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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신탕과 뉴트리아, 그리고 기생수
게시물ID : phil_998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나무느을보
추천 : 5
조회수 : 53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10/16 00:11:28
안녕하세요
방금 시사게에 심각한 글을 쓰고 와서 아무렇지 않게 글을 쓰려니 조금 우습긴 하지만
어제 보았던 뉴트리아 관련 기사를 보며 많은분들과 얘기나누고 싶어 이렇게 몇자 또 적게되었습니다.

우선 어제 점심때쯤 뉴트리아와 관련된 기사를 처음으로 보았습니다.
우리 생태계를 파괴하는 괴물쥐 뉴트리아의 구제 대책으로 그들의 항문을 봉합하는것이 묘안으로 떠올랐다는 기사였는데요
뉴트리아의 항문을 봉합할시 극도의 스트레스로 인해 생존기간동안 그들의 서식지로 돌아가
새끼들을 죽여 자연히 개체수가 줄어드는데, 이 방법이 너무나 잔인하여 동물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음...일단 상황을 이렇게 만든 인간들의 책임은 논외로하고,과연 뉴트리아의 항문을 봉합하는것이 정식으로 인정되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듣자마자 거부감이 들정도로 잔인한 방법인데, 이를 제외한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는 면에서 참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어떤 생각이 옳다,그르다 판단하기 어려워 여러 리플들을 보는데 한분이 그러시더군요

"아니 동물단체는 그럼 바퀴잡는 세스코도 비난하지 그러냐"?
이 짧은 리플을 보며 정말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예전 중학생시절 책에서 보았던 '슬견설' 이 생각났는데요
과연 사람이 생명의 중함을 논할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들었습니다.
윤리시간에 배웠던 명칭은 잘생각 안나지만 윤리의 범위를 인간에서 세계전체로 확장시키는 뭐시기가 생각나더군요
아무튼 제 개인적으로 내린 결론은, 
'생명의 존엄이란 개념 자체를 인간이 자의적으로 만든것이고 그렇기에 인간은 차등적으로 생명의 경중을 스스로 결정짓는다'입니다
즉 인간은 자신에게 중요하지 않다거나, 자신에게 해가된다고 생각하는 존재에 대해선, 그 생명의 경중조차도
자의적으로 해석한다는 것이죠.

뉴트리아 항문봉합에 반대하는 동물단체의 의견에 대해 수많은 사람들이 비난했지만, 정작 자신이 키우는 애완동물이
사회에 해를 끼친다고 했을때, 과연 그것을 허용할까 하는것 이죠.
이와 결부되어 생각난것이 보신탕입니다.
예전에 진중권 교수가 나와서 보신탕먹는것에 반대하는 패널과 토론하는걸 본적있는데요
진 교수의 주장은 
"개의 생명이 타 생명에비해 더 존엄하다고 주장하는것은 잘못되었다, 육식을 금하자하는 것은 동의할수있으나
보신탕을 먹지말자는것은 일관성이 결여되어 동의할수 없다" 였고
반대측의 주장은 "개는 인간의 오랜 친구로써, 개를 먹는것은 미개하다" 였던거 같습니다.
애견인은 아니지만 개를 상당히 좋아하는 저로써는 심정적으로는 보신탕반대 입장에 동의하였지만, 논리적인 측면에서
진 교수의 말이 옳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어제 뉴트리아와 관련해서 생각을 해보니, 만약 사회적인 분위기와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언젠가는 보신탕을 세계 어디서도
먹을수 없을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아지와 애견인들에게는 좋을법한 이야기지만 어쩌만 이것은 아주 무서운 얘기라고도 생각되어지네요.
왜냐하면 그렇다는건 인간이 자의적으로 어떠한 생명보다 다른 생명이 중요하다는걸 인정하게 되는것이니까요

어제 보았던 리플중에 눈에 띄었던 것이 또 있었습니다.
" 얼마나 잔인해 질수 있느냐의 문제겠지요. 저는 적어도 저러한 잔인한 방법이 정식으로 채택되어 사회적은 공감을 얻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제가 하지 못했던 생각을 누군가 하고있다는 사실이 참 즐거웠습니다.
그분의 깊은 생각에 감탄을 했고, 또 감사했습니다.

끝으로 제가 정말 재미있게 보았던 만화 기생수에 대해 잠깐 말씀드릴게요
극의 후반부에 인간이면서 기생수의 존재를 환영했던 시장은 '지구를 좀먹는것은 다른 무엇도 아닌 인간이다'
라며 인간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하는데요, 
한번씩 저도 그런 생각을 합니다.
  '그 무엇보다 잔인하며 그 무엇보다 위험하고 그 무엇보다 악한것은 인간이아닌가 하고요'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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