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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피스 어린 길냥이 1일째-임보자 입양자 구합니다
게시물ID : animal_1824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rhdiddl13
추천 : 11
조회수 : 500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7/06/06 15:39:34
영화 노무현입니다 12시 넘어 끝나서, 그 시간에 자전거 타고 집에 가다가 눈코에 덕지덕지 딱정이가 붙은 아깽이 발견.
마르긴 했지만 콧물,  눈곱 외에는 건강해 보임. 일명 고양이 감기라는 허피스로 추정. 사람에겐 안 옮아도 고양이에겐 전염성 강한 병이라, 딸처람 사랑하는 고양이와 사는 입장에서 이 아깽이 데려가는 게 망설여짐. 그러나 못 봤다면 모를까,  공격적이거나 도망가면 모를까 애처럽게 따르는 아이를 두고 올 수가 없어 데려오. ㅜㅜ 
고양이 안 키우는 집에서 임보나 입양 원합니다.


자,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ㅜㅜ
목욕시키고 츄르 사촌쯤 되는 애 주고 눈곱이랑 콧물 닦아 줬어요. 제 고양이랑 격리시키느라 거실 겸 주방에서 혼자 자게 하고,  자다 깨다 반복하며 겨우 잠이 들었습니다. 

아침에 부랴부랴 동물병원 데려 갔습니다. 
몸무게 560g, 생후 두달쯤 된 여자애. 많이 마르긴 했지만 순하고 착하고 활발하고 사람 잘 따르는 아이입니다. 
허피스는 확실한데 심하진 않다, 그래도 갑자기 경과가 나빠질 수 있으니 잘 살펴라. 수의사가 귀 닦는데도 얌전합니다. 목욕시킬 때도 얌전했죠. 주사 맞을 때는 안스러웠어요. 마른 몸에 주사바늘 들어가는데 참 보기가 어렵더군요. 그래도 하악질하거나 깨물거나 하지 않고 잘 참더군요.

집에 돌아와서 본격 격리. 
집 위치상 도저히 주방에 아깽이를 계속 둘 수가 없어서,  고민 끝에 뒷베란다로. 가지고 있던 여분 화장실에 모래 깔아 주고요. 물티슈로 대강 베란다 바닦을 닦아줬습니다. 임시집을 놔두고물그릇,  사료,  츄르 사촌 접시도 두었어요. 
안약 두 종인데 각각 넣어주고요. 손바닥 안에 머리 가두고,  손가락으론 눈꺼풀 벌리고,  다른 손으로 안약을 똑똑! 근데 정작 안약 쥔 손에 힘을 제대로 못 줘 한참만에야 겨우 안약 떨굼. 애가 순해서 다행이지,  아니었다면 버둥거림 심해서 안약넣기 실패했을 듯해요.

안약 넣고 몇 시간 후에 다시 베란다에 나가 보니 삐약삐약 울며 반갑게 맞아주네요. 코에 콧물이 고여 있었지만 눈에는 눈곱이 덜 끼긴 했더라구요. 눈 주위에 마른 눈곱들은 물티슈로 살살 떼어줬습니다. 그대로 두면 안됨요.
응아도 쌌던데 화장실 밖에다 쌌길래 치우고, 궁뎅이에 묻은 응아도 닦아 줬어요. 
베란다가 동향이라 해뜰무렵이면 엄청 뜨겁습니다. 밤에는 좀 차가울텐데 패트병 데워서 두던가 핫팩 둬야겠어요.  

2개월이면 사료 먹을 땐데 입에 안대더군요. 코가 막히니 힙는 먹ㅇ거리는 부담스러운건지. 계속 츄르 사촌만.
약도 있는데 하필 가루약. 물에 타서 주사기로 스읍!! 목이 말랐는지 잘 받아 마시더라구요. 물은 반스푼이면 되는데 가늠을 잘못해서 40cc나 먹이고 말았습니다. ㅋ 막판에 엄청 도리질하는데 잡고서 어거지로 먹임.

밤새 아깽이를 둔 주방은 병원 가기 전,  아깽이 용품을 뒷베란다에 미리 옮기고, 락스 희석한 물로 걸레 빨아서 닦았어요. 
아깽이 만질 때마다 손도 엄청 씻고요. 부디 제 고양이에게 전염 안 되길. ㅜㅜ
 인천 부평이나 부천 쪽에서 고양이 돌보거나 입양해 주실 분 찾습니다. ㅜㅜ 
 저는 야근크리로 집을  14시간씩 비울 때도 있어서,  안약을 자주 못 넣고 콧물도 못 닦아줘요. 아기가 빨리 나으려면 도움을 받아야 할 것 같아요.
갑자기 물티슈가 사고 싶던 어제의 나에게 박수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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