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대교에서
(아라뱃길이라하긴 무안할 정도로 배가 없어서) 아라자전거길ㅋ중간 나만의 휴식처까지 갔다가
오는 길이었어요.
다리도 아프고 해서 자전거 세워두고 갓길에 쭈그리고 앉아 휴대폰 검색을 하는데,
어떤 할아버지가 기어가 빠졌다며 고쳐줄 수 있냐고 물으시더군요.
손에 기름묻을 건 뻔하고 나 아니어도 누군지 도와주겠지란 생각에
얼버무리고 말았더니 그냥 가시더군요. 자전거 손으로 끌면서...
좀 지나 웹검색 다 하고 나서 자전거 타고 다시 가는데,
그 할아버지가 아직도 자전거 끌고 가시더군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부탁하긴 한건지 아님 그냥 포기하고 가시는건지..
맘이 안 좋아 그냥 못 가겠더라구요.
좀 전에 얼버무리고 지나간 게 죄송스러웠지만
다시 멈춰서 자전거 기어 고쳐드렸습니다.
손에 기름은 좀 묻었지만, 맘은 편하더라구요.
한 가지 다시 한 번 알게 된 사실인데,
나 아니어도 누군지 하겠지란 생각이 참 무섭더라구요.
내가 안 해주면 상대방은 아예 기대를 안 해버릴 수도 있고,
나 아니어도 누군가 대신 해 줄 사람은 드물다는 거죠.
별 것도 아닌 작은 호의라도, 별 것도 아닌 작은 정성이라도
내가 먼저 베풀도록 앞으로 더 노력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