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경찰서는 피의자 이모씨(44)가 정씨의 자택에 침입한 25일부터 정씨를 신변보호하고 있다. 이씨는 이날 오후 3시 5분쯤 택배기사로 위장해 정씨의 자택에 침입하고 흉기로 정씨의 지인 A씨(27)를 찌른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정씨는 이날 밤 사건 관련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다. 신변보호 조치는 강도 등 강력범죄자로부터 2차 피해를 볼 우려가 있는 대상을 경찰이 직접 보호하는 제도다.

경찰은 요청자의 위험 정도에 따라 가해자 경고, 주변 순찰 강화, 그리고 스마트워치 지급을 통한 핫라인 연결 등 다양한 형태의 보호조치를 실시한다.

정씨의 경우 사안이 위급하다고 판단해 신변보호 조치 중 가장 강한 형태인 신변경호가 이뤄졌다. 여경을 포함 3명의 경찰관이 자택 앞에서 대기하고 외출 때에도 동행하는 피해자 밀착경호다.

강남서는 최초 요청일부터 5일간 정씨의 신변경호를 한다. 이후에는 자체 심의위원회를 열어 신변경호 기한 연장이나 다른 보호조치를 결정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국민 세금을 들여 정씨를 보호하는 게 적절하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찰이 보호하고 있는 정씨가 박근혜 정권 국정농단 사태의 당사자인 최순실씨(61·구속기소)의 딸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인물이라는 점에서다.

하지만 경찰은 정씨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인물이라 하더라도 신변보호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강남서 관계자는 "다른 사건에 혐의가 있고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 하더라도 당연히 필요하면 신변보호 조치를 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