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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대단했다.
게시물ID : humorbest_992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500cc
추천 : 160
조회수 : 3582회
댓글수 : 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5/07/05 02:39:36
원본글 작성시간 : 2005/07/05 00:00:19
라이터가 귀하던 시절, 성냥의 쓰임새가 많았다.
담배불, 석유곤로, 잦은 정전으로 촛불 켤때 
성냥에 불을 붙이고는 거의 다 타 들어갈때 까지 어른들의 여유있는 모습... 
옆에서 지켜보는 내가 조바심이 났다.
어쩌다 내가 성냥을 켜야 할 경우가 있었는데, 켜자마자 금새라도 불이 손가락까지 올 것 같은 생각에
제대로 불도 못 붙이고 서둘러 끄곤 했다.
나도 어른이 되면 저렇게 오랫동안 성냥을 붙잡고 있을수 있을까...하는 쓸데 없는 걱정을 했었다.


스킨로션을 바르는 어른들의 모습이 멋져 보여서 몰래 한번 얼굴에 발랐다가
화끈거려서 죽는줄 알았다.
이런걸 왜 바르는 걸까...나도 어른이 되면 저걸 발라야 할텐데...
역시 어른이 된다는건 쉬운게 아니구나...하는 쓸데 없는 걱정을 했었다.


숫자 천단위를 쓸때 뒤에 000을 어른들은 멋지게 붙여서 썼다. (대략 이런 모습 'σσσ')
그래서 혼자 연습을 해보곤 했었는데 아무리 연습해도 역시 나의 동그라미는 '0 0 0' 이랬다.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도 동그라미를 저렇게 쓴다면 남들이 웃을거야...
나도 빨리 익숙하게 동그라미를 붙여 써야 할텐데...하는 쓸데 없는 걱정을 했었다.


얼굴에 비누칠을 하고서 눈을 뜨는 어른들을 보면 대단해 보였다.
[어릴적 고정관념 : 비누칠=눈 찔끔 감는것]
어른들은 눈이 맵지 않은 걸까. 
난 비누칠 할땐 눈을 너무 세게 감아서 눈이 아플 지경인데...그래도 재수 없으면 비눗물이 들어 오는데...
어른들은 얼굴에 비누칠 하고서도 면도기도 찾고, 거울도 찾고, 할거 다한다.
틀림없이 매우면서도 참는 걸거야.
난 어른이 되도 저런짓은 안할꺼야...하는 쓸데 없는 걱정을 했었다.


어른이 된 지금,
이 글이 추천수 서너개 받고 게시판 저 뒤로 밀려나면 얼마나 허무 할까...하는 쓸데 없는 걱정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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