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 켜놓고 몇시간을 고민한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이런 글을 쓸 자격이나 있는지....
그래도 한 번 써보려 합니다....
저는 현재 서비스직 종사자입니다... 그래서 주말에는 항상 일하고 평일중에 쉽니다.
원래 16일 오늘 (지금은 12시 지나서 어제지만.. 편의상 오늘이라 하겠습니다.) 휴무로 잡고 아침에 안산에 다녀오려고했는데
15일에 갑자기 일정이 바뀌는 바람에 오늘 오전근무 하고 3시 조금 넘어서 퇴근 후에 다녀왔습니다.
안산 합동 분향소 도착하기 전에 찍은 사진입니다.
제가 운전중에 찍긴했지만 빨간불에 신호대기중에 찍은거니....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안산 합동 분향소 주차장에 도착하고 주차장에서 분향소로 걸어가는데 지나가는 많은 분들이 옷에 노란 리본을 달고 계셨는데
뭔가 모를.... 동질감같은게 느껴져서 약간이나마 마음의 위안을 얻어 갔습니다.
위 사진은 옆....?에서 찍은건데 왠지 모르게 울컥하더라구요...
분향소로 들어가는데 입구에 촬영금지 안내문이 있어서 내부는 안찍었습니다..
분향소에서 헌화 하는데.... 한분... 한분... 잊지 않으려고 한참 있었던것 같습니다
그리고 희생자분들 사진 아래에 국화꽃과 함께 희생자분들의 가족이나 친구....지인분들이 함께 놔두신 물건들을 봤습니다...
희생자분들이 좋아하셨던 걸로 생각되는 과자나 빵... 음료까지.... 어떤 분은 생일이셨는지.... 케이크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추억이 담긴 사진과 손편지들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니... 결국 눈물을 흘렸네요...
한참동안이나 생각했습니다... 원래 이 물건들이... 음식들이... 이런 곳에 있으면 안되는데...
여기 있을것들이 아닌데....
분향소에서 나오는데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입구쪽에서 다시 한번 더 희생자분들께 목례하고 나왔습니다
나오고 나서 한쪽 구석에서 눈물 훔치고 잠시 마음을 안정시키고 정문쪽으로 갔습니다
정문쪽 인도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이 플랜카드들을 보니 또 눈물이 나더라구요....
지난 1년동안 제가 너무 무관심 했던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너무 컸습니다...
사진으로 더 담지는 못했지만 제가 찍은 사진말고도 플랜카드 말고도 더 많이 있었습니다.
정문에 있었던 분들입니다.
혹시 몰라 얼굴이 안나온 사진으로 올립니다.
(사실 그 분들 얼굴도 제대로 못봤습니다. 제가 너무 죄인인거 같아... 차마 감히 얼굴을 바라볼 수가 없었습니다.)
정문에서 분향소 가는 길입니다. 왼쪽에는 추모하는 내용의 그림과 글들.... 오른쪽에는 희생당한 학생들의 초상화...라고 해야하나요..?
학생들의 그림이 있었습니다.
분향소 가는길의 왼쪽에 있었던 그림들입니다.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또 눈물이 났지만... 제가 이 그림들을 하나 하나 보면서 느낀 그 감정들...
어떤 말로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어떻게라도 표현을 하고 싶은데 너무 어렵게 느껴지네요..
아이들의 그림이 끝나고 간이 천막?? 같은 곳에서 나눠주고 있어서 받아왔습니다....
더 이상은 못있을거 같아 주차장에있는 제 차안에서 한참을 생각하고 지인들과 연락하고 세월호 얘기하다가
서울 시청으로 향했습니다.
가는 길에 조금 길이 막힌것도 있고 시청에는 주차 할 곳이 없다고 판단해서 조금 멀리 떨어진곳에 주차를 하고
지하철 타고 가다보니 7시를 훌쩍 넘고 8시 다되가서 시청에 도착했습니다.
지하철 입구에서부터 사람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정말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약간 움직이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너무 많아서 다시 지하철로 들어가서 다른 출구로 나와서 무대 옆쪽에서 찍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자리이동을 하는데 무대 뒤쪽에 김제동씨를 만났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저는 김제동씨를 본거고, 김제동씨는 저를 못봤을겁니다.. 봤더라도 그냥 지나가는 사람 중 한명이라 생각했을겁니다.
그 당시 김제동씨는 교복입은 학생 몇명과 얘기를 나누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에 그 학생들과 유가족 어머님 한분과 사진을 찍으셨구요...
(사진 찍어주시는 분은 어린 여학생이었는데 유가족, 혹은 희생자의 지인으로 보였습니다. 아니라면 죄송합니다....)
김제동씨와 학생들이 함께 있는 모습을보니 차마 제가 사진으로 남기기 힘들었습니다
제가 무슨 자격으로... 제가 뭐라고 그 모습을 사진에 담을 자격이 있겠습니까....
그리고 사진찍을때 유가족 어머님의 말이 제 마음을 너무 아프게 했습니다.
"엄만 작으니까 괜찮아"(아마 사진에서 작게 나와도 괜찮다...라는 의미인것 같습니다.)
그리고 김제동씨와 사진찍은 한 학생의 목에 리본모양 타투가있는걸 봤습니다..
자세히 살펴 본것도 아니고 그냥... 말 그대로 그냥 봤는데도 눈에 확 들어오는 리본이었습니다.
그 리본을 본 순간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서 그 자리에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너무 부끄럽고 죄송해서....
그 자리를 피하고 다시 돌아가니 김제동씨도 어디론가 가셨는지 안보였고 그 학생들과 어머님도 안계셨습니다.
김제동씨를 실제로 본건 처음이었는데 예전에 방송에서 봤을때보다 많이... 상당히 많이 야위셨습니다....
세월호도 세월호지만 마음적으로 많이 고생하신거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그리고 시청에서의 행사가 모두 끝나고 광화문으로 가는 행렬에서... 저는 중도하차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찌어찌 하다보니 행렬과 떨어져서 맵 어플에서 지도로 길 확인하면서 광화문 방향으로 가는데
경찰놈들 길막 쩔더군요.... 예.... 그래서 결국 못갔습니다...
아니 사실 그 상황에 내일 출근 걱정이 되더라구요......
지금 생각하면 정말 웃음밖에 안나옵니다... 그 상황에 출근 걱정이라니....
결국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지금 계속 후회중입니다... 너무 부끄럽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들 앞에서 당당히 서있겠노라고 했던 다짐은 어느새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렸는지...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서 정말 쥐구멍이라도 있다면 숨고 싶은 심정입니다...
지금 팩트TV 생중계 보면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벌써 3시가 넘은 시간이지만... 다시 광화문으로 가보려고 합니다.
어떤 분이 세월호 게시판에 뺑뺑이 돌고 계시다고 글 올려주셨는데
그래도 가보려고 합니다... 그냥 현장에 못가고 그냥 기름만 버리고 돌아온다 하더라도....
지금 이대로 있기에는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럽고 후회하고 싶지 않아서 가보려고 합니다...
영화 강철대오에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나는 세상을 바꾸려고 학생운동을 하는게 아니야. 세상이 잘못되는데 내 힘을 보태지 않으려고 학생운동을 하는거야."
약간 성격이 다른 상황인것 같지만... 그래도 이 대사대로 저는 세상이 잘못되는데 제 힘을 보태지 않으려고....
다시 한 번 더 광화문으로 갈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