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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를 찾았습니다. (엄청나게 긴 후기)
게시물ID : animal_996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ㅌㄹㄴㄷㄱ
추천 : 95
조회수 : 2197회
댓글수 : 93개
등록시간 : 2014/08/18 23:08:13
 
 
안녕하세요. 하늘이 견주입니다.
 
우선 하늘이가 없던 3일동안 제게 포기하지 않을 기운을 주신
동게여러분들 오유분들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지금부터 엄청 긴 3일간의 후기를 쓰려고 합니다.
주관적인 애니멀커뮤니케이터에 관한 의견도 포함되어 있으니
거부감이 있으신분들은 계속 읽고 반대나 욕을 하셔도 괜찮습니다.
지금 모르는 사람한테 따귀를 맞아도 행복할 것 같습니다.;;
 
 
몇가지 앞서 얘기하자면 (서론이 길어서 죄송해요..)
저는 지극히 현실주의적인 사람입니다. 그리고 이기적이진 않지만 개인주의 성향이 있구요.
감수성이 엄청 없어서 10대 때 고민이 많았던 사람입니다.
남들이 말하는 냉혈한이나 소시오패스까지는 아니구요,
공감대 같은것들을 많이 냉소하게 받아들이는 성향의 사람입니다.
 
아주 어릴적 초등학교 1,2,3 학년 동안 부모님이 담임선생님과 상담을 할적에
늘 들었던 이야기가 아이가 웃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어둡거나 우울한 아이는 아니였어요.
다만 웃기거나 즐거운일이 없었기 때문에 소리내어 웃은적이 없을 뿐입니다.
10대때는 아무리 슬픈 영화를 봐도 울지 못했습니다.
소리내어 엉엉 우는것이 어떤건지 너무 궁금해서 슬프다는 영화를 모조리 다봤는데도
눈물을 흘리지 못했습니다.
남이 아프거나 슬퍼할때도 위로는 해주지만 어차피 저한테는 남일이라는 생각에 전혀 공감하지 못했습니다.
 
 
말만 들으면 엄청 소시오패스 같죠?
그정도는 아니구요..
그냥 다른 사람에 비해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라고 생각해주세요.
이러한 저의 성향때문에 10대 때 저는 저의 성격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런걸 고민한다는 것 부터가 우선은 완전히 이상한 사람은 아니라는거겠죠 ㅠㅠ
 
 
그리고 제 17살이 끝나던 무렵 추운날에 지금 하늘이를 만났습니다.
제나이 올해 서른입니다. 하늘이랑 많은일이 있었겠죠.
사실 그렇게 추억일만한 일도 없습니다.
동게분들이 동물 키우시는 것처럼 사진을 많이 찍어주지도..
어디 가까운 놀이터라도 데리고 가서 자주 놀아주지도..
않았거든요.
 
 
그냥 하늘이가 있다는 것 하나로 저는 수년안에 엄청나게 바뀌었어요.
지금은 슬픈 노래를 듣다가도 버스에서 급 슬퍼져서 눈물이 나고..
아무리 잔인하고 무서운 영화를 봐도 .. '어차피 분장이잖아 저거..' 하며 아무렇지 않던 제가
지금은 바늘로 손을 찌르는 장면도 보지 못합니다.
 
 
어떤 주인이 자신의 반려동물을 안아끼겠냐만은..
 
하늘이는 제 인생의 전환점이고
아니 제 인생 그 자체이고
삭막하던 가족이 모여 하루에도 수십번 웃게 만들어주고
서로 남처럼 싸우던 가족들을 늘 다시 한곳에 모여 화해를 하게 만든 아이입니다.
 
반려동물을 만나서 변화한 사람들이 많지요?
하늘이를 만나지 않았다면 저는 아주 아주 못되고 이기적인 사람이 되었을 겁니다.
하늘이는 저의 거울이고 제 전부였고 
아마도 제인생에 가장 예뻤던 시절 그자체 입니다.
 
 
 
눈이 멀었고 늙고 기운이 없어졌고
집에 있는 다른 개들과도 귀찮아 놀지 않앗지만
그래도 화가나면 짖고 신나면 아직도 깡총거리는 힘이 있는 아이였어요.
 
 
제가 신경써주지 못했습니다.
바깥공기가 그리웠나봅니다.
기운이 없어 밖에 나가도 힘들어할까봐 산책조차 시켜주지 않았고
그렇게 저는 하늘이 마음을 몰랐어요.
 
문이 잠깐 열린새에 바람냄새를 맡고 눈도 안보이는데
계단도 7칸이나 굴러떨어졌는지 더듬거렸는지 ..
내려갔나봅니다.
 
 
 
동네가 주택가이고 갈곳이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잃어버린 당일날은 금방 찾을 줄 알았습니다.
남동생이 오토바이를 동원해 친구들과 함께 다섯대가 이 일대를 6시간을 찾았는데
목격한 사람도.. 사고가 난 흔적도 없었습니다.
 
회사에서 일하던 저는
각종 유기견 보호소를 들어가서 공고를 올렸고
소식이 없어서 사이트마다 유료로 긴급등록으로 바꿨습니다.
 
 
 
다음날 비가온다는 소식에 그날 새벽까지 찾다가
도저히 아무런 단서도 없기에 답답한 나머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라는 분들의 블로그를 싹 훑었습니다.
 
 
실종관련해서는 전부 상담을 꺼리더군요.
만약 실종이 되어서 아이가 잘못되었거나 나쁜일이 있을경우
상담하는 본인도 주인도 상처받을 수 있고
주인이 본인의 얘기를 100% 신뢰하고 의지하면 찾기 더 힘들기 때문에
안한다는 듯 했습니다.
 
 
총 두분의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를 겨우겨우 찾아서
사정하고 부탁해서 집을 나간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도는 해보겠다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저도 이런것을 100% 신뢰하진 않았습니다.
사기꾼도 정말 많구요.
혹시 티비에 나오는 것들도 짜고하는 것은 아닌지..
사진만 보고 어떻게 맞추는지...
 
 
그래도 매달릴 곳이 없었습니다.
 
 
 
 
첫번째 분은 실종 첫날 저녁에
하늘이는 실내에 있고 사람의 기척은 전혀 안느껴지지만
편안해 하고 있다.
집안인 것 같고 집에서 멀리 가지 않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하늘이에 대해 전혀 다르게 말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다음날 비가와서 다시한번 부탁드려습니다.
 
메일로만 대화를 했고 실종에 대해서는 단 1회만 상담하고 주인에게
전단작업이나 다른 방법을 권유하기 때문에 상담을 어려워하셨는데
정말 비오는 날 아침 사방을 헤메이다 길에 주저 앉아 메일을 보내 사정했습니다.
 
 
실내에 있고 아이가 조급해하고 있다.
집에 가고 싶어서 조금 조급하지만 밥도 먹었고 현재는
사람이 없는 집에 가만히 앉아있는 것 같다 라고 하시며
중심을 잡으시고 꼭 찾으시라고 했습니다.
 
 
 
누군가가 데리고 있다면 참 다행이겠다 라고 전단작업을 하며 연락을 기다려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병원에도 보호소에도 지구대에도 이틀이 지나도록 아무런 연락이 없었고..
비가 오면 온몸을 떨고 갑자기 오줌도 지리는 아이라 가만히 집에 있을수가 없었어요.
 
 
어제도 결국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밤에 전단작업을 다시 하고
아버지도 자다말고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다시 동네를 뒤져보시고
저도 울고 불고 기도를 하다 하루가 갔습니다.
 
회사에서도 일은 하지도 못하고
퇴근후에 작업할 전단지 하늘이 얼굴이 비를 맞아 번질까
시트지만 하염없이 붙였습니다.
 
 
그러던 중 동생이 아무리 생각해도 가만 못있겠다며
돈은 얼마든지 들어도 좋으니 다른 애니멀 커뮤니케이터에게도
물어보겠다고 하더라구요.
 
역시 실종 관련해서는 간단하게 시도만 가능하고
아예 교감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저는 그시각 오유의 댓글들을 보며 포기하지 말자고...
너무 많은 분이 마치 자기아이 마냥 슬퍼해주시고 안타까워 해주셔서 회사에서 다시한번 마음 다잡고 찔찔거리고 있었어요..
 
 
 
이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고
여러분께 애니멀 커뮤니케이션을 추천하려는 의도도 아니고
어떤분을 광고하려는 의도도 아닙니다.
 
혹시 저처럼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분이 있다면 조금이나마
잃어버린 반려견을 만나는데 참고가 되는 방법중에 하나일 수 있어서
이 경험담을 얘기하려고 합니다.
 
이런것들을 미신이라고 안믿으시거나 불쾌하신 분들 다시 말씀 드리지만
저한테 욕하고 반대주시고 하셔도 상관없어요. 전 지금 태어나 가장 행복한 순간입니다.
 
 
 
 
조금 블로그를 돌아다녀보면 아시겠지만
애커분들은 메일로만 대화를 진행합니다.
사진을 보내드리면 대부분 메일로만 진행하더라구요.
방문이나 카톡하시는 분도 물론 많습니다만 기본적으로 메일이었어요.
급한 마음에 전화통화도 시도해봤지만 연락처를 찾을수가 없었습니다.
 
동생이 찾은 애커분은 네이버에서 검색해도 상위에 검색되는 분도 아니었고
사례 후기들도 다 기존에 기르던 동물과의 간단한 소통들 위주여서
별로 많이 기대를 하진 않았습니다.
 
 
동생은 몇가지 궁금한것들을 메일로 보냈고
전화번호를 적었습니다.
비용도 내지 않았구요..
 
 
 
퇴근하는 6시가 되자마자 저는 회사에서 뛰어나왔고
동생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애커분한테 갑작스레 카톡이 왔다고 합니다.
시도만 하셨는데 뭔가 급한 상황으로 느껴져서 전화번호를 등록하고 카톡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동생은 저에게 카톡대화 캡쳐 몇장을 보냈고
여러가지 대화내용도 저에게 카톡과 전화로 얘기했습니다.
 
저는 집에가는 버스에 올랐습니다.
 
 
 
하늘이는 현재 야외에 있고
방향감각이 전혀 없어보인다.
아이들 소리도 들리고
주택가 근처인 것으로 생각되고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계속해서 헤메고 다닌것같다.
그리고 지금 현재 있는곳을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고 했더니
하늘이가 풀냄새가 난다고 말을 했대요..
 
혹시 가족이 너를 부르는 소리를 들었냐고 물으니
들은적은 없다고 하더랍니다.
 
그말에 지푸라기라도 잡는심정에
동생에게 집에서 가장 가까운 풀숲이 있는 곳이 떠올라
그곳으로 지금 바로 갈테니
너도 가보라고 했습니다.
동생도 일중이어서 동생의 여자친구가 가장 근처여서 그곳에 도착했고
저와 동생, 동생과 애커분, 동생의 여자친구와 저, 동생과 여자친구
계속해서 실시간으로 전화를 했다가 끊고
카톡을 보내고 ...
버스에서 오는 30분이 정말 지옥같이 길었습니다.
 
 
진짜 교감이란게 있나봅니다.
저희집 근처에는 공원도 있고 초등학교도 있고 중학교도 있고
곳곳마다 풀이 있고 나무가 있습니다.
1,20분만 이동하면 남산이구요.
 
 
그런데 풀 얘기 듣자마자 딱 한곳 생각나더군요.
구 수도여고 건물..
현재는 수도여고가 이사를 가고 빈건물로 남아있습니다.
동생한테 수도여고 좀 가보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영감이나 운 같은 것을 믿지 않습니다.
실제로 전생같은 것들이 궁금해서 최면도 해본적 있는데 최면에 걸리지 않는 사람이에요..
 
그런데 정말 그곳밖에 안떠오르더라구요.
하늘이는 그곳이 어딘지 모른다고 했답니다.
방향감각도 없고... 앞도 안보이고..
 
현재 온몸을 떨고 있고
기운이 전혀 없다고 말했답니다.
미안하지만 목소리가 들려도 움직일 수 없을 것 같다고..
 
사람이 많은 소리들이 무서워서 구석진곳으로 계속 움직이다가
그쪽에 계속 머물러있고
처음엔 재밌었는데 비가 너무 무섭다고 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지금 본인은 평지에 있다고...
풀이있는데 평지라고...
 
이모든 얘기들은 카톡으로 애커분과 동생이 실시간으로 했습니다..
다른 분들은 모르겠지만...
평소 자주 상담을 의뢰하지도 않은 메일하나 보낸 사람에게
이렇게 카톡으로 1시간 이상 비용도 안받고 상담해주는 분은 없을 것 같아서
저흰 믿었어요..
 
 
그냥 전해달라고 동생한테 말했어요.
기운이 없으면 움직이지 말고 있어달라고.
포기하지 말고 금방 언니랑 아빠랑 동생 여자친구랑 달려가고 있으니까
조금만 힘내달라고 너무 미안하다고 전해달라고..
 
 
그리고 동생 여자친구한테 전화를 했어요.
지금 찾고 있는데 풀이 엄청많고 넓고 강아지나고양이가 숨을 곳이 많아 보인다고 하더라구요.
나 금방 도착한다 15분 정도면..
거기 있을거 같다.. 금방 갈테니 찾고 있으라고.. 구석진 곳에 있다고 한다고..
 
그리고 끊고 동생 여자친구한테 카톡이 왔어요.
 
"언니.. 제목소리가 낯설어서 하늘이가 불러도 알아들을까요..?"
 
 
그럼 부르지말고 그냥 살펴보라고..
내가 금방 도착해서 부른다고..
사람 무서워서 숨었다고 했다고..
 
 
 
하는데 얘가 카톡 확인은 했는데 답이 없더라구요.
 
 
그리고 5분정도 후에 동생이 울음을 터뜨리며 전화가 왔습니다.
 
 
 
 
 
"누나.. 하늘이 찾았어...
 아씨... 지금 찾았어... 여기 있어..병원데려가야되"
 
 
 
버스에서 사람들도 많은데
저도 모르게 큰소리로 소리지르며 울먹거렸어요..
 
 
소름끼치는 것은 제동생이 저와 통화하기 직전에
카톡만 하시던 애커분이 갑자기 동생한테 전화가 오셨답니다.
갑자기 울먹거리시면서 혹시 만났냐고...
방금 하늘이랑 대화가 끊겼대요..
만나셨냐고 우시면서 전화가 왔어요.
 
 
본인도 애커하면서 이런적 처음이시래요.
계속해서 대화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고
계속 신경쓰이고 눈물이 나고....
 
 
 
 
 
그리고 하늘이는 제동생 여자친구가 근처에 가자마자
온힘을 다해 마치 고양이가 교미할때 내는 아기울음소리 같은 소리로
목소리를 쥐어짜며 울었다네요..
 
하늘이는 13년동안 우는소리를 한적이 없어요..
이잉.. 이정도나..
먹을거 달라고 할때 짖거나 ....
 
 
 
근데 마지 애기 울음소리 내듯이 소릴 내더랍니다.
 
 
 
 
발견한 하늘이 상태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고작 3일일 수 있어요...
더 오래 반려동물과 떨어지신 분들에게는 고작 3일인데...
 
 
그 고작 3일간 하늘이는 비를 맞았고
원래도 피부와 귀 눈 성한데가 없는 아인데...
온몸에 초파리가 새끼를 까서
얼굴과 몸에 구더기가 마치 시체를 파먹듯이 붙어있었습니다.
 
제눈으로 그걸봤다면 전 기절했을꺼에요.
소리를 내지 않았다면 죽었는 줄 알았대요.
급하게 구더기를 떼어내고...
병원으로 달렸답니다.
 
 
 
병원에 그리고 제가 한 5분후 도착했어요.
들어가보니 구더기를 떼낸 얼굴엔 피가 나있었고
구더기가 하늘이를 파먹으려던 상태였고
하늘이는 기운이 없어 털어내지도 못했던 상태였답니다...
 
 
오늘이 지났으면 죽었을 거래요..
기력이 다해서 움직이지 못하는 애가 시체인 줄 알고 다
파먹었을 거라고 하더라구요..
 
 
병원에서 구더기는 끝도없이 몸에서 나왔습니다.
간호사님 의사선생님 너무감사해요.
계속해서 그 구더기를 닦아내고 털어내고 ...
눈 귀 생식기 ...
발톱사이..
 
온몸에 구더기가 있었어요.
 
 
볼수가 없었어요.
하늘이 얼굴을 볼수가 없더라구요.
너무 아플것 같고 마음 아파서 도저히 볼수가 없었어요.
그래도 버텨준 하늘이가 너무 고맙습니다.
정말 애가 버텼다고 밖에는 설명할 수가 없는 상황이래요..
 
 
 
 
수액을 맞는 하늘이는 온몸을 벌벌 떨고 있었어요.
이것저것 약을 받고 영양제를 사고..
하늘이를 돌볼 여러가지를 의사선생님께 달라고 하고
겨우겨우 하늘이를 보러 들어갔어요.
 
온몸을 떨던 하늘이가 정말 거짓말처럼 고맙게도 제손이 엉덩이에 닿자
떠는걸 멈췄습니다.
 
이 못난 주인이 밉지도 않은지...
정말 이렇게 천사같은 하늘이가 너무너무 사랑스럽고 고마워서
어쩔 줄 모르겠어요 지금 이순간도...
 
 
 
 
 
제 30년 인생에서
가장 지옥같은 3일이었고...
가장 행복한 지금입니다.
 
 
 
 
제가 지금 제정신이 아니라 하고픈 얘기가 많아 이얘기 저얘기
섞이고 두서도 전혀 없습니다.
애커 이야기는 지극히 주관적인 경험입니다.
제가 이런 경험을 했다고 해서 다른분들도 100% 이런 것들을 신뢰하길 바라는 것은 아닙니다.
 
 
두분의 애커를 만났는데
두분 다 충분히 동물을 사랑하시는 분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하늘이를 찾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셨던 분은...
이 다급한 상황을 하늘이와 사진을 통한 대화만으로 눈치채고
본인 또한 처음으로 이런 경험을 했다며 같이 울어주셨다고 합니다.
 
 
어떤 분인지 밝히진 못하겠어요.
제가 블로그에 감사함과 또 이런 믿지못할 경험들을 후기로
좀 써도 될까요 했더니..
 
절대 그러길 원치 않으신답니다.
자신이 늘 이런 실종동물과 교감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이나 자신도 없고..
이번은 정말 특이하게 자꾸 이상한 느낌이 들고 하늘이랑 대화를 멈출수가 없어서
여기까지 온것이지..
매번 이렇지는 못할것인데 다른분들 모두에게 허망할수도 있는 기대를 심어주고 싶지 않다고 하시더라구요.
 
 
 
이것은 개인적인 생각인데요..
사실 제 아이가 없어진 것은 아주 슬프지만
다른분들의 아이가 없어진것은 안됐다는 생각이 들고 꼭 찾으면 좋겠지만
자기 아이가 없어진 것 마냥 100프로 공감은 안될텐데..
 
이분은 모든 동물이 자신의 아이인 것 마냥
공감하고....
동물교감이 문제가 아니라 주인의 마음으로 제 마음부터 공감해주시는
분이였던 것 같아요..
 
 
정말 초능력 적인 것이 아니라
그냥 본적도 없는 강아지를 진심으로
마음아프게 찾길 바라는 그런 마음들이 동물과 소통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저는 정말 못된 주인이었습니다.
하늘이가 풀냄새를 맡고 싶어하는지..
바람을 좋아하는지..
전혀 몰랐어요.
 
바쁘다는 핑계로..
하늘이를 사랑한다고만 하고 신경쓰지 않았던 것 같아요.
 
 
 
 
 
병원에서는 애가 식욕이 없고 먹지 못한다면
다시 병원으로 오라고 하셨어요.
고맙게도 우리 하늘이는 오자마자 캔하나와 물한컵, 육포를 천천히 꼭꼭 씹어 남기지 않고 전부 먹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제 무릎에서 코를 골고 있어요..
 
 
이 작은 아이한테
엄청난 고생을 하게 했는데
그래도 좋다고 제무릎에서 코를 골고 있습니다.
 
 
 
동물은 천사에요..
정말 신이 땅에다가 사람들을 위해 천사를 보냈다면
그것은 동물들이라고 생각해요.
 
 
 
 
 
오유분들 너무 감사합니다.
저는 여기 가입한지도 얼마되지 않았고
글을 쓴적도 거의 없습니다.
휴대폰에 자동로그인을 해놓고 매일 흥미로운 여러가지 글들을 보며 즐거워만 했었고
처음 하늘이 실종글을 남길때도 많은 분들이 이렇게 응원해줄 거라고 생각도 못했어요.
저에겐 그냥 제 즐거움을 채워주는 인터넷 서핑 중 하나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실수록 하늘이를 꼭 찾아야겠다는 마음밖에 들지 않았어요.
사랑을 아주 많이 받는 강아지는 병에 걸리거나 아파도 쉽게 죽지를 못한다는 소릴 들은적이 있는데
얼굴도 모르시는 분들이 내 마음에 공감을 해주시고 하늘이를 위해 한마디한마디 해주실 때
정말 길거리에서 엉엉 울정도로 너무 감사했습니다.
 
 
사람에게 공감받고 공감해주는 일은 정말 대단한 힘이 되는 일 같아요.
어린 사춘기 때 공감을 잘 하지 못하는 부분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던 저에게
하늘이는 한번 더 저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는 아이네요...
 
 
 
 
이번에 겪으면서 알게된 것은
생각보다 애완동물을 잃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이었어요.
저는 이렇게 많을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습니다.
버려진 동물도 많이 사진이 올라오지만...
동물을 잃고 하염없이 울고만 있는 주인들의 글이 너무 많았습니다.
 
아빠가 하늘이를 보자마자
"이 못된녀석아... 왜 나가서 그렇게 고생을 하고왔어...
 못된 하늘아.."
하시더라구요.
 
 
그때 애완동물을 기르는 많은 사람들이 하는 그런 얘기 있죠 ?
 
 
 
동물은 말도 할줄 모르고
사람에게 의지하기 때문에
우리가 더 살펴야 한다고..
 
아픈곳이 있어도 불편한 것이 있어도
나가고 싶어도 배가 고파도
동물들은 표현할 길이 없기 때문에
주인이 해주는 대로 따르기 때문에
더 세심하게 살피고 돌봐줘야 한다고..
 
 
하늘이가 못된게 아니라..
우리가 못된거지..
얘가 밖에 나가면 주인을 다시 못만날거다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겠냐고..
단지 바람냄새가..풀냄새가 맡고 싶은 어린아이라고..
우리가 너무 못됬다고..
 
 
 
아버지가 울면서 저에게 엄마몰래 모아놓으신
비상금 30만원을 주십니다.
병원비 하라고...
 
 
 
넉넉한 집이 아닙니다.
강아지 미용비가 점점 올라 3만원에서 이제는 7,8만원이 될수록
개 미용이 사람미용보다 어떻게 비쌀 수 있냐...
라고 말씀하시는 부모님입니다.
 
그런 엄마아빠가
사례금 100만원을 걸더라도
꼭 찾기만 하면 좋겠다고..
 
집을 팔아서라도 하늘이 찾아서
같이 길거리에서 죽더라도
이대로는 못산다고 하시며 우셨습니다.
 
 
 
 
어린시절에 저는 하늘이 덕분에
많이 변화하여 새로운 인생으로 20대를 살았어요.
서른이 된 저는 하늘이 덕에 또다시 새인생을 사는 기분입니다.
 
 
회사 이외에 제 남은시간 모두
하늘이가 무지개 다리 건너기 전까지
이아이를 위해 쓸 생각입니다.
 
 
퇴근하자마자 집에와서 함께 산책을 하고
꽃향기를 맡게 해주고 집에와서 맛있는 밥을 먹일 꺼에요.
 
매일매일 그렇게 할겁니다.
 
 
 
강아지를 찾는다는 전단지를 보며
"ㅉㅉㅉㅉ..... 어째...주인이 얼마나 보고싶을까.."
하고 돌아서면 기억 안나던 저였는데
 
 
하늘이 전단지 옆에 붙어있던
동갑내기 말티즈 암컷 가족분들이 생각나네요.
현재 실종 17일 째 입니다.
가족분들은 포기하지 않으시겠다며 매일 밤마다 나오고 계세요.
탈장이 되어 항문이 튀어나와있는 말티즈입니다.
미용은 집에서 했구요.
 
이 아이도 하루빨리 꼭 주인의 품으로 돌아가기를 바라고 간절히 기도합니다.
 
 
 
 
 
 
오유에 전화번호 공개하면 위험할수도 있다는 걱정도 많이 해 주셨는데...
 
 
 
 
단한통의 장난 문자도 오지 않았네요.
그냥 아예 제보 자체가 없긴 했지만...;;
장난 전화 한두통은 올거라 생각했어요.
 
 
 
단한통의 문자가 왔는데
 
 
동물을 잃어버렸을 때 할수있는 모든방법과 각종 관련 사이트들을 정리해서
보내주신 문자 한통..
 
 
 
 
정말 좋은곳이라는 생각 들었습니다.
제게 정말 웹서핑하는 사이트 중 하나였는데..
이렇게 인터넷에 글 한마디 한마디가
정말 인생의 모든것을 잃었다 생각하고 죽어가는 저를 살려주었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을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남에게 꼭 힘이되는 말만 하며 살게요.
정말 너무 감사합니다.
 
 
 
긴글 읽어주시느라 너무 고생하셨어요.
사실 제가 뭔얘기를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내일은 연차를 냈어요.
하늘이랑 하루종일 있을겁니다.
사진은 10장 올려야 하지만..
그건 조금 더 건강해지면 올리겠습니다, 꼭.
 
 
 
 
진드기를 힘겹게 다 떼고
온몸에 약을 바르고 쭈글쭈글 해져서
약을 말리고 있는 못생긴...
집에오자마자 찍은 하늘이 사진 올려드릴께요.
 
이렇게 못생겼는데
제겐 세상에서 누구보다 아름다운 천사처럼 예쁩니다.
 
 
 
 
 
다들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이제 전단지 떼러 가야겠어요..
 
2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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