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결혼한 지 삼년차로, 큰 딸아이는 얼마 전에 돌을 지냈습니다. 둘째는 아내 뱃속에서 무럭무럭 크고 있죠.아내와는 오년동안 연애하고 결혼했는데, 상견례 전까지 부모님께 딱 한번 보여드렸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상견례 하기 전에 결혼식 장소를 두고 의견대립이 있었는데, 아버지께선 고향이 강원도이니 강원도에서 결혼해야 한다고 하셨고, 아내는 친정이 서울이라서 강원도에서 하긴 너무 멀다는 것이었습니다.결국 의견이 맞지 않은 채로 상견례를 하게 되었는데...
그 날 아침, 어머니께서 왠지 들뜨신 얼굴로 아버지께 뭐라 뭐라 말씀을 하셨고, 아버지께선 흔쾌히 경기도 근처(저의 직장 근처)에서 결혼하는 것으로 절충안을 찾자고 하셨습니다.
그리하여 상견례를 무사히 마칠 수 있게 되었고, 저는 그 날 아침의 일이 궁금해서 어머니께 여쭈어 보았습니다.
"어머니, 그 때 무슨 이야기하신 거죠?"
어머니 왈, 전 날 꿈속에서 돌아가신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께서 나오셨는데, 외할머니께서 묵은 이불이며 옷가지며 전부 태워버리고 계셨답니다.
그리고는 어머니께 "**네 집에 가서 이불 훔쳐와라~" 라고 말씀하셨는데, 어머니께서 이유를 묻자, 외할머니께선 "우리 외손자 며느리 줄라 그러지" 하며 웃으셨답니다.
그래서 어머니께선 제 아내를 좋게 생각하게 되셨고, 결국 상견례를 무사히 마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추신] 이불을 훔쳐오라는 꿈은 진짜 훔쳐오라는 의미가 아니라, 부부금슬이 좋아 잘 살게 된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투고] 카대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