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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에게 공격적일 수 있는 이유를 생각해보는 중입니다.
게시물ID : phil_1117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탱크퀑
추천 : 5
조회수 : 1012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5/04/19 00:17:20



첫시작은 일베와 연쇄 강간범을 관찰하면서 느꼈습니다. 

그러다 문득 고등학생 때 읽은 '데스노트'의 라이토가 떠올랐네요. 

라이토는 말로는 '정의'를 실천하지만, 행동을 보면 자신이 강자의 위치에서 저항할 수 없는 용의자를 대상으로 '살인'을 저지르죠. (이건  L의 입장이군요)

연쇄 강간범에게 있어 강간은 무엇일까 인터뷰 자료를 뒤져보면 대부분 반응이 자연스럽게 '그냥 그렇게 되더라' 식이더라구요. 실제 만나서 대화한게 아니기 때문에 뭐라 단정 짓기는 어렵겠지만 강간은 결코 운동 제대로 해본적 없는 남성이 유도 3단 복싱 5년차인 여성/남성을 대상으로 일어나지 않으니까 어느정도는 '강자가 약자에게 폭력을 행사함'의 범주에 들어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데 더 디테일하게 따지려니 역시 만나본 대상이 아니어서 어렵더군요.

대상을 일베로 바꿔보았습니다. '자유주의'라는 페이스북 그룹을 지속적으로 like 누르고, 댓글을 달던 사람 중 제 지인이 있더군요.  잠시 기억을 더듬어보니 몇년 전에는 10년지기 동창이 프로필 사진으로 '자연인이다'를 넣고, 노무현 대통령을 대상으로 '노.알라'라고 하고, '운.지' 'ㅍㅌㅊ', 등을 사용하는걸 보고 혐오감을 느껴 친구삭제를 했던적이 있더라구요.  

접촉해서 다양한 대화를 나눠 보았습니다. 개성이 강한데다 워낙 겁이 많아서 뉴스에나 쓸법한 단어 나열을 했는데요(예를들어 4.16 세월호 침몰사건 희생자 유가족 이라고 말하지 '세월호유가족'이라고 줄여 말하지 않고,  성 회장이 아닌 성 '전 국회의원'이라거나 처럼요.  좀 길게 그리고 세부적인 설명을 추가하는 단어 나열을 했습니다.) 

첫번째로 느낀게 분노 였습니다.  '왜 열심히 일하는 정부를 귀찮게 하느냐'와 '유족인게 대수냐. 잘났냐. 그게 대통령보다 앞서냐'는 반응이었죠.
두번쨰로 느낀게 흥미 였습니다. 정확히 '놀리고, 희화하하여 대상을 보잘것 없게 욕하고 비꼴 수 있다는 흥미'죠.  
세번째로 느낀게 감정의 연결이었습니다. 

그들에게 논리적인 큰 불 A가 발생했다.  그 과정에서 사상자가 B가 나왔다.. 그 B는 소방순찰을 게을리한 관할구역C가 원인이 되어 발생했는데 C에 원인을 제공한 것은 최근 신경쓸 일이 많다보니 자리를 자주 비운 C 관할구역장 D였다(D가 자리를 자주 비워C 지역 순찰을 게을리 하게 되었다는 말). 따라서 A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D를 문책하고,  상급기관에서 대비를 추가로 마련해야한다. 라는 흐름은 무척 어렵고 불편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B를 격려하고 불쌍하다 말하면서 D를 파면해야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그가 보기에 B는 화상으로 온 몸이 흉칙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짜증이 났고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아니 왜 B가 불쌍해? 본인이 왜 A자리에 있어서 화상을 입었는데? 본인 잘못 아냐?]로 발전합니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D의 태도에 우호적이게 됩니다. [그날 D에게 중요한 일이 있었을 수도 있잖아.], [아니 D는 사람 아닌가? 사람이 실수 할 수도 있는거지. 그 실수 한걸로 왜 B의 잘못을 책임져야해]로 되는것을 보았습니다. 

즉 감정이 싫증'>'혐오'>'분노' 쪽으로 점차 공격적으로 변하는걸 보았습니다.

뭐 좀 길게 돌아왔는데요. 저는 여기서 단순히 '일베'를 욕하려는게 아닙니다. 

저도 그 친구나 다름없는 사람이거든요.  단지 접하는 정보의 종류가 달라서 그 친구는 '일베'를 한거고 저는 안한거니까요. 

제 의문이 이 때 나왔습니다.

왜 약자에게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게 될까? 라는거죠.

나는 과연 단 한번도 약자를 무시하거나 공격적으로 보인적이 없던걸까요? 있습니다. 쉬운 일상으로 전철을 타고 내릴때 저는 먼저 탑승한 사람이 내리도록 한쪽 끝으로 비켜서 기다립니다. 다 지나면 탑승하죠. 그러나 제가 내릴때 종종 할머니나 연로한 아주머니가 먼저 들어오려하면 그냥 온 몸에 힘을 주고 밀어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공격적으로 상대방 어깨를 어깨로 쳐버리기도 합니다. (마주보는 방향으로 부딫치는거죠)  물론 내리고 난 뒤 문이 닫히면 후회합니다. 왜 그랬지?   저도 위에 말한 과정을 거쳤더라구요.   자꾸 저만 양보하다보니 열받는 점도 있고,  바쁠게 없는데 자꾸 건드려서 무언가 집중하고 있을 때 방해 받아 화가난 적도 있었습니다. 

그 생각을 하고나니 저도 일베를 보다 많이 접했더라면 일베.충이 되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질문으로 돌아왔습니다. 

약자에게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게 된 이유가 뭘까요.  

본능일까요?  학습일까요? 아니면 다른이유일까요...?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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