적으로 지켜져야 되는 RULE을 지키지 않고
 
좋은게 좋은거라고 대충대충 넘어갔던 사실들을 미루어 보았을 때 세월호 사건도 제가 속한 이 사회의 연장선에서 일어날 수 밖에 없었던,
 
어떻게 보면 우연한 사고로 생긴 일이 아니라 어딘가 곪고 곪은게 세월호라는 사건을 통해 곪아 터져서 일어난 필연적인 사건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세월호 사건이 안 일어났었더라면 세월호 사건이 아니라 다른 방향으로 곪아 터진 사건이 터졌을꺼라고 생각합니다.
 
이부분에서 저 혹은 많은 분들이 미안해하는 감정을 느끼는 것은, 이런 부조리하고 언젠가는 잘못될 것을 알면서도 고치지 않고 내버려 둔것에 대한
 
죄의식이 들어서 세월호 사건에 감정이입하여 미안해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두번째는 책임의식의 부족- 이 아닐까 싶습니다. 당장 가장 큰 책임 의식이 부족했던 사람은 선장이고, 이점에 대해선 누구나 다 공감할테니
 
굳이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 후, 정치인 누구하나도 내탓이다, 나의 책임이다 라고 말하지 않고 엉뚱한
 
사람에게 모든 책임을 돌립니다(세월호 사건 선박사장(이름이 기억이 안나네요. 죽었다고 발표(?)난)이 죄가 없다는게 아닙니다.
 
이사람이 잘못한 일이 있으니 거기에 대한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하는 것은 마땅하나, 거의 이사람에게 모든 화살을 돌리고 정작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지 않았다는게 가장 큰 문제죠)누구 하나 짊어지고 책임을 분산시켜야 되는데 오직 자기의 책임을 물을까 염려되어 책임 넘기기 급급한
 
세월호 사건의 관계자들을 보면 이런 사람들이 세월호 사건에만 관련되서 나타나는 게 아니라 우리 사회를 비추어 볼때 생각보다
 
어떻게든 자신만큼은 책임을 지지 않고 자기 잇속만 챙기려고 하는 사람들이 만연해 있다는 것을 우리 스스로가 매우 잘 알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세월호 사건이 기억되고 마음속에 새겨야 하는 것은 이것이 단순한 사고에서 일어난 게 아니라, 어떻게 보면
 
우리 사회의 안좋은 것들이 몰리고 몰려서 세월호로 곪아터졌음을 인식해야 합니다. 계속 마음 속에 되새기면서, 제스스로를 돌아보면서
 
제가 맡은 분량만큼은 제 책임을 다하고 부조리나 안좋은 관행들에 대해 문제제기할수 있는 불씨하나를 적어도 마음속 빈공간 하나에
 
피워놔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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