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하는 또이에게..
또이야... 언젠가는 이런 시간이 올거라 생각은 했는데... 한 번도 마음으로 받아들인적이 없어서 아직 얼떨떨해.
하지만 진짜 이 시간이 왔구나.
네가 하늘나라로 가버렸어...
우리 또이 지금 뭐하고 있을까... 그 곳에서는 귀도 잘 들리고, 눈도 잘 보이고, 다리도 멀쩡해서 뛰어다닐 수 있고 그러니?
치매때문에 빙글빙글 제자리에서 돌지 않고, 밥도 혼자서 잘 먹고... 그러니?
내가 너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어떤 말을 해야할까... 사실 나는 아무 생각이 없어. 그냥 멍하다.
네가 편안하게 간 것 같아서 마음이 한 편으로는 편한데.. 너는 이제 여기에 없으니 말로 표현할 수 없을만큼 슬프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존재이자, 내 친구이자, 가족이자, 스승이자, 나를 가장 잘 이해해줬던 나의 또이야.
내가 살아온 인생의 2/3는 늘 너와 함께였었어.
초등학생때 만나서 서른이 넘은 지금까지 너와 함께한 내 인생은 축복 그 자체였는지 몰라.
십대와 이십대.. 그리고 삼십대를 너와 함께했네...
나 너를 사랑한다고 너에게 최선을 다할거라고 하면서 나름 열심히 노력하고 그랬는데, 아주 가끔씩 최선을 다하지 않은 적도 있었어.
힘 없는 와중에도 일어나겠다고 고개를 드는 너를 가끔은 귀찮다고 생각했어.
너무 말라서 몸이 바스라질것 같아서... 혹시 잠이 깨면 새벽 내내 안 잘것 같아서.. 그런 핑계로 귀찮다고 생각하기도 했어.
정말 미안해... 가장 후회되는게 그거야. 단 1초의 빈틈없이 최선을 다하고 싶었는데 가끔 내가 너에게 소홀했던적이 많았던 것 같아.
그리고 무심하게 굴었던것도 미안해.
너는 날 이미 예전에 용서했겠지... 그래도 미안해. 미안하다고 예전에 너를 꼭 안고 말했지만.. 마지막으로 미안하다고 말할게.
네가 가고나니 너에게 내가 좋은 주인이었을까 끝없이 반문하게 된다.
또이야. 언니가 너에게 좋은 주인이었니? 좋은 친구였어?
넌 언제나 나에게 최고였어. 그래서 참 고마워. 늘 너에게 받기만 했어.
매일매일을 행복하게 해줘서 정말 고마워.
마지막으로 본 너의 모습은.. 평화로워보였어. 마지막까지 나에게 편안함을 주고 가는구나.
화장하기 전에 더 많이 안아주고 더 얼굴을 맞댈걸...
더 많이 품에 안고 있지 못해 미안해.
너의 최근 사진은 너무 말라서... 안쓰러워서 (물론 예쁘지만) 예전에 찍은 예쁜사진으로 넣었어.
내가 욕심을 내자면... 널 꼭 한 번 다시 만나보고 싶어. 꼭 다시 만나고 싶어.
언제든, 어떤 형태로든... 꼭 다시 한 번만 볼 수 있다면... 그래서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 좋겠어.
그렇게 될거라고 믿고 하루하루를 살게.
나는 너를 다시 볼 수 있을거라고 틀림없이 믿고있어.
사랑해 또이야.
나의 전부였던, 그리고 지금도 나의 전부인... 내가 가장 사랑하는 존재.
좋은 곳 가라.
좋은 곳에 가서 푹 쉬면서 즐겁게 지내. 그리고 꼭 다시 만나자.
정말정말 정말..... 사랑해.
우리 또이... 거기서 잘지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