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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동안 노래 해준 카나리아가 죽었어요.
게시물ID : animal_18777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계속누워
추천 : 16
조회수 : 692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17/09/17 20:4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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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삼년 전에 카나리아 한 쌍을 사다가 베란다에서 키웠어요. 추운 겨울에는 거실에 들여  놓고요.
숫놈은 카나이고 암놈은 리아인데요. 
카나가 아주아주 노래를 잘했어요. 
햇빛이 들기 시작하면 뽀로로로롱 뽀로로로롱 하면서
예쁘게도 울었어요. 어쩌면 저렇게 잘 울까 싶을 만큼
노래를 잘 했어요.

키운지 일년여만에 리아가 알을 하나 낳았어요.
근데 리아는 카나보다 성격이 좀 예민하고 까칠했는데
처음 낳은 알이라서 어찌 해야좋을지를 모르더라구요. 
알을 품을 줄을 몰랐어요. 
그래서 일주일 후에 알을 버려야했어요.

올 봄에 또 리아가 알을 낳았는데요
이번에는 모이도 안먹고 납작 엎드려서 알을 품었어요.
그동안 철없는 카나는 지 아내가 고생하는 줄도 모르고
노래~~  노래~~

열흘 넘게 알을 품었는데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알이 깨질 않고 리아만 쇠약해지는 것 같아서
억지로 알을 새장에서 빼냈답니다.
알을 깨보니 생기다만 새끼가 곯아있었어요.

두번째 알이 그렇게 되고 일주일 만에 리아가 죽었어요.
그렇게 열심히 알을 품다가 새끼도 못보고. 

리아가 죽고나서 새 아내를 얻어주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그 때부터 카나가 울지를 않았어요.
햇빛이 드는 동안 참 부지런히도 노래했었는데
이제는 노래를 안해요.

노래를 못하게 되고도 카나는 서너달을 더 살았어요.


가끔 덩그렇게 비어있는 새장을 보면
아직도 적응이 안되네요. 

카나야 리아야 거기서는 행복하렴.
새끼도 많이 낳고 노래도 많이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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