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다 이것은 사랑이란 감정에 대한 갈증이 아니다 멀리 떨어진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도 아니다 앙상한 나뭇가지 끝에 위태하게 매달려 나부끼는 낙엽을 바라보며 드는 감성 또한 아니다 무엇이 자리잡았는지 들이키는 모든 것이 한숨이 되어 나온다 타고 남은 뜨뜻한 잿더미에서 피어오르는 매캐한 연기처럼 질나쁜 한숨이 되어 나온다 이까짓것, 날려버리자하여 훅 불었더니 잿더미가 눈에 들어가 눈물이 날것만 같다 밑도끝도없이 영문도 없이 시작된 이 감정은 외롭다고 표현하는게 맞는걸까 아, 어쩌란 말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