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 하자고 해도, 점심 한 끼 먹자고 해도, 운동 한 번 하자고 해도 항상 일이 있었고, 바빴고, 다른 곳에 있었던 너.
오늘도 건네본 주말에 뭐하냐는 질문에 역시나 너는 주말에도 일이 있었지.
"왜요" 라며 되돌아온 질문에, 한참 고민했었어.
지금까지는 내 마음이 들킬까 싶어서 돌려 말했었는데, 이제 내가 답답해서 더는 못 기다리겠더라.
그래서 던진 한 마디.
"같이 영화 보고 싶어서요."
사실 보내고 나서도 계속 조마조마해서 일이 손에 안 잡혔지.
'괜한 짓을 한 건 아닐까? 이제 그냥 친구로도 못 지내는 건 아닐까?'
너에게 답장이 올 때까지의 그 30분이 30일보다도 더 길더라.
"그래요? 주말에 시간이 있으면 알려줄게요!"
흔쾌히 승낙한 것도, 딱 잘라 거절한 것도 아니지만, 그것만으로도 기뻐서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기분.
너를 처음 보던 날, 내리는 비에 흩날려 떨어지던 벚꽃이 한여름 장맛비에 다시 살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