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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백상아리 바다 속에서 바로 옆에서 만남.. ...
게시물ID : animal_14173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씁쓸하구만
추천 : 7
조회수 : 791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5/09/26 21:06:19
일하는 곳이 몰디브에서 가까워서
가족여행 차 몰디브 리조트에 왔어요.
반도스라고 하는 중저가 리조트에서 휴양 중인데요.
 
스노클링이 넘 재밌어서 애들 재우고
혼자 덜렁 나와서 좀 멀리까지 헤엄쳤어요.
잠수하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하니깐 
물이 엄청 맑아지더니
살아있는 형형색색 산호밭이 펼쳐지면서
물고기와 산호 다양성이 확 올라가더라구요.
너무 황홀해서 멍하게 감상하고 있는데...

등골이 서늘해서 뒤를 돌아보니..
2M 정도되는 상어가 제 옆을 획...
지나가는 겁니다.

그리고 그냥 가는게 아니라
주변을 빙글빙글 돌더라구요...
이게 티비로 볼 때와는 그 위용이나 공포가
말로 표현이 안되요...
이빨하며 지느러미하며  

 진짜 정신놓은 사람처럼 
개 헤엄을 쳐서 도망치는데
구명조끼에 허접한 스노클링 장비때문에
앞으로 나가지를 않는 겁니다.

다리를 물릴 것 같은 기분에 발가락이 막 저려오고
미친 수영으로 허벅지 쥐가 나서 
갑자기 절망이 몰려오는 겁니다.

내가 왜 와이프 말 안듣고 
그 전날 밤에 바다들어가서 발바닥을 다쳤을까!
왜 치료 제대로 안받고 또 들어가 피냄새를 풍겼을까!
진짜 온갖 희노애락과 후회와 짧은 인생이 필름처럼 
지나갔습니다.  

그래도 살겠다고 밑에 있는 산호들을 잡아 
당겨 추진력을 얻으며 대충 해변같아 보이는
곳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벌어진 발바닥 상처에 피범벅된 다리에
격렬한 수영으로 산발된  머리에
아직 가시지 않은 공포에 정신 나간 얼굴을
한 채로 해변에서 기어 올라와
숙소에 돌아왔습니다.

지금은 아무렇지 않은 듯 와이프랑 애들 
데리고 탁아소에서 놀게 해놓고
혼자 옆 쇼파에 쓰러져 글쓰고 있는데요...
이게 불과 삼십분 전 일이라 아직도 
손이 덜덜 떨려요..

아직 와이프한테 말 안했는데..
얘기하면 등짝 스메싱 맞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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