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피해서 익명으로 남겨요 나는 내가 너무 싫어요 잘하는 것도 좋아하는 것도 없는 나. 사람들과의 만남도 무섭고 다 싫어요
가족들은 종종 말해요 정신좀차리고살라고 바보처럼 멍때리고 있지말라고 나도 잘하고 싶은데 무엇하나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내가 싫어요 비교당하지 않는데 나를 보는 눈들이 모두 이렇게 했어야지 저렇게 했어야지 그것도 못하니 쟤도 저만큼은 하는데 쟤만도 못하니 왜 얘는 이렇게 밖에 못해 매번 이렇게밖에는 못하니
그래서 무섭고 겁나요 무언가를 하던 나는 평가받고 판단되어질 것 같아요 인정받지 못할까봐 그것이 제일 겁나요 인정받지 못하면 이번에도 못하면 이것도 못하면 무시당할 거고 나를 이해해주지 않울거고 경멸할걸 아니까 화부터 낼걸 아니까 난 이상한 사람 취급받고 버려질거다 아무에게도 특별한 사람 되지 못할거다
저사람은 이런 점도 저런 점도 좋은점이 이렇게나 많은데 나에겐 왜 하나도 보이지 않을까 어쩜 이렇게 쓸모없을까 사라져버리면 좋겠다 없어지는게 낫겠지
그런데 정말로 사라져버리면 기억해주지 않을것 같아서 아예 없던 사람처럼 될것 같아서 그러지도 못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