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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자작소설 9일동안(11)
게시물ID : animation_12526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하앞라봉
추천 : 1
조회수 : 204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10/12 17:45:37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PBUs6
 
 
ProleteR - April Show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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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셔틀콕을 주워서 다시 마당으로 돌아왔다.
 
“? 뭐라도 보셨어요?”
 
“아,아니 아무것도 아니다냥.”
 
그러나 특이한건, 너무나도 빨라서 보지는 못했지만,
그 소녀의 그림자는 없었다...
 
...
 
에이, 분명 잘못 봤겠지.
내가 귀신을 봤을 리가 없잖아.
 
‘그래. 분명 뛰어가던 여자애겠지.’
 
나는 다시 마루위에 앉아서 물어봤다.
 
(이 마루는 왠지 앉는 느낌이 좋다.)
 
“그나저나, 잘한다냥. 혼자 연습했냥?”
 
“아뇨, 저 옆집할머니한테서 배웠어요.”
 
“냥? 할머니?”
 
할머니라니, 할머니도 배드민턴을 하시나? 조금 의아한걸.
 
그녀가 말한 할머니는, 마침 빨래를 널고 계셨다.
그러고 보니 다른 할머니들에 비해 건강해 보이시는 듯했다.
 
그 할머니는 지은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으이, 지은아 오늘도 별일 읎지?
 
...약간 사투리를 쓰시네.
 
“네, 할머니두요?”
 
그녀도 손을 흔들며 대답했다.
 
“그렇다마다. 근데 저 고양이는 뭐냐? 주은거니?”
 
“네~어제 주웠어요(ㅋㅋㅋㅋㅋ).”
 
“하아? 주웠다고냥? 뭔 말이냥? 내가 당당히 들어간건데 냥?”
 
나는 있는 힘을 다해서 화를 냈다.
할머니한테는 ‘냥’소리밖에 들리지 않지만.
 
“에이, 그래도 그때는 제가 안고 갔었잖아요~.”
 
“흐,흥! 별로 너한테 안기고 싶어서 그런건 아니다냥! 그리고 니가 말도 없이 날 대려갔다 냐앙!!”
 
“네에, 네에, 알겠습니다아.”
 
그녀는 유치한 목소리로 내 화를 끊었다.
날 완전히 무시하는 듯했다.
그래도 아닌건 아닌거다!!
 
‘주웠다’라니, 너무 심하지 않은가!
그런 치욕스러운 말을!!
몸은 고양이지만 마음만은 인간이라고!!! 인격적으로 대해달란 말이다아!!!!!!!
 
(화를 너무 낸 것 같다. 힘들다.)
 
“그럼, 학교 늦지 않게 가거라잉~”
 
할머니는 아까와 마찬가지로 손을 흔들었다.
벌써 빨래를 다 널고 들어가신 것 같다.
 
‘와 진짜 빠르다.’
 
그녀도 마찬가지로 손을 흔든 뒤에 할머니가 들어가시는걸 보고는 말했다.
 
“할머니는 지금은 혼자 계세요. 몇 개월 전에 같이 계시던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어요.
하지만 지금은 외롭거나 그러진 않으세요.
그래서 시간이 날 때마다 저랑 같이 배드민턴을 치실때도 있어요.
친구라고 하기는 뭐하지만 이웃이죠, 이웃.”
 
나는 눈치를 챘다.
 
“그럼, 너도...”
“네, 지금은 혼자 살아요.”
 
...그렇구나.
왜 이제야 그걸 알았을까.
친구라고는 했는데 그런것도 못 물어보고...
 
“저는 원래 아빠가 돌아가셨어요.
어머니는 살아계시기는 하지만 외로우셨나봐요. 그래서 딴 남자한테서 재혼을 하셨어요.”
 
“그러냥...”
 
“돈은 꼬박꼬박 보내 주세요. 비록 전기세같은거 빼고는 조금이지만요.
그래도 감사하고 있어요... 저를 낳아 주셔셔... 그리고 세상을, 먼저 일깨워 주셔셔...”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는 들지 못했다.
그리고는 다시 하늘을 향해 숨을 크게 들어마신 뒤에 말했다.
 
“저도 언젠가는 저 할머니처럼 되고 싶어요.”
 
“냥? 왜?”
 
“왜냐하면 70이 넘으시고도 밝고 건강하게 계시니까요. 그건 ‘나의 삶은 후회 없는 삶’이라는 뜻이잖아요.
저도 할머니처럼 나이가 되어서도 ‘나의 삶은 후회 없는 삶’이라는 걸 느끼고 싶어요.”
 
맞는 말이다.
‘나의 삶은 후회없는 삶’이라...
 
나는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싶다고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후회했다기 보다는, 그러한 2년간의 ‘삶’이 너무나도 익숙해서였다.
오히려 이 귀찮은 삶이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좀 바보같긴 했지만.)
 
‘내가 늙는다면 어떻게 될까.’
 
그런 생각은 해본 적이 있지만 잠깐사이에 떠오른 거라서
그냥 생각만 하고 말았다.
 
어쨌든, 이 할머니를 통해서 느낀게 있다면,
‘이미 상처가 있다고 해도 씻고 앞으로 나아가라’랄까...
 
(너무 오글거리는 나의 생각이다.)
 
...왠지 존경스러운걸.
 
“그리고 우리 ‘고양이님’과 있다면야...”
 
그녀는 나를 보고 말했다.
 
“또, 또 그 별명!!!
...하, 맘대로 해라냥.“
 
그래도 졌으니까, 들어줄까.
 
“그, 그래도 너 너무 잘했다고 냥.”
 
“아아, 그거요? 그건 선배만 날라다녀서 그런거에요. 아주 미쳐 날뛰고 있던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에? 그럼 너는 그냥 그대로 있었던거 냥?”
 
뭐야, 그대로 원맨쇼를 했다는 거잖아.
 
(허탈)
 
“쨌든!! 저는 들어가 볼게요.”
 
지은은 라켓을 들고 집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저기, 기다려라 냥.”
 
그녀는 발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어차피, 학교도 가야하니까 아침은 차려줄게 냥.”
 
“네? 안 그래줘도 되는데...”
 
“그, 그래도 어제의 보답이다 냥! 허락하게 해줘 냥.”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네, 그럼, 부탁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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