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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피스 다 나은 아깽이 수현이 입양처 찾아요 - 4
게시물ID : animal_18315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rhdiddl13
추천 : 14
조회수 : 714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7/06/19 00:06:24
2개월 반쯤 된 아깽이 수현이 입양처를 찾습니다!
인천 부평, 부천, 서울 지하철 연결되는 지역들 입양 가능합니다. 

수현이 사진은 댓글로 올립니다!


* 지난 이야기 
6월 5일 영화 <노무현입니다> 보고 돌아오는 밤, 아깽이 우는 소리에 가니, 얼굴이 눈곱과 코딱지로 다닥다닥 붙은 아깽이 발견. 비쩍 마르고 상태를 보니 이대로 두면 죽을 거 같아 고민 끝에 데려 옴. 목욕시키는데 얌전. 담날 아침, 동물병원에 가니 허피스라고. 몸무게는 560g인 여자아이. 안약과 약을 받아와서 먹임. 얌전히 약을 잘 받아 먹음. 하루만에 콧물은 거의 멎고, 눈곱도 확 좋아짐. 1주일간 아침 저녁 약 먹이고, 수시로 안약 넣어 줬더니 눈곱도 다 사라짐. 

* 현재 이야기
데려온 지 2주가 되었네요. 수현이는 이제 물에 불린 사료도 잘 먹고 잘 놉니다. 첨엔 굶주려서 사료를 가득 물에 불려도 다 먹더니 이제는 딱 배가 찰 만큼만 먹네요. 자율급식시켜도 됩니다. 
고양이 처음 키우는 분들은 밥 먹이는 걸로 은근 고민이 되실텐데요. 자율급식이란 말 그대로 알아서 먹는다는 뜻. ^^; 그릇에 사료 부어두면 배고플 때마다 적당히 고양이가 알아서 먹습니다. 회사 다니거나 공부하는 분들은 때맞춰서 밥 먹이기 힘드니, 고양이가 알아서 사료를 잘 먹는 자율급식이 가능한 고양이가 좋죠. 간혹 길냥이 중 굶주린 기억이 강한 경우, 자율급식이 안 됩니다. 먹을 게 있으면 다 먹어야 안심이 되는 애거든요. 다행히 수현이는 자율급식하는 고양이에요. :-D

수현이는 오늘 두 번째 목욕을 했어요. 그간 허피스 다 나을 때까지 베란다에 격리했었는데요. 베란다가 하수구에 문제가 있어서 물청소를 못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처음 데려온 날 목욕 시켰지만 지저분해져서 또 목욕시켰어요. 잘 먹어서 기운이 좋으니 이번엔 좀 버둥거렸지만, 그래도 자기 맘에 안 든다고 할퀴거나 깨무는 애가 아니라서, 붙잡아서 잘 목욕했어요. 뽀얀 배, 하얀 양말신은 발이 깨끗해져서 좋네요. 입양 가더라도 또 목욕 안 시켜도 될 만큼 깨끗해졌습니다. 사진 보고 뽀얀 수현이 배랑 발 보세요~

수현이는 아주 약간 징징거리긴 하지만, 징징거려도 들어주지 않으니 잘 안 울어요. 밤에도 잘 자고요. 낮에는 한참 놀 때라서 잘 놉니다. 허피스도 다 나았겠다, 목욕도 새로 시켰겠다, 오늘부터 방에 들였습니다. 베란다에선 내내 혼자 지내니 심심하다고 가끔 칭얼거렸지만, 방에 들이니 안 울고 신나게 잘 뛰어 놉니다. 제가 주방으로 가면 따라 오고, 방에 들어가면 방으로 따라 들어와요. 사람 엄청 좋아하고 잘 따라 다녀요. 걸어 다닐 때 밟거나 차이지 않게, 발치를 주의해서 보며 다니셔야 할 거에요. ㅎㅎ 지금은 주방에 매트 대신 깔아둔 헌 옷 위에서 자고 있어요. 딱히 안 놀아 줘도, 혼자서 망가진 머리핀으로 축구하며 놀고, 헌 옷을 물어뜯고 뒹굴며 노네요. ㅎㅎㅎ

수현이가 쓰던 화장실은 싹 비우고 락스로 소독도 하였어요. 수현이 입양처가 정해지면 화장실 같이 들려서 보내려고요. 수현이는 펠렛 모래를 썼어요. 벤토나이트에 익숙한 애들은 펠렛 모래 쓰면 적응 못하는데, 수현이는 펠렛에 적응해서 그거 장점인 거 같아요. 벤토나이트는 먼지도 많고 온 집안에 사막화도 심하죠. 요즘 미세먼지 때문에 환기도 잘 못하는데, 벤토 먼지가 공기 중에 둥둥 떠다닐 땐 내내 코가 간지러웠거든요. 코 안에 뭐가 묻은 듯 찜찜했고요. 몇 년 전에 벤토에서 펠렛으로 바꿨는데, 와... 그간 코가 간지러운 게 벤토 먼지였구나... 기가 막힐 정도로 공기가 깨끗해지더라구요. 
그리고 펠렛은 같은 무게라면 벤토보다 더 오래 써요. 벤토는 4봉지로 한달 좀 넘게 쓴다면, 펠렛은 한 봉지로 석달, 넉달도 씁니다. 2년 전에 펠렛 세 봉지 샀다가, 이번에 2년만에 펠렛 세 봉지 추가 구매했어요. ㅎㅎ 펠렛 전용 화장실이 벤토 화장실보다 약간 비싸긴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펠렛 모래가 훨씬 오래 쓰고 싸니까 더 경제적입니다. 펠렛은 고양이 건강에도 더 좋고, 사람 건강도 좋고, 사막화도 거의 없어서 깨끗하고 좋아요. 고양이 키우는 분들이 펠렛으로 바꾸고 싶어도, 고양이가 적응 못해서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점에서 수현이는 펠렛이 익숙하니까 아주 좋아요. 

수현이는 성격이 아주 좋아요. 사람에게 친숙하면서 깨물거나 할퀴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수현이가 절 깨문 게 딱 한 번인데, 동물병원에서 체온 잴 때, 응꼬에 체온계를 꽂거든요. 그 상태에서 30초 가량 지나야 되니까 애가 겁을 먹고 저를 깨물었어요. 그래도 아프게 깨문 것도 아니고, 깨물고 곧 다시 놓더라구요. 
수현이는 사람 손이 쓰다듬고 만져주는 손이라고 알아요. 지금은 신이 나서 손을 잡고 장난을 좀 치려고 하지만, 제가 잘 피해서 걍 쓰다듬만 해주고 있어요. 처음에 습관 잘못 들여서 아깽이가 손이나 발을 넘 깨물어서 힘들어 하는 분들 많은데요. 수현이는 제가 교육을 잘 시킨 덕에 그런 일 없습니다. ㅎㅎ 아깽이 데려오시면 절대 절대, 손을 흔들거나 하면서 애를 자극하지 마시고요. 특히 고양이가 손가락을 잡으려 한다고해서 잡혀 주지 마세요. 손가락 잡으면 당연히 깨물고 할퀴며 놉니다. 그러면 그 뒤론 버릇 고치기 힘들어요. 다행히 수현이는 제가 맨날 야근하고 바쁘기도 해서, 하루에 두세 번 정도, 베란다 격리된 곳에서 약 먹이거나 안약 넣으면서 자주 만져줄 시간이 없었다 보니까요. 손가락 깨물 버릇을 들일 틈도 없었지요. 


수현이는 돌보기 어려운 아깽이가 아니에요. 본의 아니게 ㅎㅎ;;;; ㅠㅠㅠㅠㅠ 제가 바쁘기도 하고, 허피스라서 제 고양이랑 격리시키기도 하느라, 수현이는 혼자서 잘 놀고 혼자서 잘 먹으며 지내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애교도 많고 사람 잘 따르는 착한 아이에요. 깨물거나 할퀴지 않고, 베란다에서 방으로 들이니 징징거리지도 않으니 데리고 있다가 힘들어지는 일 없을 거에요. 
아깽이를 데려온 분들이 자주 괴로워하는 게 징징거리는 거, 깨물거나 할퀴는 거, 사람 잘 안 따르는 거에요. 근데 수현이는 다 문제가 없답니다. 
예쁘고 근사한 품종묘도 좋지만, 아픈 아이를 데려와 돌보며 관찰한 저로서는 수현이가 참 같이 살기 좋은 고양이 같아요. 근데 저로서는 같이 사는 딸 같은 고양이가 이미 있고, 굳이 둘째를 들일 의향이 없어서요. 건강도 회복하였으니 가능한 좋은 집에 입양을 보내고 싶습니다. 
사실 데려오고 저 역시 고민이 많이 되었죠. 제 고양이에게 병이 옮을까 염려도 되고, 제가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나 고민이 되니까요. 근데 데려온 후로 이틀째였나, 비가 왔었어요. 그 비를 보니, 앙상하게 뼈와 가죽 뿐이던 수현이가 허피스로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있었는데, 그 비를 맞았으면 그대로 죽었겠구나 싶더라구요. 그래서 한 생명 살렸다는 거에 의의를 둡니다. ^^;;; 

좋은 분이 수현이 데려가시면 좋겠어요. 수현이 데려 가시면 화장실과 당장 쓸 펠렛 모레와 사료 약간, 간식을 같이 드릴게요. 고양이랑 살아보고 싶은데, 경험이 없어 망설이는 분이라면, 제가 여러 번 아깽이를 돌봤던 경험으로 수현이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돌보기 어렵지 않으면서도 쉽게 정 들이며 사랑하며 살 수 있는 고양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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