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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븅신사바]공포소설 - 장례지도사
게시물ID : panic_7940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소세지섭
추천 : 15
조회수 : 2471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5/05/02 04: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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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장의사다.
 
 요즘은 우리를 뭐 장례지도사라고 부른다지만 그까짓 명칭따위야 상관없다. 아주 옛날엔 염쟁이, 그다음엔 장의사, 요즘은 장례지도사. 명칭은
계속 바뀌어 왔지만 내가 하는 일에는 변함이 없다. 시체를 닦고 옷을 입혀 관속에 넣어주는 일. 이게 내가 하는 일이다. 사람들은 우리를 마치
벌레 보는듯한 눈으로 보고 꺼려하지만 그것도 다 모르니까 하는 소리다. 우리가 하는 일은 인생의 마무리를 깔끔하게 해 주는 아주 고귀한일이다.
수입이 꽤 짭짤하기도 하고. 웬만한 사람들은 저승 노잣돈엔 돈을 아끼지 않는 법이니까. 모르기는 몰라도 대기업 다닌다고 허세 떨고 다니는
실속 없는놈들 보다 내가 더 나을거다.
 
 오늘은 간만에 일감이 들어왔다. 자연사한 노인. 내가 가장 익숙하고 좋아하는 몸뚱아리다. 가끔가다 교통사고나 어디 높은곳에서 떨어진 몸뚱아리가
들어오기라도 하는 날이면 내일은 몇 곱절이 되고 몹시 귀찮아진다. 마치 일곱살 어린애라도 된 마냥 퍼즐 맞추기를 해야하니까. 의사들만 살을 꿰메
는게  아니다. 빠르기는 아마도 우리가 더 빨리 꿰멜게다. 물론 그런 것들은 돈을 좀더 받긴 하지만 귀찮아서 피하고 싶어진다. 반면에 이런 것들은
아주 간단하다. 몸이 가벼워 이리저리 돌려가며 닦기도 더 편하고 체구가 작아 금방 일을 마무리 지을 수 있다.
 어두컴컴한 내 작업실에서 철제 작업대위에 시체를 꺼내 놓았다. 지하에 있는 작업일에 철제 작업대 위라 좀 차갑긴 하지만 그닥 상관없다. 차갑거나
말거나 이미 죽은 고깃덩이가 알게 뭐냐. 이 노인네는 병실에서 내려온지 얼마 안된 모양이다. 그 증거로 아직도 몸뚱아리에 온기가 남아 있다. 그런데
어째 장례를 좀 서두르는 눈치다. 유족들이 빨리좀 깔끔하게 부탁한다며 웃돈까지 얹어주는 게 무슨 사연이라도 있는 모양이지만 나랑은 상관없다. 나
야 여기에 옷이나 입혀 잘 싸매 관에 넣어주면 그만이니까.
 
 먼저 머리부터 빗긴다. 얼굴에 가장 신경을 써야한다. 다른곳이야 수의를 입혀놓으니 안 보이지만 얼굴은 잘 보이니까. 머리를 잘 빗기고 면도를 하고
알콜 솜으로 얼굴을 깨끗하게 닦아준다. 몸 앞 쪽과 다리를 깨끗하게 닦아주고 뒤집어서 이제 뒷 부분을 닦아줄 차례다.
 
 
"아....으...나 아직 안죽었어요. 나 살아있어"
 
 
30년간 이 일을 해왔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죽은 줄만 알았던 사람이 일어난다. 방금까지 내 손으로 단정하게 빗긴 머리를 하고 빨개벗은 몸뚱이
 로 내게 말을 걸어온다.
 
 
 
 
 
 
'퍽'
 
 
 
 
 
귀찮게. 손발톱을 깎일 차례인데 움직이면 안된다. 그리고 내리친 뒷 머리 부분은 꼬매야겠다. 이 건은 별도로 수수료를 좀더 받아야 된다. 꼬매는데
드는 비용은 아직 안받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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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내용은 완벽한 허구이며 장례지도사를 비난하고자 하는 의도는 눈꼽만큼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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