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외설의 무정형함과 서로간의 구별에 대한 갑론을박의 무의미함에 대해 지난번에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예술이 가진 정의(①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창조하는 일에 목적을 두고 작품을 제작하는 모든 인간 활동과 그 산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에 있어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이 절대적으로 예술이라 정의됨직한 것이 있습니다.
인간의 삶 그 자체입니다.
아름다움이란 것이 정형화하여 특정 대상으로 한정지을 수 없듯, 인간이 추구하는 모든 것은 인간 개개인 스스로에 있어 아름다운 것을 지향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때의 아름다움이란, 옳고 그름의 가치를 나누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겐 돈이, 자식이, 명예가, 여유가, 권력이, 음식이, 집이, 아파트가, 외제차가, 성공이, 결혼이, 데이트가, 전쟁이, 범죄가, 인기가
스스로에 있어서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삶의 투쟁에 다름아닌 것입니다.
즉, 인간이 생을 살아가는 행위와 추구하는 모든 것은 예술입니다.
허나, 모두 같은 예술임에도, 사람에 따라 그 인생에 따라 다른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우리가 예술품을 바라보는 가치척도의 그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예술품을 대함에 있어 가치척도의 잣대를 들이미는 것에 대해 탐탁치 않아하는 이유는, 인간의 생 역시 가치척도의 잣대로 평가하는 것과 같은 거부감 때문이기도 합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이지 인간의 형태가 아닙니다.
예술품을 창조한 것은 행위자의 행위이지, 예술품 그 자체가 아닙니다.
예술품을 창조한 예술가는 이름만 남겨지고, 예술품만이 경매에서 천문학적 단위로 회자되는 것은, 인간 개개인의 삶이 그 개인은 지워지고, 단지 업적과 결과물만을 갖고 이야기하는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우린 너무 예술품이 가진 가치를 기준으로 사고하는 습관에 젖어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보듬어야 하는 이유는, 숭고해서도, 학식이 많아서도, 선해서도, 잘나가서도, 돈이많아서도 아닙니다.
서로 다른 예술을 추구하는 예술가적 동지애. 즉 인간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아이가 그린 그름을 보고 뿌듯함을 느끼기보다, 그 손을 꼭 잡고 눈을 마주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