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목
신경림
나무들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서서
하늘을 향해 길게 팔을 내뻗고 있다
밤이면 메마른 손끝에 아름다운 별빛을 받아
드러낸 몸통에서 흙 속에 박은 뿌리까지
그것으로 말끔히 씻어내려는 것이겠지
터진 살갗에 새겨진 고달픈 삶이나
뒤틀린 허리에 밴 구질구질한 나날이야
부끄러울 것도 숨길 것도 없어 한밤에 내려
몸을 덮는 눈 따위 흔들어 시원스레 털어 다시 알몸이 되겠지만
알고 있을까 그들 때로 서로 부둥켜안고
온몸을 떨며 깊은 울음을 터뜨릴 때
멀리서 같이 우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오늘 과외를 하고왔어요.
학생 아버님은 출장, 어머님은 오늘 광화문에 가셔서 집에는 학생밖에 없더라고요.
학생과 수업하다 이 시를 읽고, 그렇게 세월호가 생각나더라고요.
눈물을 참느라 혼났네요..
그래도 함께 운다.. 정말 슬프지만 그래도 함께해서 감히 위로받는 느낌이 들어서.. 공유하고싶어서 가져와봤습니다.
모두 힘내세요.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