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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우는 고양이가 바퀴벌레 때문에 우울해 졌어요.
게시물ID : animal_18782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샤샩
추천 : 14
조회수 : 1090회
댓글수 : 30개
등록시간 : 2017/09/19 01:21:11

 요 며칠간 키우는 고양이가 틈만 나면 다용도실에 앉아 있었는데,
바퀴벌레 때문이었거든요.

 집에 원래 벌레가 없는데 며칠전 갑자기 바퀴벌레가 보였죠.
미국 바퀴라서 원래 아파트와는 서식환경이 맞지 않은 녀석이거든요.
그래서 처음엔 하수구 타고 한마리만 들어온 줄 알았는데
며칠 후에도 여러마리가 보이길래 비로소 번식했구나라는 걸 깨달았죠.

원인은 다용도실 문 아랫부분의 합판이 물에 자주 닿으면서 썩었고
덕분에 서식환경에 부합하는 조건이 되었고, 
근처 장식용 나무구조물을 놀이동산 삼아 번식하고 있던 상황.

 이틀 전에야 상황의 심각성을 비로소 이해하고,
다용도실에 있던 화분을 다 바깥으로 빼버리고,
장식용 나무 구조물들도 분리수거하는 날 밖에 내놨습니다. (누가 다 가져갔더군요. 바퀴벌레는 안 가져갔길)
그리고 오늘은 다용도실 문의 모든 틈새를 실리콘으로 마감했습니다.
문 하단의 썩은 나무합판도 뜯어내고, 아크릴판을 부착한 뒤 모든 틈을 실리콘으로 꼼꼼하게 막아버렸죠.

 근데 뜬금없이 오늘 낮잠 실컷 자고 잠에서 깬 고양이가
갑자기 힘이 없어지고 표정도 우울해 졌네요.
마치 삶이 총천연색 모노드라마에서, 회색빛 흑백의 삶으로 되돌아간 듯한 그런 상실감이 느껴지던.

 아무래도 근 며칠간 제 고양이가 바퀴벌레와 자주 조우를 하며 정이 들었던 것 같아요.
함께 숨바꼭질 하던 놀이 상대로 생각했던 것인지...
그러고보면 제가 바퀴벌레를 보이는 족족 휴지로 눌러 죽여버릴 때도,
어쩐지 죽이는 모습을 보길 꺼려하며 안 보이는 곳으로 가더라니....

최근 자주 가던 다용도실이었건만, 
오늘은 한차례 슬픈 발걸음을 한 뒤로는 눈길조차 두지 않네요.

 근데 전 그 맘도 몰라주고, 
바퀴벌레의 은신처였던 다용도실 문 아래에 맥XXX 셀XX겔을 밀어 넣고 실리콘으로 밀봉해 버렸죠.
집에 바퀴벌레를 키워보신 적이 있으신 분은 저 약이 무슨 약인지 잘 아실 겁니다.
'그동안 고마웠고 다신 보지 말자'의 의미죠.

 여튼 아래와 같이 벌레들과 교우를 나누던 제 고양이의 일상은,
IMG_0807.JPG

 산산히 파괴되었네요. 
KakaoTalk_20170919_010721244.jpg

  바퀴벌레와 정을 뗄 때까지....
산책을 자주 데리고 나가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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