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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동생은 의경입니다. 제 2의 세월호 희생자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글..
게시물ID : sewol_432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요못여
추천 : 13/10
조회수 : 563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15/04/19 04:14:22
2011년에 스마트폰 산뒤로 거의 매일같이 보던 오유인데 첫글이 이런 내용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5년차 눈팅족인걸 증명할 방법은 없네요..ㅜㅜ오유드립 퀴즈라도 있다면 정말 자신있는데..) 

제 남동생이 지난 3일간 광화문에 있던 그 의경들 중 한명이네요.

저녁 내내 팩트tv를 보면서 지금의 이런 상황을 만든 경찰윗선, 더 나아가서는 정부의 수장들을 탓했습니다. 

하루 종일 이런 상황이 왜 생겼을까 고민하다가 시간이 다 가버렸어요. 

그리고 오유에 들어왔는데... 

의경들 다 죽여버리고 싶다, 제 2의 세월호 희생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하는 글들을 보고 너무 마음이 아파서 글을 하나 씁니다. 

제가 그동안 보아왔던 오유가 맞나요? 제 2의 세월호 희생자가 되라니요....  


크게 두 가지 이유로 욕하시는 것 같아요. 결론부터 말하면, 죄송합니다. 

아마 제 동생도 죄송할거에요. 그치만 죽어마땅한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1. 윗선에서 시킨다고 다 하냐

다들 아시다시피 의경도 군 복무의 일환입니다.(왜 의경에 갔느냐에 대해서는 2에 이야기할게요) 윗선에서 시키면 할 수 밖에 없지요. 

제 동생도 오늘 전화로 그러더군요. "왜 이렇게까지 막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이제 갓 일경(일병과 같은 계급)이 된 제 동생도 이해는 안되지만 아마 시위대를 막으라는 명령에 복종했을겁니다.

미안해요 저도, 제 동생도 그럴거에요.  

팩트 tv를 보신 분들이라면 다들 보셨을 거에요. 저는 오늘도 한 세시간 정도 본 것 같네요. 

마이크에서 "앞으로 이동해라. 자신감 가지고 이동해!! 이동해!" 혹은 "OO중대 앞에 검은옷 입고 마스크쓴 남자 연행해, 반드시 연행해" 라고 말하더군요. 

머뭇 머뭇 하던 의경들도 반복되는 명령에 결국 이동하고, 연행하더라구요. 

미안합니다. 그런데 죽여버려야 한다던가, 제 2의 희생자가 되어라 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2. 그런 일 한다는걸 알고 지원했으니 욕먹어도 싸다.

무지했던걸 욕하시면 할말 없습니다. 그런데요, 몰랐어요. 어려서부터 경찰이 꿈이었거든요. 작년에 입대했으니 20살때네요.

의경은 원칙적으로 경찰이 하는 일을 도와줍니다. 교통 정리도 하고, 취객분들도 데려다 드리고, 방범도 돌고요. 

세월호 단식농성때 훼방을 놓던 어버이연합 사람들을 연행해 갔던 것도 의경, 경찰이에요.

그런데 일부 오유분은 의경들이 모두 '일베'적인 사상을 가진, 시위 진압이 하고싶고 편하니까 지원해서 간 사람들이라고 생각하시네요.

모르겠어요. 정말 그런 의도로 의경에 자원한 사람들도 있겠죠. 그런사람들은 저도 정말 무섭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일부를 전체로 몰아가서 욕하진 말아주세요. 


이번 집회에서도 일부 사람들이 경찰버스를 절도하고, 경찰을 폭행했다는건 아실 거에요. 

그런 상황을 보고 일반화해서 시위대가 본래 의도를 잃었다, 전문 시위꾼들이 시위를 위한 시위를 한다,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행위가 아니다, 

하면서 욕하시면 정말 기분 나쁘실 거에요. 정말 일부의 사람들이니까요. 

의경도 마찬가지에요. 게중에 정말 그런 의도로 입대하고, 휴가 받으려고 사람 즐겁게 연행하는 사람도 있겠죠. 그치만 전체에게 욕하지 말아주세요. 

아니요, 욕하시는 것 까지는 괜찮아요. 죽으라는 소리는 제발 하지 말아주세요. 

지금 의경/경찰에게 '입장 바꿔서 생각해달라'라고 요청하시는 분들이 '의경 다 죽어라, 제 2의 세월호 희생자가 되어라' 라고 말씀하시는 건데 

굉장히 모순되지 않나요? 




오유 분들이 의경 욕하시는 글을 쓰시고, 다 죽었으면 좋겠다는 글이 베오베에 간 것을 보고 마음이 너무 아파서 나름의 변명(?)을 써 봤습니다. 

늘 마음의 위안을 얻고 가던 오유였느데 오늘만큼은 저를 울게 만드네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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