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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베간 하르나크님글 보고 쓰는 제 피해경험 + 해결했던거
게시물ID : animal_470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CBR600rr
추천 : 11
조회수 : 34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5/27 22:16:29

베오베 간 하르나크님 글 보고 씁니다. 길냥이들땜에 피해보시고 계신..

http://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bestofbest&no=111911&s_no=111911&page=1

혹시라도 제 경험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고 몇글자 적습니다.

또 그때 알게된것도 있고해서요

제가 경험했던 상황과 굉장히 비슷하십니다.

공터옆의 2층집, 공터방향으로 베란다(전 베란다겸 1층과 연결된 계단, 그리고 거기에 키운 화분들) 그리고 그 공터가 동네 길냥이들의 아지트인 상황, 그리고 그 길냥이들에 의한 여러 피해


전 공터가 아니라 사실상 폐가에 가까울 정도로 몇년째 방치된 집, 하지만 주인은 있어서 함부러 길냥이들 퇴치하러 들어갈수도 없는, 공터보다 더 안좋았던 상황이었죠

그래서 길냥이들이 한가롭게 폐가 마당에서 햇볕쬐고 있어도 눈뜨고 볼수밖에 없어서 혈압 좀 오르기도 했고.. ㅋㅋㅋ


더군다나 우리집은 동네에서 길가에 자리잡은 집이라 사람들이 재활용 쓰레기 봉투 가져가라고 내놓는 전봇대 옆이었습니다. 개념없는 사람들이 거기 일반 쓰레기 봉투를 종종 버려서 길냥이들이 헤집어놓기 일쑤였죠

여름되면 거기 섞인 음식들까지해서 냄새도 장난아니었습니다. 보기에도 너무 안좋았고..

일단 봉투라는건 헤집어보면 먹을게 꼭 나온다라는 인식이 길냥이들에게 생기기라도 한듯 자주 헤집어 놓았습니다.


거기에다 동네 길냥이들의 아지트인 옆집마당에서 밤이면 영역싸움을 하는건지 사랑싸움을 하는건지 암튼 ㅈㄹ발광하는 냥이들 울음소리에 미치겠더라구요

바로 옆집인 우리집에도 자주 와서 화분들 건드리고 


여러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괴롭혀서 나름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얘네들 다 잡아 죽여야 하나.. 하고요

근데 그건 제 성격에도 안맞고(저도 불교쪽 성향이 강합니다.) 뭣보다 지금 길냥이들 다 죽인다고 문제가 해결되는게 아니니까요

다른 구역의 냥이들 넘어와서 이 구역으로 오면 다시 문제가 재발하겠죠


저도 인터넷에 글 올리고 여러군데서 정보를 얻어봤는데 의외로 답은 간단했습니다.

뜬금없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지만 거의 대부분의 문제를 길냥이들 밥주는걸로 해결했어요 

먼저 얘네들이 봉투 뜯는거.. 그거야 당연히 먹을게 없으니까 봉투뜯는거죠

그 다음 밤마다 시끄럽게 구는거.... 사랑싸움 아니면 영역싸움인데요

카페에서 들었는데 모든 생명체는 생명의 위협이 많아질수록 본능적으로 종족보존의 욕구가 강해진다고 하더군요 

다음 생각안하고 일단 싸질러놓고 보는게 본능이라나..

따라서 생명의 위협이 좀 줄어들면 종족보존의 욕구가 좀 줄겠죠

안정적인 먹이가 공급되니까요

또 영역싸움도 한 구역에 반드시 한마리만 있는건 아닌거같더군요

제가 밥을 많이 주니까 여러마리 와서 먹더라구요 

보통 평균3마리정도가 정기적으로 와서 사료를 먹었습니다.

암튼 그래서 그런지 길냥이들 밥주는걸로 밤마다 시끄럽게 구는게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정말로요

먹이가 풍부하니까 길냥이들끼리 서로 공생을 인정한 느낌? 싸움이 줄더군요 


하르나크님께선 베란다로 침범하는게 굉장히 큰 고민이신거 같은데 죄송하지만 이 부분은 제가 큰 곤란을 겪지 않았습니다.

전 항상 집 안쪽의 1층에다 먹이를 둬서 그런지 냥이들마다 자주 2층에 올라오긴 했습니다.

'이 집은 밥주는 사람 집이다 = 뭔가 우리에게 호의적인 사람이다'  혹은

'여긴 안정적인 먹이가 공급되는 장소니까 여길 내 영역으로 만들자' 라는 생각을 했는지 2층으로 오긴 했는데 그때마다 제가 괴성을 지르면서 쫓아냈습니다. 1층과 2층의 구분은 분명히 하고 싶어서요

도망간 다음 저를 쳐다보는 냥이들 표정이 참 인상깊더군요  마치 '아니 이 새퀴 우리한테 밥주는 인간(=호의적인 인간) 아닌가? 왜이러지?' 라는듯요


암튼 냥이들마다 한두번 이런식으로 해서 2층엔 잘 오지 않았습니다.

대소변 문제도 별로 속썩은 일이 없네요

제 생각엔 저희 집은 냥이들에게 '식당'이라는 개념이 잡혀있어서 일부러 화장실을 다른곳에 마련했던거 같아요 냥이들이 워낙 깔끔 떠는 동물들이라..

어머니도 대소변에 관해선 저에게 뭐라 하지 않으셨어요 대신 길냥이놈들이 꽃님이들(화분) 뜯어먹는다고 뭐라 하셨죠

제가 많이 뜯어먹냐 물어보면 '많이는 아니고..' 라고 하시더군요 


어쨌든 나름대로 꽤 훌륭한 해결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이런 문제가 터질때마다 캣맘의 입장 vs 피해자의 입장. 이렇게 나뉘어서 대립하는데

두가지 다 경험한 저로서는 이런 대립이 좀 안타깝습니다.

분명 같이 해결할 수 있는데 서로 대립하느라 문제의 본질을 놓치는것 같아서요

캣맘들은 간디의 명언 "한 국가의 위대함은 동물을 대하는 수준으로 알 수 있다" 라는 걸 인용하고

피해자들은 '니가 겪어보지도 않고' 라고 얘기하죠


그래서 같은 피해자였던 제가 겪은 일을 얘기했지만 다른 피해자분들의 상황이 저랑 다 똑같지 않다는거 잘 압니다.

별별 상황이 다 있겠죠 저와는 다른 상황으로 괴로우실겁니다.

하지만 그래도 해결책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물들과 훌륭한 공존을 선택했다는 소릴듣는 여러 선진국들, 유럽의 여러 나라들이 어느날 교양있는 고양이들이 하늘에서 뚝 하고 떨어져서 그런 공존이 가능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들도 별별 문제들을 겪었겠죠

유럽 또는 선진국 고양이들은 태생적으로 한국고양이들과 달라서 먹을게 없어도 쓰레기봉투 덜 뒤지고, 대소변도 사람들 피해안가는 곳에  해결하고, 밤에 교미도 덜 자주하고 영역싸움도 덜 자주해서 사람들을 덜 괴롭혔다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결국 그걸 나름대로 훌륭하게 해결했고 그래서 그들이 선진국 소리를 듣고 훌륭한 시민의식을 가졌다 라는 소릴 듣는게 아닐까 합니다.


아무쪼록 하르나크님이 좋은 해결책을 찾게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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