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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작소] 당신은 인생에 대해 너무 딱딱하지 않았는가?
게시물ID : animation_20748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노이탕
추천 : 21
조회수 : 1638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4/03/08 23:55:39

 

 

제목이 인상적인 사쿠라장의 애완그녀(이하 사쿠라장)99%의 이야기라거나 청춘러브코미디물, 자아성찰물, 섹드립물등 다양한 장르로 소개되고 있는데 제가 독자적으로 내린 정의에 의하면 다음의 한 단어로 정리될 수 있습니다.

 

사쿠라장은 인생입니다.(정색, 진지, 단호, 밑줄 위의 굵고 아름다운 궁서)

 

 리는 종종 한 분야에서 엄청난 실력을 가진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올림픽에서 활약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사람도 있고, 베스트셀러 작가나 픽시브 랭커, 넨도 무한 증식에 성공한 사람 등등 우리는 많은 실력자들을 보고 감탄하며, 그 사람들이 해온 수많은 노력과 그 증거를 보면서 감동과 자극을 받기도 합니다.

 그리고 한편으론 부럽기도 하고, 질투심이 생기기도 합니다. 때때론 내가 만일 저 사람이라면 어떨까.’ ‘저 선수가 경기 도중 갑자기 넘어지면 어떨까.’ 같은 재밌고도 유치한 상상을 진지하게 해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화면 너머로 전해지는 남의 이야기일 뿐, 열등감에 자존심 상한 우리들이 도망치듯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는 순간부터 그 사람들에 대한 기억은 점점 사라지고, 우린 일상생활로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만일 이런 사람들과 같은 기숙사에서 생활하게 된다면 어떨까요?

 

 우리는 날마다 그 사람들의 모습을 보게 될 겁니다. 그 사람들의 눈부신 성과와, 그것을 가능하게 한 상처투성이인 노력도 같이 보게 될 겁니다. 이때도 여러분들은 단순히 그 사람을 부러워할 수 있을까요? 노력하는 그들을 응원해줄 수 있을까요? 아니면 그들을 시샘한 나머지, 넘어진 그들에게 손을 뻗어 잡아주진 못할망정 꼴좋다며 비웃지는 않을까요? 오유인들에겐 상관없는 얘기지만그 사람과 사귀게 되어 개인적인 모습을 더 잘 알게 되었을 땐 어떤 기분일까요? 그 사람을 자신과 비교했을 때 느껴지는 열등감은 어떻게 극복할건가요? 만일 잘 상상이 안 되신다면, 이런 이야기를 풀어낸 사쿠라장의 애완그녀를 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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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과 노력, 그리고 꿈을 다룬 현실적인 이야기

 

 

여러분들은 애니메이션이나 라이트노벨 추천글에서 사쿠라장이 자주 언급되는 걸 보신 적 있을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쿠라장을 추천하는 이유는 딱 하나. 바로 재능노력을 다룬 현실적인 이야기라는 것이죠


하지만 우리가 겪어봤거나 앞으로 겪게 될 재능과 노력의 이야기는 차치하더라도, 일상물도 아닌 우리가 매일 지긋지긋하게 겪는 현실적인 이야기가 주제라니. 이런 걸 여가시간에 보는 사람들은 머리가 어떻게 된 게 아닐까요?
만일 아니라면, 사람들은 대체 무엇 때문에 사쿠라장을 추천하는 걸까요?

 

 

 

 

1. 비극과 희극의 이야기와 평범한 등장인물




희곡의 한 종류인 비극은 주인공이 가혹한 운명에 맞서 싸우다 인간의 한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파멸하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고,
희극은 무대 위의 주인공을 통해 인간 본성을 관찰한다는 내용을 가진 희곡의 한 종류입니다.

제가 쥐뿔도 모르는 희곡 얘기를 꺼낸 이유는, 사쿠라장에서 이런 희곡과 닮은 이야기를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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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쿠라장이라는 비극의 주인공인 소라타는 평범한 99%를 상징합니다.
우리들처럼 평범한 사람들과 살면서, 언젠가는 인생이라는 연극의 주인공이 되어보고 싶다고 생각만 하는 무의미한 날들의 연속.

가끔은 어떤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에 일희일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평범한 사람으로서의 한계를 이겨내지 못하고  현실의 벽에 부딪쳐 좌절에 빠지기도 합니다. '재능'이라는 어쩔 수 없는 운명에 괴로워 하는 소라타를 바라보는 사람들은 자신과 무관하지 않은 소라타의 이야기에 공포심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렇게 무기력감과 비극에 빠져 다른 사람의 재능을 갈망하고 질투하던 어느 날.
소라타의 시선은 동경했던 사람의 말 못할 고민을 시야에 담게 됩니다. 소라타의 시선 안에서 동경의 대상과 비극적 인물이 뒤바뀌고, 인물의 정체성이 흔들리기 시작할 때, 소라타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정을 느끼며, 여러분은 사쿠라장의 본격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바카-Raws] Sakurasou no Pet na Kanojo #08 (MX 1280x720 x264 AAC).mp4_001287786.jpg
 

 


 

그렇다면 과거의 자신을 반성하고 노력하는 청춘들의 이야기와,

꿈과 연애 사이에서 고민하는 사랑 이야기,

변태와 천재와 일반인 사이의 코미디가 있는 이 청춘러브코미디에 나오는 등장인물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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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가장 큰 특징은, 방금 전에도 언급했듯 등장인물이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들과 똑같이 사소한 일에 짜증내고 중요한 일에 안절부절 하지 못하거나 감정을 잘 다스리지 못하는 등

등장인물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고 친근감을 느낀 우리는 이 작품에 더 잘 동화될 뿐 아니라, 동시에 적당한 거리를 두고 등장인물을 객관적으로 살펴봄으로써 자신의 새로운 일면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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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적인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소라타는 어디까지나 촉매제의 역할이다. 

 

그리고 사쿠라장 캐릭터들의 또 다른 특징은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주인공인 소라타 못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주인공 한 명의 이야기가 아니라한 주인공의 시선에서 펼쳐지는 수많은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마치 누군가의 인생을 들여다 보는 듯한 기분과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해 줄 것입니다.



 

 

2. 갈등과 심리묘사

 

 

소설은 갈등의 문학이라고들 합니다. 사쿠라장도 엄연히 소설의 범주에 속하는 라이트노벨인 만큼, 주제인 재능과 노력에 대한 내용은 물론이고 청소년들의 고민까지 갈등을 통해 훌륭하게 엮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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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노력해도 재능 있는 사람들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비재능인의 절규와, 재능에 얽매여 정작 하고 싶은걸 하지 못하는 재능인의 고민이 얽혀 빚어낸 갈등은 눈이 빨려 들어갈듯 한 몰입도를 자랑하고, 이는 인간적인 갈등구조와 다이나믹한 전개, 주인공의 깔끔한 시선처리와 더불어 마치 우리가 직접 겪는 듯 생생한 내용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 갈등의 바탕에 있는 심리묘사도 빼먹을 수 없는데, 문장 하나하나에 혼이 실린듯 한 심리묘사는 감칠맛 나는 재미를 선사하며우리가 살면서 한 번 쯤은 가져본 부끄럽고도 사소한 감정까지 그대로 담고 있어서 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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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얇은 종이가 한 장.
 결과가 합격인지 불합격인지 아직 알 수 없다. 어느 쪽이건 한 장밖에 안 들어있기 때문이다.
 세 번 접은 종이를 펼쳤다.
 그 문장을 전부 읽지도 않고 소라타는 종이를 구겨버렸다.
 -유감이지만 이번에는 인연이 없었음을…….
"젠장!"
 현관 문에 머리를 박았다. 또 실패다.
 어금니를 꽉 꺠물고 짜증을 천천히 삼켰다. 몇 번이나 낙선을 반복하면서 결과를 받아들이는 방법도 변해왔다.
 처음에는 순수하게 분하다고 생각하고, 그 분함을 원동력으로 삼아 다음번에야말로 힘내자고 생각했다. 그게 회를 거듭할수록 왜 잘 안 되느냐는 의문이 부풀어 올라, 오늘에 이르자 분하다는 생각 전에 감정이 조바심으로 거칠어졌다.
 화풀이해도 소용없다. 결과가 전부. 그리고 그 결과의 원인은 전부 소라타에게 있다. 눈을 돌리지 말고 받아들여 이 경험을 다음번에 살려야만 한다.
 일단은 냉정해지자. 그렇게 생각하고 구겨버린 결과통지서를 쫙 폈다. 힘을 너무 줘서 종이가 찢어졌다. 그런 사소한 일로 또 짜증이 증폭했다.
 소라타는 낙선 통지서를 이번에야말로 구깃구깃 뭉쳐서 던져버렸다. 그런 짓을 해도 조금도 속이 시원해지지 않았다. 유치하게 구는 자신에게 혐오감이 들었다.

  - 사쿠라장의 애완그녀 4권 중

 

 


 

3. 도전과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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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라장의 등장인물이 성공할 수 있을까? 만일 그렇지 못한다면 왜 그렇고 앞으로의 전개는 어떻게 될까?

 



애니메이션이나 스포츠 만화 등을 보면, 위기에 몰린 주인공은 항상 마지막 신의 한수나 기적의 역전승을 보여주며 통쾌한 역전승을 거둡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주인공은 처음엔 위기에 처하지만 마지막엔 꼭 이긴다.’는 공식이 성립되어 작품 내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모종의 스포일러가 되어 온 것도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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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라장은 등장인물의 성패 유무까지 예측할 수 없는 재미로 치환하고 있다.




하지만 사쿠라장은 등장인물의 필사적인 노력에도 가차 없이 실패를 안겨주거나 마지막 가사회생의 한 수마저 물거품으로 만드는 등
꼭 성공만 있는 스토리가 아니라 실패라는 선택지가 있는 길을 나아가는 등장인물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묵직한 긴장감과 흥분마저 느낄 수 있습니다.

 

 

 

 

 

4. 이야기 속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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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들은 행복해 질 수 있을까?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사쿠라장의 애완그녀의 배경은 사쿠라장이라는 이름의 기숙사입니다. 사쿠라장은 스이메이 예술대학 부속고등학교에 딸린 작은 기숙사로, 예술대학 부속 고등학교라는 특수한 환경 탓에 장래희망을 정한 고등학생들이 많고 등장인물로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습니다. 소설가, 만화가, 각본가 등등 사쿠라장에 나오는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장래희망은 벌써부터 꽃을 피우고 있는 경우도 있으며, 이제 막 피기 시작한 경우도 있습니다.

사쿠라장의 애완그녀는 이 소재를 절묘하게 캐치하여, 피어나는 청춘들이 만들어낸 풋풋한 작품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시키고 있습니다.

마시로는 그림을 통해 강력한 충격을 주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진 선배는 애니메이션 각본을 통해 미사키에 대한 마음과 자신의 선택에 대한 고민을 드러냅니다.

그리고 아오야마 나나미는 연기를 통해 꿈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표현하고

기숙사 사쿠라장의 공동작품인 냐보론을 통해 재능을 뛰어넘은 노력을 보여주는 등

이러한 액자식 구성을 통한 전개는, 청춘러브코미디라는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감동을 느끼게 해줍니다.

 



4. 사쿠라장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막상 사쿠라장을 소개했지만 '이 작품에서 무엇울 얻을 수 있는가?' 같은 질문에 대한 명확한 대답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단순히 재능과 노력을 다룬 청춘물, 혹은 러브 코미디물이라 하기엔 너무나도 인간적인 이 작품은

세상의 문제에 대해 흑과 백으로만 답을 내려하는 사람들에게 '세상은 흑과 백으로만 나눌 순 없다.' 교훈을 남겨준다는 것 외엔

아무런 메세지도 전하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이를 받아들이는 독자(혹은 시청자)의 몫입니다.



다가올 미래가 불안한 사람, 재능에 부딪쳐 좌절한 사람, 내 노력을 인정 받고 싶은 사람, 흘러간 학창 시절의 즐거움을 다시 만끽하고 싶은 사람 모두에게 아주 많이 부족하지만 이 추천글을 올립니다. 부디 사쿠라장의 애완그녀에 대한 명성이 이 추천글로 인해 훼손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ps. 사쿠라장의 애완그녀는 애니메이션보다 라이트노벨로 읽기를 강력히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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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애니메이션 게시판 콘테스트 <이 작품을 소개합니다>의 참가작입니다.

마음에 안 들면 다른 분들의 작품에라도 꼭 투표해주세요!

2회 이작소 투표소 http://todayhumor.com/?databox_27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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