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베스트 가서 쓰는 얼떨결에 집사된 썰 후기 (사진 없음 주의)
게시물ID : animal_18799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배이비소울
추천 : 7
조회수 : 41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9/22 05:51:50
망고는 여전히 경계심이 많은 아이었다.
끼니때마다 챙셔주는 밥만 홀랑 내어먹고는 다시 모습을 감추는 그런 여리고 겁 많은 아이다.

다만 조금씩 사람이 익숙해 지기 시작했는지, 처음보다는 자주 얼굴을 보이기 시작했다.

제 한몸 겨우 들어갈 비좁은 구멍에 고개만 빼꼼히 내밀은 모습이 여간 귀여운게 아니다.

한번씩 먹이를 챙겨주는걸 깜빡하면 애처로운 미성으로 울어대었다.
그러다 보니 바쁜 와중에도 차마 신경을 안쓸수 없는게 여간 잔망 스러운 녀석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게 정이 들다보니 실장님은 급기야 고양이 간식까지 사오셨고, 그렇게 조금씩 길들여 아예 키우실 생각이었다.

"요즘 보안실에 고양이 냄새 나지 않아?"
"망고 냄새거나, 배변 냄새지 않겠습니까?"
"모래라도 좀 퍼놔야겠다."

그렇게 조금씩 고양이 용품이 늘어가기 시작했고, 우리 팀은 그렇게 모두가 집사가 되어가고 있었다.

하루는 출근하고 보니 벽에 이상한 줄이 걸려있는걸 보고 무엇인가 물어보니 고양이 장난감 까지 마련을 해 놓았다고 했다.

50cm 정도 되는 끈에 방울 2개가 든 그물망이 달려있는 형태였다.

화려하진 않았지만 망고와 놀수 있는 도구가 생겼다는 생각에 설레었고, 나는 업무가 한산한 새벽 장난감으로 망고를 깨웠다.

바닥으로 기어들어간 탓에 정확한 위치는 잘 몰랐지만 3개의 구멍중 그릇이 비어있는 쪽 구멍에다 장난감 끄트머리를 집어넣고 실살 흔들어 보았다.

짤랑거리는 소리가 울려 퍼지자 이내 망고가 모습을 드러냈다.

사람에 대한 경계가 어느정도 풀린건지, 그보다 호기심이 더 컸던건지 장난감을 톡톡 건드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낚아 채려고 하면 나는 다시 홱 하고 빼았았고, 몇번 그짓을 반복하자 약이 올랐는지 아예 구멍에서 나와 맹렬하게 달려든다.

그때를 틈타 잡아보려고도 했지만 눈치빠른 녀석인지라 그럴때마다 잽싸게 수멍 속으로 도망쳤고, 서로가 서로를 낚으려는 재미난 상황이 벌어졌다.

눈 잋에서 장난감이 왔다갔다 하는데도 잡지 못하는 망고와, 내 발 바로 옆에서 노니는 망고를 잡지 못하는 나.
서로 약이 바짝 올라있었지만 난 망고를 잡는걸 포기하고서 노는데만 집중했다.

한번씩 내가 움찔하거나 다른 사람의 발소리가 들릴때면 잘 놀다가도 어느새 구멍 속으로 숨어버릴만큼 아직 예민했지만 그래도 장난감을 흔들어 대면 어느새 다시 나와 징난을 치고 있었다.

"실장님. 조만간이면 완전히 기어나올것 같습니다."
"이야.. 너 대단한데?"

우리 팀을 애먹이던 망고와 그렇게 까지 친해진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는 말이었다.

그날 퇴근은 망고와 친해졌다는 기쁨과 다음에 출근했을때 더 재미있게 놀거란 기대와 사진을 꼭 찍어야 겠다는 설레임이 뒤섞여 아주 행복하게 퇴근을 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망고와의 인연은 그걸로 끝나버렸다.

다음날 출근을 해서 들은 바로는 다른조에서 어떻게 잡았는지늠 모르지만 망고를 잡아서 방생을 시켰다는 것이다.

고양이 특유의 냄새는 없어져 있었고, 아직 뜯지못한 간식과 치우지 못한 장난감이 걸려 있었고, 구석에 있는 녀석의 밥그릇이 망고가 있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말해줬다.

망고는 집고양이가 아니다.
다 자라지도 못했고, 야생고양이 치고 성격도 사납지 않았다.
사람을 경계하다가도 호기심 돋는 장난감만 있으면 달려드는 그런 고양이이다.

이 글을 빌어서 생후 한달도 채 되지 않아서 무지개 다리를 건넌 새끼고양이 망고의 평안과 방제실 식구였던 고양이 망고의 안녕을 바래본다
출처 이번 글도 베스트를 가게되면 새끼 고양이 망고의 집사였던 후배가 집사된 썰을 올리겠습니당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