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역에서 신사복을 입고 신사참배를 반대하다.’ 탤런트 이승연의 정신대 누드파문 이후 촉발되고 있는 일본 식민지 역사 바로 알기의 연장선상으로 신사참배를 거부하다 순국한 열사들에 대한 위령제가 26일 열렸다. 영화사 펄스타픽쳐스(대표 이동준)가 기획한 이날 행사는 서울 지하철 3호선 신사(新沙)역에서 신사(紳士)복을 입고 신사(神社)참배를 반대하는 행사로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이동준 대표는 “고이즈미 일본총리가 역대 어느 총리보다 신사참배에 적극적이다. 그의 애국심에서 비롯된 행동 같아 보이지만 군국주의에 대한 향수에서 촉발된 일”이라고 못박았다. 특히 “일제시대 신사참배에 반대하다 무참하게 죽어간 50여명의 독립투사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위령제를 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총리의 가면을 쓰고 일본 기모노와 헌병대 복장을 한 사람들이 위령제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를 하는 퍼포먼스도 열렸다. 또 이름없이 사라진 넋들을 위한 살풀이도 열려 주위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참석자들은 “고이즈미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를 찾아 신사참배를 하기에 앞서 신사역에 와서 신사참배를 반대하다 죽어간 넋들에 대해 사죄부터 하라”고 주장했다. 오전 10시부터 열린 행사에는 지나가던 시민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깊은 관심을 보였다. 대학생 김미순씨(22·서울시 잠원동)는 “이승연씨 누드파문을 보면서 친일파에 대한 처리가 없는 현대사가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다. 신사라는 단어가 3개가 들어간 위령제를 보면서 가볍지 않은 엄숙함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전호선씨(72·서울시 수유동)는 “어린 시절 할아버지가 순사에게 끌려가 고초를 당한 적이 있다. 일본의 신사참배를 비롯해 식민지 역사를 바로 알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또 “이승연씨의 누드파문을 보면서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꼈다”고 재차 말했다. 1시간여 동안 진행된 위령제를 마감하면서 이동준 대표는 “시작은 영화사가 했지만 네티즌들이 자발적으로 2차,3차 위령제를 갖기 바란다”고 부탁했다. /변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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