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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답답해서 쓰는..
게시물ID : animal_18804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우헤우헤헤
추천 : 3
조회수 : 20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9/23 02:09:54
2017.9.23 토 새벽
뭉치를 내일이면 보러 간다.
아는집 고양이, 3개월 된 우리 뭉치.
사람이 그리도 좋은지 엥엥거리며 따라다니던 너. 술래잡기할 땐 꼭 네발을 다 떼었지.
골골거리며 품 속에서 잠도 잘 자던 너였는데.. 지금은 좁고 외로운 병원에 입원해있네..
급성신부전증, 심장판막이상, 신경이상으로 대뇌 이상 가능.. 이 쪼끄만게 도대체 뭘 얼마나 잘못을 했다고
이렇게 여기저기 아프게 해놓은건지..
토요일, 그래 딱 일주일 전이네. 뭉치가 이상하다는 전화에 원래 같으면 늦잠을 잘테지만
기분이 너무 이상해 달려가보았다. 
수염은 다 끊어져있고, 눈은 심하게 떨리고 축 쳐져있던 모습..
바로 전주 병원으로 한시간을 넘게 달려갔다. 
남편도 나도 극도로 예민해져 괜히 싸우기도 했다.
상태가 너무 안 좋아 검사를 하려는데 원래 주인분은 병원비가 많이 든다며 그냥 데려오라고 하신다.
그 순간 드는 생각은 첫번째 절망. 두번째 화. 세번째는 미안함이었다. 
이리도 예쁜 아이를..
그렇게도 예뻐하던 뭉치는 딱 그정도였던거다. 돈쓰기 겁나는 딱 그정도..
결국 우리는 검사진행을 했고, 돌아오는 건 오늘 내일이 고비라는 선생님의 말..
치료하면 살 수 있다고 하셔서 바로 중환자실에 입원을 시켰다.
지난 수요일, 면회를 갔다. 
다리에 수액을 맞느라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데 나에게 안기겠다며 울며 다가오던 너의 모습에
참 많이 무너졌다. 세수하다가도, 밥을 먹다가도 예고없이 눈물이 터져온다.
너는 왜 이리도 아파야 하는 걸까. 
자신이 버려졌다고 생각하지는 않을까. 
얼마나 아플까.
병원은 왜 이렇게 먼걸까. 
항상 네가 있던 그 자리는 그대로인데 그 장면 장면이 나를 주저앉히려 한다. 
같이 울어주고, 걱정해주는 사람들이 고맙게도 내 주위에 많다. 
제발 이 목소리들이 모두 너에게 닿아 외롭지 않고 아프지 않게 하길.
그래서 다 이겨내서 우다다하며 형들이랑 노는 날이 어서 올 수 있었음 좋겠다. 
보호자가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고 그랬다. 
그래서 나는 무너지지 않을 것이고, 이런 나를 끝까지 지지해주는 내 남편에게 무한한 고마움과 사랑을 느낀다.
내일 볼 때는 좀 더 나은 너를 볼 수 있기를.
아프지 않고 남아있는 시간 온 사랑 다 받고 갈 수 있기를 간절히.. 간절히 바라본다. 
제발 우리 뭉치 얼른 낫게 해주세요. 
내가.. 많이 미안해 뭉치야.. 내가 많이 사랑해줄게. 그러니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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