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들은 결코 불쌍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우리는 그들의 아픔을 공감할 순 있지만 그들을 대신해서 슬퍼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그들이 불쌍한 사람들이 아니라 억울한 사람들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들은 대한민국에 배신당한 사람들입니다. 대한민국 헌법은 분명 근대적인 기본권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자유 생명 평등 안전 집회 결사의 권리를 국민 누구나 보장 받을 수 있다고 말입니다.
기본권이 보장되리라는 기대는 민주화된 사회에서 사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당연한 권리입니다. 그런데 이 기대가 세월호 유가족들과 희생자들에게는 지켜지지 않았습니다.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억울할 수 밖에 없고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투쟁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그 투쟁을 도와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우리가 그들을 불쌍하게 여기기 때문이 아닙니다. 우리는 그들이 우리와 동등한 권리를 갖고 있는 시민이라는 사실을 알고 그들의 권리가 침해되었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보편적 권리가 침해된 사실로 받아드리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세월호 사태에 목소리를 내는 것은 유가족들을 위하는 것이기 이전에 우리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책임을 다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권리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될 것이고 민주주의 사회의 시민이 아니라 절대권력에 복종하는 것에 불과한 신민에 지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노예와 자유민을 구분하는 기준을 그들이 자유른 위해서 투쟁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두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