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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샆게 문학] 연서복 마틴.txt
게시물ID : cyphers_9929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딘의처녀
추천 : 7
조회수 : 633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4/10/18 14:43:54
※ 본 글은 '사이퍼의 정체성 무너뜨리기'에 영감을 받아 쓰여졌습니다.
※ 캐릭터붕괴가 심각합니다.(애초에 그게 컨셉입니다.) 주의하고 봐주세요.  

1. 

 밥먹으러가자는 이글의 말을 무시하고 경영대 앞에 혼자 남았다. 할 일 없이 이 앞을 서성이는 것 같아 보이겠지만, 사실은 아주 치밀한 계산이 동반된 행동이다.
 과연 잠시 후 전공수업이 끝난 싱그러운 새내기들이 쏟아져나오는 것이 보였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나는 새내기들 사이로 섞여들어갔다.

"미아야! ㅎㅎ"

"아... 안녕하세요. 마틴 선배님..."

 이 아이는 새내기 중에 내가 첫째로 찜한 미아라는 애다. 내가 부르니 깜짝 놀라는 모습이 고양이같다. 귀엽긴.

"선배가 뭐야 미아야...ㅎㅎ 오빠라고 불러도 돼. 오빠 그렇게 딱딱한 사람 아니다?"

"아... 네... 마틴오빠..."

 허물없고 편안한 오빠로 다가가기 작전이 성공한 것 같다. 여자 마음은 내 손바닥위다. 미아가 부끄러워하는 것 같은데...
 나는 이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얼른 말을 걸었다.

"이 오빠가~ 별명이 독심술사인데ㅎㅎ 지금 미아가 어떤 상태인지 맞춰볼까? 미아 지금 배고프지? 오빠랑 밥먹으러 갈래?"

"아뇨. 저 밥 먹었어요. 죄송해요."

 이런 불운이... 난 머리도 좋고 밀당도 잘하는데 운이 너무 없다. 최근 내가 여자애들에게 밥먹으러 가자 할때마다 다 밥을 먹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트와일라잇 여자들은 밥을 너무 빨리 먹는 것 같다.

"어... 그럼 우리 커피먹으러 갈래? 오빠가 쏠건데! 미아가 된장녀처럼 마끼아또 먹어도 오.빠.가 용서해주지~ㅎㅎ"

"죄송한데 저 연강이라서... 다음에 먹어요 오빠."

"야 미아야! 밥먹으러그읇픕컥!!!"

 미아는 자신에게 말을 거는 미쉘의 복부에 황급히 니킥을 날리더니, 쓰러진 그녀를 끌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연강이니까 강의를 들으러 갔겠지...
 아쉽지만 첫 사냥은 실패다. 다음에 카톡으로 다시 말걸어봐야지.

2.

 교양수업 10분 전에 도착한 나는 재빠르게 자리를 스캔했다. 과연, 왼쪽 앞자리에 내가 노리는 타겟, 린 드로스트가 있었다.
 옆자리에 슬그머니 앉자 린이 눈을 크게 뜨고 날 쳐다보았다. 곧 고개를 푹 숙이는 걸 보니 그녀도 역시 부끄럼쟁이인 모양이다.

"안녕? 나 알아? 나 과선배인데..."

"예... 안녕하시와요."

"옆에 앉아도 되지? 아 싫으면 뭐 어쩔 수 없구... 근데 우리 린이는 착해서 안그럴거 같은데~ㅎㅎ"

"네..."

 옆자리에 앉기 성공이다. 이제 수업 중에 그녀에게 위트있는 농담을 걸면서 친목을 도모하리라.
 수업이 시작되고 난 슬그머니 준비해온 농담을 건넸다.

"저 교수 봐봐ㅋㅋ 머리에 무스개떡칠했네. 근데 너 무스가 죽으면 뭔지 알아?"

"죄송한데 소녀 수업들어야 해서..."

 아 그래, 하는 말을 머쓱하게 삼켰다. 어쩌겠는가, 얘가 공부벌레인걸. 내가 볼 때마다 얘는 책에 머리를 파묻고 있어서 말을 못걸었었지.
  
3.

 하지만 아직 기회는 남아 있었다. 수업이 끝나고 잠깐 눈을 뗀 사이에 바람같이 교실을 빠져나간 그녀를 겨우 붙잡을 수 있었다.

"린아 바쁘니? 오빠가 할 얘기 있는데 놀랐잖으~"

"소녀가 좀 바빠서... 할 말이 무엇이옵니까?"

 내가 팔을 붙잡자 린의 얼굴표정이 확 구겨지는 게 보였다. 아직 스킨십을 할 사인 아니었나? 어쨌거나 나는 준비해온 카드를 꺼냈다.

"요즘 루시라는 영화 하는 거 알아? 오빠가 이벤트 당첨돼가지고... 너 공짜영화 보고싶지 않아?ㅎㅎ"

"아... 안 될거 같사옵니다."

 이건 납득이 안된다. 뭐지? 튕기는건가? 여자들은 원래 좋으면서도 싫다고 하는 법이다. 그래, 그런 것일테지. 나는 내 감을 믿고 다시 말을 걸었다.

"아니... 왜 싫은데? 공짜라니까? 데이트하자는 것도 아니고. 오빠 무섭니?"

"아 그게... 저 통금이 있사옵니다."

"뭐? 통금? 지금 3시인데?"

"통금이 4시까지라서."

 난 진짜 운이 너무 없다. 이번엔 밀당도 괜찮았고 전략도 좋았는데... 영화표까지 준비해온 수고가 물거품이 되다니....
 하지만 통금이라는데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 아이도 내심은 나랑 영화를 보고 싶었을 것이다.

"아참 근데 너 저번에 6시 수업 듣는 거 봤는ㄷ... 어? 린아?"

 고개를 드니 그녀는 벌써 어디론가 사라진 상태였다. 아무래도 통금이 많이 엄격한 모양이었다.

Final.

 마틴 챌퍼, 사퍼대학교 사회학과 3학년, 이번 학기에 갓 복학한 마음만은 새내기, 그리고 자칭타칭 연애의 독심술사.
 그런 나에게도 여자의 마음은 어렵기만 하다. 봄날은 언제 올 것인가...

"마틴아... 요즘 나 미치겠다. 어쩌냐?"

 이 새끼는 루이스이다. 뻔질하게 생겼고 하는 짓도 쑥맥인데 여자에게 인기가 많아서 재수없다. 난 대충 대답했다.

"뭐."

"아니... 조교 중에 트리비아 누나 있잖아... 자꾸 나만 괴롭히고 뭐 시키는데 진짜 힘들다. 이 여자 왜이러냐?"

알 게 뭐야. 아무렇게나 지껄였다.

"너 좋아하나본데. 느네 둘이 곧 사귀겠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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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팬들에게 죄송함을 전합니다.

제가 앞으로 글 안올리면 마틴이나 마틴 팬에게 맞아죽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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