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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진지글] 낚시글 및 염장 댓글이 왜 비매너인가.
게시물ID : actozma_1052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河伯之後◀
추천 : 11
조회수 : 239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3/07/03 19:36:15
안녕하세요.
 
밀아게에서 진지먹기로 둘쨰가라면 서러운 ▶河伯之後◀입니다.
그 동안 친목질 및 게시판 이용 매너 관련한 진지글을 종종 썼었고,
많은 분들께서 공감해주신 덕에 그 중 몇개는 베스트에까지 가기도 하였습니다.
그 이후 밀아게 분위기가 워낙 좋고, 많은 개념 유저분들께서 자정작업을 활발히 해 주셨기에 전 그냥 뻘글이나 썼구요.
 
헌데, 많은 분들께서도 공감하시겠지만, 요새 밀아게에는 새로운 문제점이 생겨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속칭 '넌씨눈, 답정너'라고 불리는 사람들이지요.
알고도 그러는지, 몰라서 그러는지는 몰라도 이 부류의 사람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호소하시는 유저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하여, 간만에 진지를 먹고 낚시글 및 염장 댓글에 대해 써 보고자 합니다.
스압이 싫으신 분들을 위해 결론을 미리 말씀드리자면,
"낚시글 및 염장 댓글은 비매너, 그것도 상당한 비매너이다."라는 것입니다.
 
낚시글이나 염장 댓글은 자유이지만 다른 분들을 배려하시는 차원해서 자제해 주십사고 부탁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낚시글 및 염장 댓글은 상당한 비매너이며 그러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라는 것입니다.
 
 
 
좀 원론적인 부분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할게요.
 
 
사람에게는 자유와 권리가 있습니다.
사실상, 원론적으로는, 가능하기만 하다면 인간의 자유와 권리는 언제나 보장되는 방향이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그럴 수가 없는 것이,
인간의 자유와 권리는 다른 인간의 자유와 권리와 충돌하는 경우들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사회철학이나 윤리철학, 법철학 등 관련 분야에서 이런 경우에 통용되는 대원칙이 하나가 있습니다.
 
"소극적 권리가 적극적 권리에 우선한다"는 것입니다.
 
좀 자세히 따지자면 복잡합니다만, 간다하게 이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어떤 행위를 할 권리, 어떤 이득을 취할 권리 등은 적극적 권리입니다.
반대로 어떤 행위의 대상이 되지 않을 권리, 어떤 피해를 입지 않을 권리 등은 소극적 권리입니다.
그리고 적극적 권리와 소극적 권리가 충돌하는 경우에는,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소극적 권리가 적극적 권리에 우선한다는 것이 대원칙입니다.
 
아주 간단한 이야기입니다. 이 원리의 예를 들어 볼까요?
죽이고 싶은 사람을 "죽일 권리"는 적극적 권리입니다. 살 권리, 즉 "죽지 않을 권리"는 소극적 권리이죠.
따라서 죽지 않을 권리가 죽일 권리에 우선합니다. 이 때문에 살인이 불법이고 윤리적으로 악인 것입니다.
 
 
 
이를 게시판에 적용해 볼까요?
 
쓰고 싶은 글, 쓰고 싶은 댓글을 쓸 권리적극적 권리입니다.
보고 싶지 않은 글, 보고 싶지 않은 댓글을 보지 않을 권리소극적 권리입니다.
 
따라서,
적극적 권리인 "쓰고 싶은 글/댓글을 쓸 권리"가 정당화되려면 소극적 권리인 "보고 싶지 않은 글/댓글을 보지 않을 권리"를 보장해줘야만 합니다.
이것은 권장 사항이 아니라 의무입니다. (다만 법적 의무는 아니고 윤리적 의무이기에 강제할 방법은 없지요.)
 
 
벌써부터 좀 가닥이 잡히시지요?
 
 
일반적인 글들이 다른 유저들의 소극적 권리와 충돌하지 않는 이유는 "제목"의 존재 때문입니다.
"제목"을 통해 글의 내용에 대한 암시를 줌으로써 "해당 내용을 보고 싶지 않은" 유저들에게 선택의 권리를 주는 것이지요.
즉, 유저들은 "제목을 보고 내가 보고 싶지 않은 내용이다 싶으면 그 글을 클릭하지 않음으로써"
"보고 싶지 않은 글을 보지 않을 권리"를 보장받는 것입니다.
 
그런데 "제목"에서 글의 내용을 속인다면???
혹은 글의 내용과 전혀 무관하여 글의 내용을 전혀 예측할 수 없도록 글을 쓴다면??
 
그것은 그 자체로 다른 유저들의 선택의 권리를 강제로 뺴앗는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자신의 적극적 권리를 행사하겠답시고 타인의 소극적 권리를 침해하는 셈이죠.
 
 
 
댓글도 마찬가지입니다.
 
댓글은 일단 달리면 그 글을 보는 사람들은 무조건 보게 됩니다.
애초에 선택의 여지가 없어요.
그렇기에 댓글을 쓰는 사람들은 보통 그 글의 분위기나 맥락에 맞추어 댓글을 쓰고, 그렇기에 소극적 권리의 침해가 잘 일어나지 않죠.
하지만 염장 댓글은 그걸 무시하는 겁니다.
글쓴이의 의도와 상관 없이 그 글을 낚시글로 변신시켜버리는 셈이죠.
 
 
낚시글이나 염장 댓글이 왜 비매너냐구요?
자신의 적극적 권리 행사를 위해 타인의 소극적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정리할게요.
 
당신은 당신이 쓰고 싶은 글/댓글을 쓸 권리가 있습니다.
아무도 그것을 침해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당신은 타인이 보고 싶지 않은 글을 보지 않을 권리를 침해할 수 없습니다.
당신의 쓰고 싶은 글을 쓸 권리가 정당한 것은, 그것이 타인의 보고 싶지 않은 글을 보지 않을 권리를 보장할 때 뿐입니다.
 
당신은 타인에게 그 사람이 보고 싶어하지 않는 무언가를 강제로 보여줄 권리를 가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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