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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에서 일했던 기억.
게시물ID : sewol_415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끨끨끨
추천 : 10
조회수 : 358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5/04/16 11:59:03
지난 달 회사를 그만두고, 다음 회사로 이직 전까지 시간이 좀 남아 알뜰폰 콜센터에서 단기 알바를 했었습니다.

어짜피 단기직인지라 회사자체에서도 큰 업무를 맡기지 않았고, 

기껏해야 콜이 들어오면 급한 순서대로 일처리가 가능한 부서로 연락을 드릴 수 있게 도와주는 일이였습니다.

고객의 입장에선 일 처리가 바로 안되기 때문에 모든 전화가 불만제기였습니다.

여튼 그 날도 고객하나가 왜 바로 수납이 안되느냐고 욕을 쳐먹고 난 뒤 기운이 쭉 빠진 상태에서 전화를 다시 받았는데

이상하게 상담 내역에 작년 4월 달 이후 금액이 정확하게 기본료만 찍혀있었던 것입니다. 
(대체로 중,고등학생들의 핸드폰은 기본료는 적게 나가지만, 아이들의 특성상 전화를 많이 하기 때문에 요금이 기본료보다 많이 나가는게 보통 상담내역입니다.)

아버지의 목소리였습니다. 일을 하시다 전화를 하셨는지 전화 도중 다른 분과 말씀하시느냐 중간에 자주 대화가 멈췄지만

말씀하시는 내용은 자신의 딸이 작년 4월에 세월호에서 사망을 했는데, 오늘 통장 확인을 하니 계속 통신사로 돈이 빠져나가서 문의를 줬다는 것이였습니다.

잠시 정신이 멍했습니다. 대체로 사망 관련 해지문의는 사망하신 그 주 혹은 늦어봤자 한달 내에는 연락을 주시는게 보통입니다.

거의 1년이 다 된 지금에서야 따님의 핸드폰에 대한 기억을 그것도 통장을 보고 아셨다는게..

얼마나 정신이 없으셨으면 그러셨을까.. 그냥 조용히 떠나간 가족을 조용히 정리하는 시간도 이 나라는 주지 않는구나..

벼래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뭔가 도움이라도 드리고 싶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업무 권한 바깥의 일인지라 가급적 빠르게 연락을 드린다고 하고 잠시만 기다리라고 하고 전화를 종료했었습니다만..

아직까지도 그 때 힘내시라고 말씀을 못드린게 가슴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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