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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게시물ID : animal_1291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yakmo1
추천 : 12
조회수 : 185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2/01/30 17:45:58
얼마전 저희 10년지기 강아지인 앵두를 보냈습니다.
아래는 먼저 글이구요. 많은 분들이 격려해주셔서 힘이 됐습니다.

http://todayhumor.co.kr/board/view.php?kind=&ask_time=&search_table_name=&table=animal&no=12433&page=7&keyfield=&keyword=&mn=&nk=&ouscrap_keyword=&ouscrap_no=&s_no=12433&member_kind=

쓰면서도 내가 여기다 왜 쓰고 있는 걸까? 싶었는 데... 지금 생각해 보면 저희 가족을 보냈지만 강아지란 이유로 누구에게도 위로를 받을 수 없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ㅋ 지금은 또 왜 쓰나 싶다가도 누구도 기다리지 않지만 왠지 앵두 보낸 이야기를 마저 누군가에게 하고 싶은가 봅니다.

지난 20일날 앵두를 보내고, 21일날 오전에 부모님과 광주의 화장터로 갔습니다. 모처럼 부모님과 멀리 나가면서 앵두에 대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앵두가 없는 게 사실이 아닌 것 같다가 문득 조수석에 박스에 담겨있는 앵두를 보니 앵두의 죽음이 아프게 사실로 다가왔습니다. 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길, 앵두 죽기 전날에 제가 부모님 집에 와서 제 머리를 앵두 곁에 두고 옆에서 쓰다듬다 잠들었는 데, 제 잠버릇이 험해서;; 제가 팔로 앵두 몸통위에 놓고 자더랍니다. 근데 보통 강아지들이 답답해서 피하기 마련인데 한참을 절 바라보고 나서야 다른 곳에 가서 자더랍니다. 절 보고 가서 여한은 없을 거라고 하시더군요... 앵두 떠나던 아침에 차마 아픈 앵두를 두고 출근을 못하겠어서 울면서 사무실에 좀 늦겠다고 연락하고, 뒤늦게 출근을 하면서도 앵두에게 곧 돌아올테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신신 당부를 했는 데.. 더는 기다리지 못하고 떠났습니다. 거기까지도 죽을힘을 다해서 절 기다려줬던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가장 가슴 아픈 것은 역시..다신 못본다는 것과 병세가 너무 악화돼서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다는 것.. 그리고 말도 못하고 낑낑대지도 않고 혼자 얼마나 아팠을까.. 그걸 혼자 어떻게 참았을까... 하는 점들 이었습니다...
화장터에서 잠시나마 앵두를 다시 만나서 안아보고 쓰다듬어 줄 수 있었습니다. 머리만 내놓고 몸통과 다리는 수건 같은 것으로 싸주었습니다. 배가 무척 물컹물컹 했습니다. 다시 또 눈물이 나더군요. 그렇게나 좋아하던 빽빽이를 꺼내주며 부모님과 다시 한 번 울었습니다. 다행인지(?) 먼저 화장하는 강아지들이 있어서 약 30분 기다리라고 하더군요. 못해준 이야기들 실컷 다시 했습니다. 다시 우리 앵두 얼굴을 머리에 새기고 쓰다듬고 만져주면서 냄새까지 모두 기억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화장터 안으로 들어가는 앵두를 보면서 좋은 곳에서 다시 태어나라고 계속 기도해주었습니다...
오히려 화장이 진행되자 잠시 눈물 흘리고는 침착해졌습니다. 그리고 한줌 가루로 돌아온 앵두를 보니 아찔할 만큼 허무했습니다. 어떻게 이 상자안에 그렇게 명랑하고 착하고 이쁜 우리 앵두를 담을 수 있는 걸까.....싶더군요. 모든게 두려워질 정도로 힘든 경험이었습니다. 
부모님과 떨어져 살면서, 자주 보지 못하게 되어서 일주일에 1분도 생각하지 않던 앵두 생각을 약 열흘가량 매일 하면서.. 많은 후회와 고마움에 눈물을 흘리며 지냈습니다. 곧 조금씩 잦아들고는 익숙해지겠지요...
내가 모를 때 다른 사람도 나와 같이 가족을 떠나 보내며 이렇게 힘들었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나만 슬픈게 아니라고 저를 납득시키려고 했습니다.그리고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고도 싶었고, 별 도움되지 않겠지만 누군가에게 조금은 이별을 준비를 하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앵두 아가 때부터 얼마전에 헤어지기 전에... 제가 출근 직전에 마지막일 것 같아  어머니께 찍어 달라고 했던 사진까지 올려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앵두 명복 빌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앵두야!!! 잊지 않을게.. 다시 만날 거라 믿을게.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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