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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로드킬 당한 고양이 묻어주고 왔습니다.
게시물ID : animal_710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PoemForSoul
추천 : 7
조회수 : 43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11/30 01:05:41
안녕하세요 고게에서 활동하는 PoemForSoul입니다.
 
얼마전에 현관문 자물쇠가 망가지고 오늘 아침엔 출근길에 바지 가랑이가 찢어지는 멘붕사태를 겪고나니 청초한 마음이었는데...
 
 이삿짐 쌀 박스를 구하고 집으로 가기전 담배한대 필겸 공원가는 길에 어두컴컴한 골목에서 누워있는 냥일 봤습니다.
 
추운데에서 자면 안될건데...하고 가까이가보니
 
로드킬을 당한 고양이었습니다.
 
차마 말로 설명하긴 그렇지만...완전 압사는 아니고 머리쪽만 크게 다친채 죽어있더군요
 
순간 가슴이 찡해지길래 어떻게 묻어줘야할까 고심하고 삽이랑 곡괭이 찾으러 다녔지만 생각해보니
 
서울 인근에 곡괭이랑 삽 구하기는 군대에서 여성찾기, 제가 여자친구 만들기 만큼 힘들더군요...(농담 죄송...너무 쇼크라...)
 
맨처음엔 원룸 공사장 부근에서 나무 판자로 땅을 파봤지만 속수무책이더라구요 날씨가 날씨인지라 땅도 안파지더군요
 
결국 동네 돌아다니면서 연장 찾으러 다녔지만 찾지 못하던 찰나 편의점에서 담배한갑 살겸 혹시나해서 망치(장도리) 있나 물어봤더니
 
있다고 하시길래 실례를 무릅쓰고 빌렸습니다.
 
제가 알기론 죽은 동물을 땅에 묻으면 불법이라고 하던데....일단 그래도 길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이 불쌍하게 죽은 냥이를 혐오스럽게 보는 것이
 
싫어 과감하게 공원 한 구석에 얼어붙은 땅을 열라게 까고 또 까고 까서 묻어줬습니다.
 
묻은 뒤에 흙으로 한번 더 덮고 얼어붙은 흙 쪼개서 다시 묻었구요
 
좋은 곳으로 갔길 빌 뿐이죠,..제가 할 수 있는 건 이것 뿐이니까요
 
근데 묻어주면서 의문이 든게
 
고양이가 로드킬 당한 것 치고는 깔끔한 편(?)이었다는 겁니다. 대게 로드킬 당하면 자동차의 무게와 압력으로 완전 찌부러져야 정상이 아닌가 싶은데
 
죽은 냥이는 얼굴이 반파 된 정도밖에 안되고, 무엇보다 근처에 핏자국에는 자동차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아무리 날이 추워도 고양이 치고 가면
 
바퀴자국이라도 남을텐데 말이죠....
 
여튼 이래저래 씁쓸한 하루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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