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쯤 어미를 잃고 일주일 정도 방치 된 아기고양이 형제가(생후 한달정도 추정) 그물공장 안에서 발견 됐어요.

지인의 지인을 통해 (제가 고양이를 키우니) 연락을 받았고 아직 어리니 누가 돌봐줘야 할것 같다고

주인을 좀 찾아 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회사 근처에 온 동네 길냥이들 밥 챙겨주는 식당이 있어요.

애들이 밥은 얻어 먹지만 식당 사장님 내외 분들께 살갑게 굴지는 않거든요..

밥 시간에는 귀신같이 알고 뒷문 앞에 오골오골 모여있는데 아줌마가 밥 주러 나오면

멀찌감치서 보다가 놓고 들어가시면 달려들어 먹습니다..ㅎㅎㅎ

사장님 내외분은 고양이를 정말 좋아하는데 안아주고 데리고 놀고를 못하시니 늘 아쉬움이 크시더라구요..

 

그래서 그집에 아기고양이들 사진을 보여드리고 키우시겠느냐 물어보았더니

당장 데리고 오라고 하셔서 엄마 잃은 아기냥이들은 주인을 찾았어요.

 

아기냥이들은 당분간 커다란 박스속에서 자고  손님이 없는 한가한 시간에는 식당 뜰에서 놀다가

밤이 되면 부식 창고에서 잠을 자겠죠..

비오고 바람불고 춥고 하는 날엔 식당 바로 위에 집에 데려가서 재우기도 하실겁니다..

정말 사랑받고 예쁨 받고 완전 늦둥이 보듯 키우고 계세요..(식당을 지나칠때면 늘 애들 자랑하기에 바쁘심ㅎㅎ)

아기냥들이 오고 온 동네에 지인들께 소문이 나서

다들 보러 하루에도 몇번씩 와선 귀엽다고 어쩔줄 몰라 하시며

너도 나도 한마리 기르시겠다고  어디서 보이면 얻어달라고 하신대요.

비슷하게 식당하시는 사장님도 계시고 문어단지 조업하시는 막에서  낮에 그물일 하시며

적적함을 달래려고 키우겠다는 분도 계세요.

주인이니까 당연히 밥도 챙겨주고 아기때 사람손에 익숙하면 들에서 지내다가도  

주인 오면 냥냥 거리고  아는척 하는 시골고양이가 되겠죠..

최고급 사료도 실내에 맞는 공산품 모래도 외부기생충도 중성화도 못해주실지 모르지만

그 분들께는 반려동물 개념이죠..  

한데  요즘 고양이들을 입양보내시는 분들이 원하는 조건은 아니예요..ㅜ.ㅜ

 

저희 지역 근처에 예쁜 아기들을 보다가 얻어 달라시던 그 분들  생각이 많이 나지만

식당에서, 그물일 하는 막에서 달라고 한다면 입양보내시기를 꺼려하시겠지요?

 

 

저는 지금  1년도 안된 주제에 배가 쳐져서 돼~~지가 된 

들판이와 물결이 두마리를 실내에서 키우고 있지만 실내 생활이 철칙이 아니예요.

풀어 키울 수 있는 충분한 조건이 있다면 외출냥이도 좋고 마당냥이도 좋고

사냥이 되는 애라면 가끔 배고플때 와서 닝겐아~오랜만이야~ 하며 부비적해주고

밥 얻어 먹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애들 생활조건에 강경하신 분들이 많이 계시더라구요.

키우는 조건은 좀 다르지만 고양이를 원하는 분들도 계시답니다..

 

식당집이랑 문어막에서 한마리씩 원하시는데 구조가 하고싶다고 되는게 아니라

맨날 물어보시는데 난감하기도 하네요..

조건 크게 까다롭지 않게 입양처 찾는 분들은 안계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