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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자키의 눈] 뛸 곳 없는 韓-내려가는 日, 노장 보는 상반된 시선
게시물ID : soccer_9992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oA*
추천 : 3
조회수 : 50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03/30 09:53:44
http://sports.media.daum.net/sports/worldsoccer/newsview?newsId=20140329093304925

한국과 일본 프로축구의 차이점을 말하고 있다. 양국 리그를 보며 느낀 다른 점 가운데 첫 번째가 바로 '임대 문화'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J1리그(1부리그) 18개 구단 가운데 약 20명이 임대 제도를 활용해 타 구단에서 뛴다. 전 일본 국가대표 공격수 다카하라 나오히로(35)도 J2리그(2부) 도쿄 베르디 1969를 떠나 '6개월 임대'로 J3리그(3부) SC 사가미하라로 갔다. 반면 K리그는 임대 제도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올 시즌에도 몇 번의 임대 거래가 있었으나 최근에서야 숫자가 늘어났다. 아직까진 한국보다 일본에서 임대 제도가 더 정착됐다는 생각이다.





일본 축구 국가대표 공격수 출신 다카하라 나오히로(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지난 25일 일본 J3리그 사가미하라 입단식에서 유니폼을 들고 있다. / 사가미하라 홈페이지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한국에서 말하는 '임대'란 말은 일본에선 '렌탈(Rental) 이적'으로 불린다. 사실 '이적'이란 말 그대로 팀을 옮길 때 쓰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일본에선 '임대'가 곧 '이적의 한 형태'이다. 쓰는 말이 다른 것도 양국이 임대 제도를 바라보는 눈이 다르다는 걸 보여준다. J1 명문 구단에 '렌탈 이적'은 곧 방출을 뜻한다. 원소속팀은 '임대가는 팀으로 완전히 이적해 그 팀에 원하는 선수가 되어라'는 의미로 선수를 임대 보낸다. 한 일본 내 에이전트가 말한 바로는 수많은 브라질 선수가 J리그 구단을 노크하는데 '렌탈 이적 = 임대'와 '완전 이적 = 이적' 차이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한다. 선수로선 어찌 됐든 팀을 옮기는 일이고 이적료든 임대료든 돈을 지급하는 데 있어서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 때문인지 일본 내에서 임대 제도가 활성화한 것 같다.

반면 한국에선 임대와 이적이 완전히 다른 개념으로 쓰인다. 글쓴이가 예전 한국에 대해 배울 때 한국 사회는 '우리'와 '남'이라는 개념이 있고 '같은 울타리 안에 있는지 없는지'가 중요하다는 말을 들었다. 이런 부분을 볼 때 문화상 '임대'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하면 지나친 과장일까?





김은중이 올 시즌을 앞두고 11년 만에 친정인 K리그 챌린지 대전 시티즌으로 복귀했다. / 스포츠서울 DB

두 번째로 다른 것은 베테랑 유명 선수 활용법이다. 잘만 활용하면 지난해 프로축구 2부리그인 K리그 챌린지를 출범한 한국에 앞으로 리그 흥행 키워드가 될 수 있다.

이번 다카하라 이적처럼 '3부에도 유명 선수가 뛴다'는 것이 생소하게 비칠 수도 있으나 이미 J2에선 예전부터 시도한 사례다. 올 시즌만 해도 J2에서 뛰는 일본 국가대표 경력자가 20명이나 된다. 대표적으로 2002 한일월드컵 국가대표로 본선 조별리그 벨기에전에서 골을 터뜨린 '스타' 스즈키 다카유키(38·미토 홀리호크)가 J2에서 올해 세 번째 시즌을 맞는다. 현재 호주 A리그에서 뛰고 있는 국가대표 미드필더 출신 오노 신지(35·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 FC)도 올여름 J2 콘사도레 삿포로 이적을 확정했다. 예전 국가대표로 친숙한 노장들이 상위 리그에서 하위 리그로 자리를 옮겨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스타 마케팅'은 분명 장·단점이 있다. 지난 시즌 3부 강등 위기에 놓였던 J2 FC 기후는 올해 새 스폰서를 구해 국가대표 출신 '스타 플레이어' 가와구치 요시카츠(39)와 산토스 알레산드로(37)를 데려왔다. 그러나 일본 내에선 이번 영입을 '위험한 사례'로 받아들이고 있다. 존폐 위기까지 경험한 구단이 갑자기 스타 마케팅을 시작한 것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이다. 이름값 있는 선수를 모셔오기보다는 구단 훈련장 정비나 유소년 선수 투자에 힘을 기울였어야 했다는 의견이 많다. 글쓴이의 고향팀 J2의 기라반츠 기타큐슈도 지난해 하위권에 머물렀으나 이런 스타 영입을 하지 않을 방침이다. 한 명의 선수에게 집중될 수 있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다.

J리그 구단의 사정이 모두 다르지만 적어도 노장 선수가 자국 내 '갈 곳'이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올 시즌 앞두고 K리그 클래식 구단의 '몸통 줄이기'로 재계약은 물론 새 팀 찾기에 어려움을 겪은 한국 베테랑과 비교하면 말이다. 최근엔 수원에서 10년을 뛴 중앙 수비수 곽희주(33)가 J1 FC 도쿄 입단테스트를 받고 있다. 지난해까지 K리그 클래식 무대를 누빈 박성호(32·요코하마 FC)와 정성훈(35·콘사도레 삿포로)도 계약 만료와 함께 J2로 진출했다. 2부리그 구단의 적극적인 마케팅이 있었거나 임대 제도가 활성화됐다면 이들도 한국 무대에 계속 남아 뛸 수 있었을지 모른다.

올 시즌 앞두고 김은중(35·대전 시티즌)의 친정 팀 컴백 소식은 일본에서도 관심을 끌었다. 앞으로 K리그도 이런 사례가 더 많아지길 바란다. 베테랑이 은퇴하지 않고 오랫동안 프로로 남는 건 참 좋은 그림이다.





1974년생 기타큐슈 출신 축구 전문 프리랜서 기자. 오사카외국어대학교 한국어학과 졸업.주간 사커매거진 한국 소식 코너 담당(11년). 스포츠지 '넘버'에서 칼럼 연재(7년) 최근에는 축구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 정치, 북한 사정 등의 글을 쓰기도 한다. 박지성 "나를 버리다", "홍명보의 미라클" 등을 번역, 일본에 출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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