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으면 너의 빛이 아른거린다
나는 네 중력에 숨이 막혀왔다
그래도 네 곁의 위성이고 싶었다
널 향해 날아오는 별조각에 맞아
산산이 부서지더라도
너의 해변에 흔적을 남기는
파도이고 싶었다
너와 함께였던 밤이 떠오른다
별 하나 없어도
우릴 비추던 가로등 붉은빛이
보름달보다 아름다웠던
붉은 달, 그 밤
나는 지금 네 궤도 밖이다
이곳은 끝도 없는 어둠이다
자꾸만 수억광년 밖
저 밑으로 떨어지고 있다
당신의 중력이, 그리운 손길이,
다시 나를 붙잡기를, 다시 붙잡기를, 붙잡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