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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어떤 아저씨와 세 번 마주쳤어요...너무 무서워요
게시물ID : panic_7940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서머타임
추천 : 22/10
조회수 : 5949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5/05/02 02:35:32
 
 
안녕하세요
매일 오유 비회원으로 눈팅만 하다가 오늘 있었던 일을 아무에게나 털어놓고 싶어서 회원가입을 했습니다..ㅠㅠ
고민게에 올려야 할지 공포게에 올려야 할지 고민하다가 저한텐 너무 공포스러운 일이었기 때문에 공포게에 올립니다..
좀 횡설수설 하더라도 모쪼록 읽어주세요...ㅠㅠㅠ
 
 
 
 
저는 기숙사생이고, 오늘 중간고사가 끝나서 오랜만에 친구들이랑 시내에서 놀다가 택시를 타고 5시무렵 집으로 갔습니다
저희 동네가 시골이어서 하루에 버스가 네 대 밖에 안 오는데, 한시간동안 시내에서 혼자 버스를 기다리기 싫어 택시를 탔고,
또 저희 집은 그 시골 동네에서도 유독 외딴 곳에 있기 때문에 택시비를 아끼려고 마을 회관에 내려 걸어가고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지나가던 오토바이를 탄 아저씨가 멈춰서시더니 저한테 "이 동네 살아요?" 하고 물어보는거예요..
나이는 삼십대 중반? 정도 되어 보였고 몸집과 얼굴이 컸고.. 파란색 잠바에 중국집 배달을 할 때 주로 타는 오토바이를 타고 있었습니다
 
 
 
사실 이 때는 별 생각이 없었어요
동네에서 교복을 입고 다니다보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가끔씩 말을 걸기도 했었으니까요
그래서 네ㅎㅎ 대답했고 그 아저씨는 제 대답을 듣자마자 오토바이를 타고 제 갈길을 가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그렇게 가다가 저희집으로 들어가는 사거리 골목이 나왔고, 그 사거리에 들어가기 전에 동네 아는 할머니분과 새로 태어난 새끼강아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 할머니분께 인사를 한 후 사거리로 들어가는데
 
 
 
그 아저씨가 담배를 피며 오토바이를 세운 채 길 한 켠에 서 있었습니다..아무 말 없이요
1.jpg
(발그림죄송합니다..)
 
 
 
이때부터 뭔가 이상하다 생각했습니다
저를 먼저 지나쳐 갔었고, 동네 할머니 분과 대화를 하느라 분명 시간이 어느정도 지났었는데 계속 저기에 서 있었다고..?
 
 
저는 신경쓰지 않는 척 제 갈길을 가며 저희집이 아니라 저희집에서 백미터정도 떨어진 저희 할머니 친구 분의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그 할머니의 집으로 들어가며 흘끗 쳐다보았을 때 그 아저씨는 아직도 거기 있었구요...
 
 
그리고 그 집 마당에 숨어서 어느정도 시간이 지났을 때 길을 돌아서 다시 저희집으로 걸어갔습니다
 
 
2.jpg
 
 
그런데 안심한 채 저희집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저희 집 앞에서 갈라지는 두 갈래 길 중 하나에서
그 아저씨가 오토바이를 탄 채 빠르게 제 쪽으로 오고있는 것입니다...
 
3.jpg
 
 
그 때야 뭐지..?하고 의아했던 마음이 싸하게 가라앉았습니다...
이 아저씨가 제가 없어졌는 걸 보고 제가 어디로 갔는지 확인하려고 왔다, 그렇게밖에 생각이 안 되었고
 
실제로 그 아저씨가 서서히 제 옆으로 멈추더니 저한테 말을 걸었습니다
 
 
 
"또 만나네요"
"깊숙한 곳에 사네요" 대충 이런 말이었습니다...
 
 
 
이 때 정말 무서워져서 표정을 굳힌 채 아 네..대답하고 지나갔습니다
느낌이 쎄해서 뒤를 돌아보니 그 아저씨가 또 오토바이를 제 쪽 방향으로 돌린 채 멈춰서 제가 걸어가는 걸 말 없이 지켜보고 있었어요...
급하게 다시 앞을 보며 걷는데 뉴스에서만 보던 끔찍한 상황들이 자꾸만 떠오르고...
 
또 다른 집으로 들어가서 속이기엔, 저희집 근방 백미터 부근에 이웃집은 하나도 없었고...
그래도 집안으로 들어가기가 주저되어서 집 앞에 멈춰서 그 아저씰 빤히 쳐다보았습니다
 
 
3.jpg
 
 
아저씨는 미동도 없이 절 쳐다봤습니다..
솔직히 제가 쳐다보면 찔려서라도 갈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너무 무서워서 바로 집으로 들어갔고 울면서 문을 잠궜습니다
 
어른들께 말씀드렸지만 어른들도 어떻게 할 방도가 없고..ㅠㅠ
 
 
 
저는 어릴 때 부모님이 이혼하셨고 후에 재혼하신 아빠와 새엄마와 이복동생은 현재 다른 집에서 따로 살고 계시고,
그래서 할머니와 오빠, 고모, 고모부, 사촌동생, 저 이렇게 다섯이서 살고 있었지만
오빠는 이틀전에 군대에 가서 현재 집에 없고, 고모부도 사정 때문에 다른 지방에 계셔서
 
결과적으로 저희 집은 할머니, 고모, 저, 사촌동생(4살) 넷이서만 살고 있습니다..
집에 남자가 한 명도 없고,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저희집 근방엔 이웃집이 없고, 또 유독 외딴 곳이어서 가로등도 하나 없습니다..
고모는 매일 11시까지 식당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결국 하루 종일 집에 있는 건 저와 어린 사촌동생, 연로하신 할머니 뿐입니다..
 
그 아저씨가 제가 집으로 들어가는 걸 보았으니 언제든지 다시 찾아올 수 있다고 생각하니 무섭고
또 그런 상황에서 저희를 보호해줄 든든한 어른이 없다는 것도 너무 무섭습니다..
 
저는 고3이어서 앞으로 5일간 학교에 보충을 하러 밖에 나갈 일이 생길거고,
오늘처럼 집에서 나서거나 돌아오는 길에 또 저 아저씨와 마주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또 너무 무섭고...ㅠㅠ
 
제가 기숙사에 갔을 때 사촌동생이랑 할머니밖에 없는 집에 저 아저씨가 찾아올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그건 더더욱 무섭습니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일단 원래 문이 안 잠기던 큰 방에 아빠가 자물쇠를 달고 집의 창문을 모두 꼼꼼히 닫아놓는 게 할 수 있는 전부인 것도 너무 무섭고...ㅠㅠ
 
 
누군가 모르는 사람이 쫓아왔다, 무서웠다 이런 이야기는 뉴스나 신문, 아니면 다른 분이 인터넷에 올린 글 같은 것으로만 접했었는데
실제로 제가 겪어보니 진짜 너무..무서워요ㅠㅠ.... 제가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 있는데 오늘 낮 이후로 계속 설사를 하고...
잠을 자려고 하면 그 오토바이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서 화들짝 놀라며 깨고.. 그냥 무섭단 말 밖에 나오지 않네요..
 
 
누군가 나쁜 짓을 하고 싶다 마음 먹으면 얼마든지 하기 좋을 만한 주변 환경에, 가족구성원에..
집 문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깨 부술 수 있는 유리로 된 미닫이 문이고..
 
 
 
그냥 만만해보이는 교복입은 여자애가 지나가니까 놀려주고 싶은 마음에 그랬다 하면 차라리 안심이 될 거 같아요...
 
 
 
여튼 이대로는 잠을 못 잘 것 같아서 누구에게라도 말하고 싶은 마음에 오유에 회원가입을 했고 이렇게 글을 썼네요..
(수능치고 가입하려고 했는데..ㅠㅠㅎ)
길고 횡설수설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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