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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피스 길냠이 입양처 찾아요 - 2일째, 상태 호전
게시물ID : animal_1825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rhdiddl13
추천 : 10
조회수 : 638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7/06/07 22:57:11
사진은 댓글로~ 댓글로~

* 지난 이야기
월요일 밤, 노무현입니다 영화 보고 돌아오는 길에 아깽이 우는 소리. 가보니 얼굴에 눈곱이며 콧물이 딱정이져 있는 상태. 아뿔싸! 
고양이 감기인 허피스인데, 사람은 안 옮아도 고양이 전염성이 높은 터라 고양이랑 같이 사는 입장에서 고민고민. 그러나 못 봤으면 몰라도 본 이상 그냥 두고 갈 수가 없어서 줍줍. 목욕시키고 츄르 사촌 짜서 먹였는데 너무나 순함. 그렇게 밤을 보냄. 20분만 지나도 눈에 누런 눈곱이 끼는 상태. 비쩍 마른 생후 2개월 여자아이.
담날인 현충일, 눈 뜨자마자 바로 병원 데려감. 
수의사 왈 : 착하고 순하다, 콧물이 심하지 않고 눈곱만 심하다, 결막염이랑 부종 있다, 구충제 먹여줄게, 안약 잘 넣고 약 잘 먹이고 밥 잘 먹이라. 
내 고양이에게 전염되지 않게 베란다로 격리. 밤을 보낸 주방은 락스 소독. 안약 넣고 약 먹이고 츄르 사촌 먹임. 사료나 캔은 안 먹음. 안약을 5번쯤 넣었는데 오후 들어서 확연히 눈곱이 줄어듬. 1시간만 지나도 눈이 안 떠질 만큼 눈곱이 끼더니, 지금은 서너시간 지나도 눈곱이 쌀알 정도로 눈가에 맺히는 정도. 


~ 그리고 현재의 아깽이 2일차
아침에 눈 뜨자마자 안약 넣어 주고요. 밤 사이에 먹으라고 둔 캔은 거의 안 먹었네요. 입에 좀 억지로 넣어주니 받아 먹긴 하고. 밤 사이에 눈곱이 쌀알 반톨 정도로 아주 조금만 맺히고, 콧물은 거의 없네요. 확연히 약효과가 잘 들어서 다행이에요. 콧물도 없다시피 하고. 

캔을 물 약간 넣어서 개어서 전자렌지에 살짝 데웠어요. 허피스 걸리면 콧물 때문에 냄새를 잘 못 맡아서 밥을 못 먹는다고 하더라구요. 캔을 데우면 냄새가 강해지니 그렇게 주라는 수의사의 조언. 30초 ㅠㅠ 데웠는데 김이 모락모락. 망했다... ㅠㅠ 그러나 약 먹이고 안약 또 넣고 하느라 출근 시간이 임박해서 할 수 없이 그대로 주고 나왔습니다. 

회사에서 내내 좌불안석. 사실 캔을 데우면 냄새가 고약해요. 가뜩이나 손에 묻혀서 입가에 대주지 않으면 안 먹는 아깽인데, 과연 먹을까 조마조마.. 야근할 거리가 있었는데 눈 딱 감고 칼퇴하고 뛰어왔어요. 베란다 문을 열자 마자 그릇을 확인하니, 다 먹었네요!! 오오오...!!! ㅠㅠ 심지어 배가 고프다고 칭얼댑니다. 우는 소리 들으면 대충 혼자 있기 싫어서 우는 건지, 배고파서 우는 건지 느낌이 오거든요. 이건 배고파서 우는 소리! 
일단 안약부터 넣어주는데요. 9시간 가까이 시간이 지났는데 눈곱이 없네요!! 그리고 데려올 때는 결막부종 때문에 눈도 가늘게 밖에 안 떠졌거든요. 눈 안쪽 살이 부어서 눈이 크게 안 떠지는 거에요. 근데 오늘은 눈을 잘 뜨더라구요, 동그랗게. 콧물은 아예 없고요. 눈곱은 쌀알 반에 반에 반톨 정도로 아주 약간?? 잘 못 알아볼 정도로 작게만 맺혀 있더라구요. 오오오...!! ㅠㅠ 

그리고 밥그릇 가져다가 얼른 씻어서 다시 캔을 두 수저 담고 물 약간 넣어 개서 줬어요. 이번엔 전자렌지 20초 정도만 데웠는데 여전히 김이 좀 나네요. ㅠㅠ 캔 하나를 따서 세 번 나눠 주고 있는지라, 냉장보관한 캔이니까 20초는 돌려야지 싶었는데. ㅠㅠ 하튼 이거 가져다 주니까 또 엄청 열심히 먹더라구요. 많이 뜨겁지는 않았나 봐요. 먹이고 츄르 사촌 또 주고요. 

그간은 먹어도 츄르 사촌이나 2개 먹으면 많이 먹은 거였는데, 제대로 캔을 먹으니까 배가 빵빵해져서 다행이에요. 사람이든 동물이든 아기 때는 배가 빵빵해야 건강하죠. 하루 이틀만에 살이 붙을 리는 없지만, 밥 제대로 먹기 시작했으니까 금새 살이 찌고 허피스도 나을 거 같아요. 콧물이 확 사라졌으니까 먹는 것도 더 잘 먹게 된 거 같고요. 

츄르를 온라인 주문하긴 했는데 당장 먹일 게 없어서 아는 친구가 가지고 잇던 걸 주러 왔어요. 와서 한참 쓰다듬어 주고 갔습니다. 어찌나 사람을 따르는지. 그리고 잘 먹어서 기운이 좀 생기는지 장난도 치더라구요. 상자 속에 들어갔다가 까꿍하듯이 튀어나왔다가 다시 들어갔다가 튀어 나오고요. 사람 손가락을 안 깨무니까 데리고 있기 좋기도 해요. 2~3개월령부터 본격 사람 손 깨물어서, 사람들이 스트레스 많이 받잖아요. 얘는 데리고 있는 동안, 딱 한번 손을 깨물었는데요. 병원에서 응꼬에 체온계 꽂고서 10초 지나도 안 빼자 그때는 겁이 났는지 잡고 있던 제 손을 깨물더라구요. 아야! 하니까 바로 놓던데 그 이후로는 주사를 맞을 때도 안 깨물었어요. 하튼 친구 손에도 한참 부비고 제 손에도 한참 부비며 좋아라 하더라구요. 

그렇지만 약을 마저 먹인 다음에 또 격리.... ㅠㅠ 사람과 같이 있을 땐 안 우는데, 혼자 두면 한참 울어요. 미안해라... ㅠㅠ 잘 먹어서 배가 빵빵한 채로, 친구가 안아 올리니까 앞발을 허공에 허부적대며 꾹꾹이를 하더라구요. 그 앞발에 제 손을 대어 주자, 부드렇게 앙증맞게 꾹꾹이를 합니다. 쓰다듬어 주면 너무나 좋아해서 혼자 두기가 미안할 정도에요. 

꼬리가 잘 자라서 보기 좋고요. 검은색 코트가 기본에, 포인트처럼 군데 군데 감귤색 털이 나 있고, 배는 하얀색입니다. 2개월령된 여자아이이고요. 저는 같이 사는 고양이면 충분히 행복해서 굳이 새 아이를 들일 마음이 안 들어요. 영 입양처가 안 생긴다면 어쩔 수 없이 제가 거둬야겠지만, 가능하면 좋은 입양처를 찾아 보내고 싶습니다. 

보통 허피스는 2~3주 내에 회복된다고 합니다. 근데 한번 허피스 걸리면 보균자가 되고, 앞으로 스트레스 심하게 받거나 체력 떨어지면 재발한다고 해요. 그러니 둘째로 들이지 않고, 이 아이만 키울 분이면 좋겠어요. 현재 이틀만에 상태가 아주 좋아져서, 담주 주말이면 확실하게 안심하고 좋은 집에 보낼 수 있을 듯합니다. 

이 아이는 임시로 이름을 '수현'이라고 지었어요. 허피스의 '스', 노무현입니다 영화 보다가 발견해서 '현', 그래서 '수현'입니다. 
자신 있게 말하는데, 고양이 처음인 분도 같이 행복하게 지내실 수 있는 착한 아이입니다. 고양이는 외모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성격이에요. 까칠한 고양이도 매력 있지만, 저는 적당히 거리감을 유지하면서도 사람에게 다가와 머리 부빌 줄 아는 약간 개냥이 타입이 같이 살기 좋더라구요. 손가락을 안 물고, 사람에게 공격 안 하고, 쓰다듬어 주면 행복해 하니까- 사랑을 부은 만큼 사랑스러워지는 아이라서, 사랑하는 만큼 반려인이 행복해질 거에요. 

얘가 벽지를 긁을지, 전선을 깨물지, 소파를 긁어서 구멍을 낼지, 그거까지는 제가 장담할 수 없어요. 그건 같이 살면서 찾아 보셔야 할 거에요. 하지만 이렇게 착하고 순하고, 응꼬에 체온계를 꽂아도 30초 가까이 참아주고 주사 맞아도 하악질 안 하는 순한 아이는 찾기 쉽지 않아요. 손을 가까이 하면 '아, 나를 쓰다듬어 주려고 하는구나'하며 기꺼이 몸을 맡기는 신뢰를 보여 주고요. 

CF에 나오는 근사한 하얀색 장모종 고양이도 멋있고, 귀와 꼬리가 포인트인 샴도 멋진데요. 만약 사랑을 담뿍 주고 받을 반려동물을 찾으신다면 이 아이가 그런 반려동물이 되어줄 거 같아요. 제가 그래요. 같이 사는 아이가 그렇게 저를 행복하게 해 주고, 저도 이 아이를 행복하게 해 주고 있어요. 같이 있으면 마냥 즐겁고 평화로워지거든요. 그래서 제 아이의 멋지고 고마운 점을, 수현이에게서 발견했기에 좋은 집에서 가족들과 행복하게 지내면 좋겠습니다. 

수현아, 잘 먹고 건강해져서 좋은 집에 가자! ^^

* 입양처는 인천 부평, 부천 쪽이 가장 가깝고, 서울이나 인천 지역 가능합니다. 지하철 연결되면 정반대인 의정부 같은 지역만 아니라면 좋을 듯합니다. 데려가시는 분께는 수현이가 지금 쓰고 있는 고양이 화장실 제공해 드리고, 혹시 모르니 안약도 그대로 드립니다. 얘 먹이려고 산 츄르도 같이 드릴 거고요. 다만, 결혼이나 학업, 유학, 직장 문제가 생기면 고양이를 돌려 보낼 수도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안 됩니다. 15년 이상, 이 아이가 아플 때 돌봐 주셔야 하고, 이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지내고 싶은 분이어야 해요.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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