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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컨텐츠의 힘
게시물ID : animation_27245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마사카키
추천 : 3
조회수 : 487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4/10/01 22:28:51
어제 친구와 얘기하던중 문득 든 생각입니다. 왜 우리나라는 일본만큼의 문화 컨텐츠를 즐기지 못하는가? 

  친구와의 얘기를 원점으로 돌려보자면, 저는 일본애니음악, 특히 우타이테나 동방프로젝트 동인그룹등의 '동인'음악을 매우 좋아하고 제 친구는 한국의 '인디'밴드 음악들을 매우 좋아합니다. 어찌 보면 두 사람 다 메인이 아닌 서브 컬쳐를 즐기고 있는 셈인데 항상 보면 두 사람이 즐기고 있는 컨텐츠의 양은 차이가 많이 나지요. 

  저는 오덕은 자고로 다섯가지 덕질을 해야 오덕이다! 하면서 광범위한 덕질을 하느라 돈도 시간도 남아나질 않습니다. 심심하면 코믹켓 대행에서 동인음반을 사오고, 인터넷을 돌면 우타이테에 심지어 그 우타이테의 모에화 까지..끝이 없습니다. 반면 그 친구는 예를들어 좋아하는 인디 가수가 있어도 몇년만에 금전적으로 힘들어져 더 이상 음반 활동을 하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니 실망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어제의 대화도 이 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둘 다 서브컬쳐를 즐기고 있는데 왜 이리 차이가 나는가?' 

  저의 주관적인 관점입니다만, 한국의 컨텐츠는 지나치게 소비중심적인 컨텐츠들 같아요. 물론 창작활동을 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고 컨텐츠 생산자들이 노력하시기에 발전의 가능성이 있는건 사실입니다. 일본은 이렇게 할 수 있는데 한국은 왜이리 못하냐! 라고 말하기 보다는 보면 일본은 좀 문화에 미친 나라같아요. 그리고 이미 완성되있는 시장이 서로서로 얽혀 시너지 효과를 내는게 참 부럽다 생각합니다. 서브컬쳐든 팝퓰러컬쳐든 정말 돌도 돌아서 무지막지한 규모의 경제가 문화 컨텐츠라는 시장 안에서 돌아가니까요. 

  예를들어, 인터넷에서 누가 재밌는 소설을 연재했다! 그럼 당연히 소설로 정식 출간이 되겠지요. 그럼 한쪽에선 그게 드라마화 되고, 영화가 됩니다. 다른 한쪽에선 보이스 드라마로 시작하여 인기가 높아지면 애니메이션 연재, 만화화를 해서 이젠 그 캐릭터 상품시장이 큽니다. 픽시브등의 일러스트 싸이트에선 자작 일러가 넘치고 동인그룹에선 동인그룹대로 수많은 활동을 하지요. 그야말로 경이로울 정도의 컨텐츠 생산 구조입니다. 사실 타입문 등 엄청나게 흥행한 작품들은 그 서브컨텐츠들이 정말 몇년을 투자해도 다 즐기지 못할정도로 방대하니까요. 

  반면 한국은 그러한 컨텐츠의 흐름이라고 해야하나, 시너지 효과를 받는 경우가 상당히 적지요. 한국은 친구가 좋아하는 인디밴드의 경우 지난번 오유에서 본 글이 생각나는군요. 음원싸이트에서 한번 받는 곡의 값보다 싼건 찿아봐야 이쑤시개 정도라고. 인디도 아닌 메이져급 가수 및 아티스트들이 더이상 곡이 아닌 무대나 MC나 패션같은 부가적인 수입에 의존하는데 하물며 인디는 어떨까요. 

  물론 한국도 매우 큰 문화 컨텐츠 생산자들이 있지요 예를 들자면 아이돌 문화와 드라마같은. 그런데 아이돌은 이미 전성기를 지나 레드오션이고 드라마도 다른 컨텐츠와의 연결이 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오히려 요즘엔 아이돌이 드라마로 유입되서 수준을 낮춰버리는, 그런식의 서로 갉아먹기를 시전하는걸 보면 아...  또 한쪽에선 제가 좋아하는 만화나 애니등의 문화는 누가 보더라도 빈약하고 언제 무너질지 몰라 불안할 지경입니다. 웹툰이라는 생명유지장치가 겨우겨우 붙어있기는 하지만 그나마도 한정적이고 네이버 웹툰 같은 경우 누가 게이버 아니랄까봐 수익성을 위해 창작성과 다양성을 포기해버리는 모습.. 사실상 만화 업계의 마지막 희망으로써도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지요. 

  사실 핸드폰, LCD, 조선, 반도체등의 하드웨어적인 상품들이 우리나라의 주 수입원이기는 합니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문화 컨텐츠의 힘 역시 무시 할 수 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처럼 소설로 시작해서 수많은 매체와 수많은 상품들로 연결됨으로써 생기는 시너지야 말로 진정한 '창조경제' 아닐까요. 사실 우리나라 컨텐츠 생산자들이 능력이 없어서 옆나라만큼 못하는게 아닙니다. 시장만 완성되고 자리만 준비되면 그 이상의 힘을 보여줄 인재들이 넘치는 나라가 우리나라입니다. 그런데도 오히려 점점 지원은 커녕 탄압만 해대는 현 상황을 보면 그저 한숨만 나오지요.. 

  그래도 언젠가 한국 역시 문화 컨텐츠의 힘을 누리고 제 친구도 마음껏 인디 문화를 즐길수 있을 때가 오리라 믿습니다. 우리는 그 가능서을 잊지 않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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