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잠자리를 잡으신 주인님.
게시물ID : animal_18425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매화낭자
추천 : 10
조회수 : 654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17/07/10 06:44:52
갑자기 무더워진 지난 화요일,창문을 활짝 열어두고 출근을 한 저는 
갑작스런 대타자리의 알바가 들어와 투잡을 뛰고 저녁 늦게나 집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예상 못했던 일인지라 주인님의 저녁을 미쳐 준비하지 못한 채였지요..
집에 들어오니 분노와 배고픔으로 인해 모든 캔이 방 바닥에 뒤집어져 널부러져있었습니다.아무리 주인님이라도 캔을 따실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부랴부랴 치우고 식사를 대령하고 한숨 돌리는데..
방 안 한 구석에 뭔가 가지런히 누워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는 그것이 처음에 주인님의 장난감인 줄만 알았습니다.
그 비슷한 것을 즐겨 가지고 노시니까요.
그래서 정리도 할 겸 가까이 가는 순간,저는 알아채고야 말았습니다..그것은 잠자리였습니다!!!잠자리 모양 장난감도 아닌 정말로 큰 잠자리였습니다!!!
태어나서 그렇게 큰 잠자리는 처음 보았습니다.
그리고 또한 외국인 노동자로 그 오랜 세월 독국에 살면서 이 낯선 나라의 잠자리는 처음 보았습니다.

그렇습니다.주인님께서 어디서 날아들어온 지 모를 잠자리를 한 방에 때려 눕혀 놓으신 것입니다.
이것은 저에 대한 경고일까요...?
80%쯤 목숨을 끊어 놓은 잠자리를 제가 발견 할 때까지 조용히 두고 제 반응을 관찰하려 했던 걸까요?
불행 중 다행으로 저는 잠자리를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주인님의 노고를 치하하며 정중하게 기념사진을 부탁드렸습니다.
주인님께서는 여유로운 모습으로 기념촬영해 응해주셨고,
20%의 목숨이 남아있던 잠자리를 마저.......(이하생략)

아직 날개를 붕붕 거리는 잠자리로 축구..를 하는 주인님을 보며 저는 문득 등골이 서늘해 짐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생각을 했습니다.내가 나방이나 작은 날벌레가 아닌 집사인 것이 이 얼마나 다행인가,앞으로는 더욱 더 정성스레 식사를 준비해야 내가 잠자리 꼴 나지 않겠구나.....하고 말이죠.

혹시 그 동안 수고했다고 나에게 주는 선물일까?라는 생각도 잠시 해보았으나,선물이였다면 좀 더 잘 보이는데다 두었지 살짝 보고 흠칫할 위치에 두시지는 않았겠죠...


우연히 제 방으로 날아와 험한 꼴 당한 잠자리찡....미안해...




출처 나,우리집,우리 주인님.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