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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반려견 20살 또이를 기억하시나요?
게시물ID : animal_998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후6:40
추천 : 36
조회수 : 1441회
댓글수 : 35개
등록시간 : 2014/08/20 03:14:00
안녕하세요? 지난 4월에 저희집 반려견 또이로 베오베에 갔었던 작성자입니다.
(지난글: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bestofbest&no=155976&s_no=155976&kind=member&page=1&member_kind=bestofbest&mn=275588)


또이가 2014년 8월 13일 수요일 새벽 2시경에 무지개 다리를 건너 하늘나라에 갔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때 또이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셔서 알려드리고 싶어 글 남깁니다.

ddoyi6.jpg

예전에 올렸던 사진처럼 4월-5월경에는 휠체어를 이용해서 잘 걸었습니다.
그러다 부쩍 잘 넘어지고.. 하루하루가 다르게 많이 쇠약해지고 늙어갔습니다.


ddoyi1.jpg

4월경의 모습입니다. 제가 안아주면 편안하게 잠을 잤습니다.
치매로 알아보지못한다고 생각한적도 있는데 그래도 주인과 교감하고 제가 주는 사랑을 느낀다는 것을 확신했습니다.
참 따스한 느낌이 그립네요..

ddoyi2.jpg
ddoyi3.jpg
ddoyi4.jpg

6월경에 찍은 사진입니다. 갈수록 살이 빠지고 말라서 안쓰러웠습니다.
코 윗쪽에 털이 빠져서 코가 길어진 모습입니다.
체중이 2키로 가량 나갔을거예요...
이때부터는 아예 걷지도 못하고 (휠체어도 못이용했습니다)
누워서만 지냈습니다. 배변도 누워서 하고요.. 잠이 매우 늘었습니다.


ddoyi5.jpg

이것은 7월의 모습입니다...
하늘나라가기 한 달 전의 모습입니다...
참.... 많이 말랐지요....
안으면 바스라 질까봐 안기도 조심스러웠습니다.
그래도 이녀석 몸이 힘들고 그래도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리고 자는듯 새벽에 편안하게 갔어요.. 정말 감사한 일이지요..
좋은곳에 가서 저를 기다리고 있을거라고 확신합니다..


*화장하고, 수목장으로 장례를 마쳤습니다.
아래 사진은 또이가 무지개다리 건너기 전 최근 3년의 모습입니다. 우리 또이 기억해주시고 사랑해주신 오유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또이에게 쓰는 편지로 마무리합니다.
오유인분들의 반려동물이 건강하길 기원합니다.*





또이야...

나의 사랑하는 또이에게..

또이야... 언젠가는 이런 시간이 올거라 생각은 했는데... 한 번도 마음으로 받아들인적이 없어서 아직 얼떨떨해.

하지만 진짜 이 시간이 왔구나.

네가 하늘나라로 가버렸어... 

 

우리 또이 지금 뭐하고 있을까... 그 곳에서는 귀도 잘 들리고, 눈도 잘 보이고, 다리도 멀쩡해서 뛰어다닐 수 있고 그러니?

치매때문에 빙글빙글 제자리에서 돌지 않고, 밥도 혼자서 잘 먹고... 그러니?

 

내가 너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어떤 말을 해야할까... 사실 나는 아무 생각이 없어. 그냥 멍하다.

네가 편안하게 간 것 같아서 마음이 한 편으로는 편한데.. 너는 이제 여기에 없으니 말로 표현할 수 없을만큼 슬프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존재이자, 내 친구이자, 가족이자, 스승이자, 나를 가장 잘 이해해줬던 나의 또이야.

내가 살아온 인생의 2/3는 늘 너와 함께였었어.

초등학생때 만나서 서른이 넘은 지금까지 너와 함께한 내 인생은 축복 그 자체였는지 몰라.

십대와 이십대.. 그리고 삼십대를 너와 함께했네...

나 너를 사랑한다고 너에게 최선을 다할거라고 하면서 나름 열심히 노력하고 그랬는데, 아주 가끔씩 최선을 다하지 않은 적도 있었어.

힘 없는 와중에도 일어나겠다고 고개를 드는 너를 가끔은 귀찮다고 생각했어.

너무 말라서 몸이 바스라질것 같아서... 혹시 잠이 깨면 새벽 내내 안 잘것 같아서.. 그런 핑계로 귀찮다고 생각하기도 했어.

정말 미안해... 가장 후회되는게 그거야. 단 1초의 빈틈없이 최선을 다하고 싶었는데 가끔 내가 너에게 소홀했던적이 많았던 것 같아.

그리고 무심하게 굴었던것도 미안해. 

너는 날 이미 예전에 용서했겠지... 그래도 미안해. 미안하다고 예전에 너를 꼭 안고 말했지만.. 마지막으로 미안하다고 말할게.

 

네가 가고나니 너에게 내가 좋은 주인이었을까 끝없이 반문하게 된다.

또이야. 언니가 너에게 좋은 주인이었니? 좋은 친구였어?

넌 언제나 나에게 최고였어. 그래서 참 고마워. 늘 너에게 받기만 했어.

매일매일을 행복하게 해줘서 정말 고마워.

 

마지막으로 본 너의 모습은.. 평화로워보였어. 마지막까지 나에게 편안함을 주고 가는구나.

화장하기 전에 더 많이 안아주고 더 얼굴을 맞댈걸...

더 많이 품에 안고 있지 못해 미안해.

 

너의 최근 사진은 너무 말라서... 안쓰러워서 (물론 예쁘지만) 예전에 찍은 예쁜사진으로 넣었어.

내가 욕심을 내자면... 널 꼭 한 번 다시 만나보고 싶어. 꼭 다시 만나고 싶어.

언제든, 어떤 형태로든... 꼭 다시 한 번만 볼 수 있다면... 그래서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 좋겠어.

그렇게 될거라고 믿고 하루하루를 살게.

나는 너를 다시 볼 수 있을거라고 틀림없이 믿고있어.

 

사랑해 또이야.

나의 전부였던, 그리고 지금도 나의 전부인... 내가 가장 사랑하는 존재.

좋은 곳 가라.

좋은 곳에 가서 푹 쉬면서 즐겁게 지내. 그리고 꼭 다시 만나자.

정말정말 정말..... 사랑해.

우리 또이... 거기서 잘지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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