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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 새끼고양이가 죽어잇네요...
게시물ID : animal_4302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체쿠
추천 : 6
조회수 : 155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4/24 15:22:47

 

저희집은 목조건물입니다.

지은지 엄청 오래된집에 싸게 들어와 살고 있죠.

하지만 몇년전부터 고양이땜에 지붕이 다 뜯어지게 되었어요

뭔가 구멍이 있었는지 거기를 박박 긁더니 지붕안에서 울고 짝짓기 하고

3년전부턴 비까지 새더군요...

고양이가 온 지붕을 돌아다니는 소리가 생생했습니다.

쿵쿵쿵- 둥둥둥- 무슨 폴터가이스트 현상인줄 알았음 ...-.-;;

 

참다 참다 올해 여름 홍수나기전에 고쳤습니다.

200만원 들여서 ....

그래서 이제 비안샌다고 신나하고 있었습니다.

 

고양이 외모나 그런건 좋은데(고양이를 키워본적은 없음)

고양이 하는짓이 저렇게 지붕 뜯고 맨날 울고

(저희집은 도심 중간인데도 나무가 몇그루있습니다 낡은집이라 그럼)

하는건가 고양이가 좋게만 보이진 않더군요.

생긴건 그렇게 귀여운데 저희집에선 악마였어요ㅋ

 

그런데 어제 우는소리가 너무 끔찍해서 자다가 눈이 번쩍 떠지더라구요.

 

기다란 막대기 들고가서 지붕을 팡팡 두들겼어요

새벽 3시 40분? 4시?

그렇게 두들겨도 계속 우는거에요.

세상 최고로 사람의 귓구녕을 긁어내는 소리같앴어요.

머리가 깨질려고 했음, 그 특유한 소리는 적응도 안되요;;

 

욕을 엄청나게 했죠.

"이런 x발 고양이 새끼 꺼져 꺼지라고"

"니야아아아아아ㅏ카캌 냐옹으카크캌크카 미야아아아아아아아 그르라아아앙"

 

두드리면 잠시뿐 다시

"그아아아아아앙 늬아으으으으으으응으 ...그아아응크킄...캬아아아아아아앙ㅏ!!"

 

어제 비가 많이 왔잖아요?

비를 맞으면서 기다란 봉들고 처참햇습니다.

지붕위에 올라가 있는지 아니면 안쓰는 보일러실에 짱박혀있는지 모르겠더군요

보일러실안은 공포 호러게임처럼  칠흑같이 깜깜해서

비가 머리위로 툭툭 떨어지고 있는 상태인 제가 들어갔다가 고양이의 기습을 받으면

그건 그거대로 문제겠구나 하면서 욕만 쌔리 하고 있었죠.

 

하지만 고양이는 계속 게속 우는거에요 동네가 떠나가랄정도로.

그래서 삼다수패트병을 하나집어서 지붕위로 던졌습니다.

 

잠시 조용해지더니 또 또 또 울더군요 ^_^

고양이가 만렙이면 제 레벨은 10쯤 되는줄 알았음

절대로 잡을수 없고 멈출수도 없는 저 만렙꼬장을 견뎌내야하는거임ㅋㅋㅋ

 

그리고 얼마뒤에 전 그냥 잠들었고

기분좋게 자다가 새끼고양이들이 우는소리를 들었습니다.

어른고양이 소리는 그렇게 날카로운데

새끼 고양이 소리는 미용미용미용- 하는게 듣기 좋더군요(?)

 

 

그리고 지금,그러니까 이 글을 쓰고 있는 20분전쯤이네요.

 

저희집은 마당에 똥개를 한마리 키웁니다.

퇴근하신 아빠가 똥개곁에 고양이가 죽어있다는거에요

 

전 뭔일인지 하면서 나가보았죠.

 

정말로 고양이가 있었어요

전체가 흰색인데 발이랑 가슴에 노랑노랑한 큰 점이 예쁜 아기고양이가요...

 

하지만 옆으로 누워있었고 굳어있었습니다.

아마 우리집 강아지가 죽인거겠죠.

 

만감이 교차하더군요

어제 그렇게 인간이 히스테리 일어날정도로 울어대던 고양이는

저희집 어딘가에서 새끼고양이들을 낳거나 키운게 아닐까?

 

그리고 미용미용-하던소리는 아기들이 어미를 따라가던 소리가 아닐까?

(강아지가 죽인 고양이 새끼는 일반 커피 머그잔보다

약간 크거나 그거랑 비슷했습니다. 털은 다 있었구요.

양육 경험이 없어서 그 고양이가 걸을수 있었는지는 몰겠음)

 

우리집 강아지는 마당에서 키우지만 끈에 매어두기 때문에 어미가 조심하면 안전하겠지만

그와중에 가장 비실비실하고 약한 아이가 도태되었고

그 아기가 저희 강아지의 사냥감으로 그렇게 죽게 된것 같아요.

 

야생의 세계고 고양이들이 저희집 마당을 가로지르는지 뭐하는지도 몰랐지만

만약 그 고양이가 약한게 사실이었고

우리집 강아지가 물어죽이지 않았다면 내가 구해줬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면서 슬프더라구요.

 

아니면 그 약한 새끼고양이를 구해달라고 어제 그렇게 울었던 걸까요?

분명 어제밤에는 강아지 곁엔 고양이가 없었지만

결국 이동하다가 발각되서 죽은거라면....

 

아휴 근데 구해주고 싶어도 보여야 구해주지......

죽은 고양이를 마당에 묻으면서 착찹하네요..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이 근방 어딘가에서 새끼 고양이들 소리가 들립니다.

대체 어디있는걸까요? 또 우리 멍멍이에게 죽으면 안될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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