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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수의사입니다.
게시물ID : animal_1542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줴뤼
추천 : 45
조회수 : 3257회
댓글수 : 80개
등록시간 : 2016/03/07 21:5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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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http://todayhumor.com/?bestofbest_234847
위 글과 관련하여 몇자 적어봅니다.

저는 수의사 입니다.
양심고백을 하자면, 동료 수의사중에 저 글에 나온 비양심적인 수의사들 분명히 있습니다.
인정합니다.

그렇지만 그 책임을 양심적으로 진료를 하고 수가를 책정하려는 모든 수의사들에게까지 전가시키는것은 옳지 않습니다.
부당한 행위가 밝혀진 동물 병원 및 해당 수의사를 향한 비난이라면 말릴 이유가 없습니다.
증거가 명확하다면요.

여러분의 시간은 소중하므로 길게 쓰지는 않겠습니다.
몇가지만 짚어보자면,

1. 우선 동물등록제 내장형 칩 시술의 경우 바늘이 엄청 굵습니다.
소독은 잘 되었는지, 추가적인 출혈은 없는지,
시술 부위가 다른 신체 부위에 비해 시술에 안전한 곳인지.(보통 왼쪽 어깨에 합니다.)
시술 후 지혈은 잘 되었는지.
이후 며칠동안 염증 반응이 없는지 등등에 대해 고려해야합니다.
네, 그리 어렵지는 않은 테크닉입니다만, 
수의사의 오랜 경험과 직관이 바탕이 되어야 좀 더 안전하게 시술이 되겠지요.

2. 사상충예방약도 원가가 결코 1/10이 아닙니다.
반려동물이 함께 내원한 경우 
청진을 비롯한 기본적인 신체검사부터
최근의 컨디션 체크까지 한 후 사상충 약을 적용합니다.
아무리 건강한 아이더라도, 정말로 현재 아무 문제 없는 아이인지 확인한 후에 줍니다.

3. 처방되는 약물의 수가는 원가로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간단한 약 처방에서도 용량 조절부터, 조합하는데 약물끼리 상호 작용은 어떤지,
같은 제산제라도 어떨 떄 이걸 쓰고 어떨 때 저걸 쓸지 달리 생각해야 합니다.
수의사의 지식과 노하우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모든 것이 물질적인 원가로만 계산되어야 한다면
이세상의 모든 서비스직들은 뭘로 먹고 살아야 합니까..

4. 동물병원 수가에 관하여.
우선 동물들은 사람과 직접적인 언어를 통한 의사소통이 불가능합니다.
가만히 있으라고 해도 가만히 있어주질 않지요.
그래서 보정해줄 간호사가 필요합니다. 때로는 두명 세명이 달라붙어야 할 때도 있어요.
노동력이 사람 진료에 비해 기본적으로 두배는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왠만한 헤어샵보다 강아지 미용이 더 비싼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최근에 의료 포괄수가제가 도마위에 오른 적이 있었죠.
동물병원도 마찬가지입니다. 
표준수가제가 도입되면 경쟁적으로 싼 원가의 의료도구들과 카피약밖에 쓸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수가가 하늘 높은줄 모르고 상승하고 있다는 말도 거짓입니다.
오히려 수도권 지역은 경쟁이 너무 심해서
가끔 박리다매형 동물병원들로 인해 골치가 아플 지경입니다.
동물병원만 따라다니면서 옆자리에 오픈하는 동물용품샵들마저 있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일부 비양심적인 수의사들 분명히 있습니다.
그분들을 향한 비난은 저도 공감하는 바입니다.
하지만 양심적인 수의사들도 많습니다.
우리 모두 일반화의 오류를 저지르지 맙시다.
저 또한 지금도 노력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양심적으로 살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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