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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서 풀어보는 미국에서 나와 놀아줬던 메인쿤 고양이 썰
게시물ID : animal_1513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음사과
추천 : 21
조회수 : 2632회
댓글수 : 41개
등록시간 : 2016/01/27 10:50:44
저는 11살 때 미국에서 2년간 살았었습니다. 그때 테네시에 네쉬빌에서 살았었는데... 




이 아파트에서 살았었어요. 


그런데 여기는 야생 숨소리가 들리는 그러한 아파트단지 였습니다. 







위에 호수에서는 오리, 백조들하고 다양한 물고기가 있어서 낚시도 가능했었고...

저런 산책코스로 들어가게 되면 토끼도 뛰어나니고 뱀도 스르륵 지나가고 심지어 학교 갈려고 스쿨버스 타는데로 걷다보면 사슴이 호수에서 물마시는 모습도 볼수 있었습니다. 

그때 학교 다니면서 인종차별 때문에 정말 괴로웠었죠. 

백인애들에게 맨날 맞고 들어오기 일수였는데 아버지 어머니 두분다 너무 바쁘시고 영어도 안됬기 때문에 도움을 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참 학교생활이 어두웠었죠. 미국 동남부 지역의 인종차별은 상당히 쎈 편입니다. 

그 때 저랑 많이 놀아줬던 메인쿤이 참 위로가 많이 되어줬습니다. 

사실 메인쿤인건 정확하겐 잘 모르겠는데요; 어쨋든간 그쪽 계열이라고 생각이 드는게 특유의 풍성한 목털이 있었고  

이녀석이 뒷발짚고서 일어나면 앞발을 제 어께위에 올려놓고 제 얼굴에 부비부비를 할 수 있었습니다. 11살 아이랑 덩치가 똑같았어요.









그 때 사진은 없지만 요 녀석이랑 거의 똑같이 생겼었습니다. 

그리고 메인쿤이 얼마나 큰지 잘 감이 안잡히시는 분들을 위해서 다 자란 메인쿤 사진을 하나 보여드려보자면... 








저만합니다. 솔직히 고양이라기보단 미니사자죠. 말이 목털이지 갈깁니다 갈기.    

저랑 놀아줬던 아이는 저 사진보단 조금더 작았는데 하튼간 11살 때 저랑 체격이 똑같았습니다. 그래서 더 친구처럼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네요. 

처음 이녀석을 만난 날에 저는 어머니가 소세지를 삶아서 간식으로 주셔서 학교 끝나고나서 먹으면서 밖에서 놀고 있었습니다. 

어린 마음에 (겁도 없지 사실 덩치로 봤을 때 저를 사냥할 수 있었음 큰 어려움 없이) 소세지를 조금 떼서 손에 쥐고 주었더니 여유로운 눈빛과 무파사 미소를 머금고 쳐다보다가 손을 앞발 하나로 턱 쥐로 입으로 끌고간다음 야금야금 먹더군요. 
상황묘사.png
[그림판으로 급조한 상황묘사 저퀄주의] 

이 첫 교감을 계기로 친해져서 여유 넘치는 이 녀석이 풀밭에 누워있으면 옆에서 누워서 껴앉고 가만히 햇볕에서 쉬다가 가끔씩 개미를 손가락으로 떼네고 그랬었죠. 

학교에서 맞고왔을 때 이녀석 털 품이 그렇게 따듯했습니다. 

친해지고 나서 깨닫게 된것은 이 녀석의 무파사 미소가 근거없는 허세가 아니었다는 것 이었습니다. 진짜로 hillmeade apartments 생태계 왕이었어요. 

옆집 할머니의 외출냥이로서 점심 때 쯤 집에서 나와 자기 구역을 순찰하고 사냥을 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입 주위 털에 가끔씩 혈흔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어째서 어렸을 적에 저는 그게 무섭지 않았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 녀석이 진짜로 헌터였음을 알게된 계기는 어느날 저녁에 밖에서 놀고 있는데 언덕 밑에서 이 녀석이 백조를 사냥하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네. 여러분이 상상하는 그 백조 맞습니다.

[이걸 사냥하고 있었음] 

 
슬금슬금 기어가서 한마리를 덮치더군요. 

cat animals deer hunting stalking
[상황묘사용 gif] [사슴은 사냥 안했음] 

백조중 한마리를 테이크다운해서 목을 턱하고 무는데 지켜보던 저도 그 야생성에 깜짝 놀랐었습니다. 

흩어진 백조무리 사이에서 그런데 덩치가 가장 큰 2마리 (아마 서열 1, 2 순위의 수컷들이었을 듯)가 뛰쳐나와서 막 달리면서 날개를 펼치고 부리로 공격을 하더군요. 

순간적으로 2:1 싸움은 불공정하다는 마음에 화가 났고 (근데 고양이가 먼저 공격했잖아... 어린이들의 정의감은 참 이해하기 힘듬) 저는 언덕밑으로 막 소리를 지르면서 지원해준다는 마음으로 뛰어내려갔고 저를 보고 고양이와 백조들이 놀라서 고양이는 물고 있던 백조를 놓치고 백조들은 푸드덕 날아갔었습니다. 

이 사건이 있은 후 무언가 저를 동료로 인정한 고양이는 특유의 고양이의 보은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네 고양이의 보은은 보통 사냥이 반쯤 완료된 동물들이죠. 여러 버라이어티 중 반으로 잘린 뱀이 가장 충격적이었습니다.

상당히 똑똑한 이 녀석은 제 집도 어딘지 이미 알고 있었으며 제가 언제 집으로 돌아오는지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 시간에 맞춰서 선물을 2주정도마다 한번씩 입에 물고서 대기를 타고 있었죠. (사실 생각해보면 대단한 애정인데... 무서워...)

어느날 비둘기를 물고왔었죠.  

학교에서 돌아왔는데 고양이가 비둘기를 물고 특유의 여유로운 미소를 품고서 저를 기다리고 있었고 비둘기의 목은 이상한 각도로 껶여있었습니다. 
상황묘사2.png
[상황묘사 급그림판 저퀄주의] [어떻게 들어가지...] 

비둘기의 기형적인 모습에 겁에 질린 저는 급하게 집으로 들어갔고 저에게 선물을 보여주고 싶던 고양이는 제가 갑자기 집으로 들어가면서 문을 닫을려고 하자 비둘기를 집안으로 던졌습니다. 

어머니: '아들 왔.... 끄아아아아아아아!!!!'
나: '엄마 고양이가 선물....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어머니: '비둘기야?! 비둘기야?! 비둘기야?!' 
나: '응! 응! 응!' 

고양이는 사냥감을 완전히 죽여서 선물로 주지 않습니다. 

네. 

비둘기는 hillmeade king으로 벗어난 순간 필사적으로 날아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푸드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덕!] 

어머니: '아아아아아아아아악!!!!'
나: '으아아아아아아악!!!!'
어머니: '아들, 엄마가 잡을 테니까 잠깐... 으아아아아아아!' 

천장에 미친듯이 헤딩을 하면서 브라운 모우션으로 움직이며 자유를 갈망하는 비둘기를 도저히 점프만으로 잡는 것은 불가능했고 어머니는 파리채를 찾아오셨습니다. 

그리고 어머니는 소파에서 점프를 하여 투핸드스타일로 파리채을 이용하여 비둘기를 찍어내려치셨습니다.  

상황묘사3.png
[어머니가 날아오르셨던 찰나]

대로 기절한 비둘기를 저는 지친 어머니를 대신하여 집어서 다시 고양이에게 가져다줬고 고양이는 완전히 KO된 비둘기를보면서 만족했다는 듯이 다시 비둘기를 물고서 유유히 사라졌었습니다. 

그 이후로도 한국으로 다시 돌아올 때까지 저는 그 고양이와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금도 덩치큰 고양이들을 보면 그 녀석이 생각나고 저는 고양이를 많이 좋아합니다. 물론 그녀석만큼 근육질에 여유가 넘치는 아이를 본적은 없지만요.

벌써 15년가까이 시간이 흘러서 아마도 그녀석은 고양이별로 돌아갔겠지만, 

동물과의 교감은 (물론 종이 다르다보니 이해를 못하는 부분도 당황스러울 때도 많지만) 특히 아이들의 성장에 도움이 많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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