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도로 다람쥐를 팬다
휙 퍽 휙 퍽 찰진 박자
목도보다 말랑한, 다람쥐의 뚝배기가 바스러진다.
뚝배기는 머리입니다.
앙증맞기도 한 다람쥐 팰 땐 내심 슬펐으나,
죽은 다람쥐는 안 귀여워서 이내 슬프지 않다.
그 볼때기에 가득한 도토리 앗고자 뚝배기 깨야만 했다
스스로 내놓았으면 머리도 온전했을 텐데
다람쥐는 어쩌다 도토리를 품에 안아 하필
귀여운 걸 애착하는 나더러 뚝배기를 깨게 한가
도토리 200개 어치 다람쥐를 안 귀엽게 만들고서야
목도가 빨갛게 부러졌다
내구도가 0이 되면 빨개집니다.
그래, 왜 빨갛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