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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과XARIA 콜라보팬픽] '두 마음이 머무는 자리' 1-2
게시물ID : animation_39189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千反田える
추천 : 4
조회수 : 349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6/06/23 20:25:23
프롤로그 : http://todayhumor.com/?animation_390495 
 1-1 :     http://todayhumor.com/?animation_391457

인물을 부르는 호칭은 일본어 발음식으로 진행됩니다^^



모처럼이 늦잠이 누나(오레키 토모에)의 잔소리에 끝이 나버렸다. 토모에 누나는 여느때 처럼 우렁찬 목소리로 나를 깨웠다. 일어나서 거실로 나가보니 누나는 들고있던 전화기를 나를 향해 던졌다.

"뭐야 이건?"

"오 어쩐일로 잘 받았네. 치탄다 전화야, 고전부의 부장 전화인데 좀 살갑게 대하지 그래?"

누나는 전화기가 안전하게 내 손에 온 걸 본 후 거실 소파에 앉아 TV에 열중했다. 나는 잠에서 깨자마자 치탄다가 전하는 내용을 숙지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약속장소와 시간이 전부였지만 어째서인지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오랜 시간 잠을 잤음에도 피곤이 영 가시지 않는 느낌이었다.
어찌저찌하여 전화를 끊고 집을 나설 준비를 하였다. 짧지만 합숙이라고 하니 이것저것 짐을 챙기다보니 배낭도 꽤 무게감이 실렸다.

"가방을 그렇게 꽁꽁 싸매고 어디 가니? 듣자하니 방학이라던데?"

TV에 한참 열중하던 누나가 내 모습을 보고 물었다. 내가 왠만해선 잘 움직이지 않는다는 걸 아는 누나인지 소파등받이에 고개를 젖히곤 이상하다는 듯 나를 쳐다보았다.

"합숙가, 고전부 합숙."
"이야, 합숙이라니 청춘이네!"

'합숙'이라는 단어에 누나는 씨익 미소를 지어보이곤 다시 TV프로그램에 열중했다. 나는 마지막으로 챙겨야 할 문고본을 배낭에 넣은 후 현관으로 향했다.

"자 호타로, 이거 가져가렴!"

TV를 보던 누나가 무언가를 나에게 던졌다. 물론 나는 칸야제(오레키 호타로 학교 축제 명칭) 당일 아침처럼 던져준 물건을 바로 잡아내진 못했다.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줍고 살펴보니 열쇠고리였다. 지난번엔 촉이 갈라져 써버릴 수 없는 만년필을 주더니 이번엔 열쇠고리라...

"TV에서 그러는데, 고양이는 영적인 능력을 지닌 동물이래. 그거 지니고 가. 고양이 열쇠고리야"

내가 뭐냐고 묻기도 전에 이미 누나가 말해주었다. 누나의 말을 듣고 자세히 살펴보니 흰색의 열쇠고리는 분명 동물 형상을 띄고 있긴 하지만
고양이라고 하기엔 좀 무리가 있어보이긴 했다. 뭐 여튼 고양이라면 고양이겠지...그나저나 어디서 이런걸 산걸까?

집을 나서니 시원한 봄 바람이 나를 맞이해주었다. 시원한 바람 속에 뭔가 모를 미묘한 기분은 들었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손목시계를 살펴보니 아침부터 나름 부지런하게 움직여서 이대로 느긋하게 가도 약속시간엔 충분히 맞출 수 있었다. 누나가 준 열쇠고리를 배낭 앞주머니에 넣은 후 봄바람에 몸을 맡겼다.



"오레키 상! 여기에요!"

약속장소에 다다르자 치탄다와 사토시, 이바라 모두 모여있었다. 다들 합숙이라 그런지 꽤나 들 떠 있는 모습이 멀리서도 느껴졌다. 특히나 사토시...


"여어, 호타로! 왠일로 지각을 안했네. 역시나 너도 기대가 되었던 모양이지?"
"아니 뭐 그렇다기보다..."

사토시는 쓰고 온 밀짚모자 같은 커다란 모자를 휘날리며 누가봐도 신나보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뭐 지금 당장 얼굴만 봐도 즐거움을 감출 순 없어보였다.

"치탄다, 늦어서 미안"

사실 약속 시간엔 늦지 않았지만 마지막으로 도착했으니 예의상의 인사를 건넸다.

"아니에요 오레키상. 정확하게 맞춰 와주셨는걸요. 저도 그렇고 후쿠베상과 마야카상도 방금 오셨답니다."
"둘이 같이 왔어?"
"네, 저 부근에서 같이 오시던걸요?"
"아니야 뭐 같이 올 수 있지..."

"왜 오레키! 무슨 문제있어?"

옆에서 가만히 나와 치탄다의 대화를 듣던 이바라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다만 얼굴을 보니 화를 낸다기보다 다른 의미인 것 같았다. 
별일 아니라는 투로 손을 휘저었으나 이미 이바라는 내 옆에서 자꾸 시끄럽게 굴었다. 우연히 마주쳤다나 뭐라나...
여러 의미로 방학중에도 참 고전부스럽다 느껴졌다.

봄의 햇볕이 정류장에 드리울 때 문득 치탄다의 손목이 반짝거리는 걸 보았다. 여태껏 내가 왜 기억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치탄다의 손목엔 저런물건은 없었다.

"가만, 치탄다 손목에 그거 뭐야?"

내가 묻자, 사토시와 이바라도 덩달아 궁금해했다. 갑자기 주목을 받은 치탄다는 잠깐 당황하더니 "팔찌에요. 이걸 하고 있으면 소중한 인연을 만들 수 있다고 하거든요. 집안에서 내려오는 물건이랍니다." 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굉장히 소중한 물건을 지니고 나왔구나 싶었다.
대체 저 집안에선 뭘 물려주는걸까...

이윽고 우리가 탈 버스가 도착하였다. 차례차례 버스에 올랐는데 신기하게도 교외로 향하는 버스엔 우리 고전부원 넷 뿐이었다. 시간대가 사람이 많은 시간대가 아니려나 생각도 해보았지만, 꼭 그런 것 같지도 않았다. 

'우리끼리만 가도 좋긴하겠네. 조용하고.' 

우리들은 버스의 가장 뒷 자석에 나란히 앉았다. 왼쪽 창가엔 사토시, 그 옆엔 이바라가 자리를 잡았고 치탄다와 내가 붙어 앉았다. 어쩌다보니 나도 오른쪽 창가쪽에 앉게 되었다. 교외로 빠져나가는 버스 안에서 스쳐가는 나무들을 멍하니 구경할 때 쯤 문득 우리의 행선지를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치탄다에게 물어봐야지 했는데 지난번 온천여행처럼 멀미를 하는지 아니면 아침부터 피곤한 기색이 다시 몰려왔는지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게 눈꺼풀이라고했던가... 갑자기 밀려오는 졸음은 어떻게해도 멈출 도리가 없어보였다. 
결국 우리의 목적지를 물어보기도 전에 점점 눈이 감겨왔다.





"오레키 상!, 오레키 상! 일어나세요!"

꿈 속에서 자꾸 머리가 좌우로 흔들렸다. 속이 울렁거렸다. 너무 답답하여 눈을 번쩍뜨니 치탄다가 내 얼굴을 마주보며 나를 흔들고 있었다.
나를 깨우는 건 알았지만 치탄다는 너무 가깝게 나에게 다가와있었다. 순간 열이 확 오르며 남아있던 잠들도 쏜살같이 달아났다.

"어어...치탄다 나 일어났어!"

순간 너무 당황하여 치탄다에게 확 떨어지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몸을 숙이고 있던 치탄다도 나에게 맞춰 몸을 일으키며 웃었다.

"오레키 상, 피곤하셨나봐요. 그렇게 깨우셔도 못 일어나시더니"
"아아, 어제 잠을 설쳤나봐, 근데 이바라랑 사토시는 어디갔어?"

주변을 둘러보니 이 둘은 이미 버스에 없었다. 둘이 나가는 것 조차 몰랐다니 꽤나 깊이 잠들었구나 생각했다.

"이미 버스에 내려서 주변을 구경 중이세요. 오레키 상도 얼른 나가보셔요! 정말 맘에 드실거에요!"
"으응 그럴게. 얼른 내려야지. 치탄다도 기다리고 있고, 아 그런데 치탄다 우리 어디에 온거야?"

잠이 나를 덮치기 전 치탄다에게 묻고자 했던 내용이 생각나 그녀에게 물었다. 그리고 치탄다에게 돌아온 대답은 여태껏 들어보지 못한 엄청난 대답이었다.

"저희요? 아, 이곳은 '네오 베네치아'입니다!"

싱긋 웃으며 말하는 치탄다의 뒤로 큰 바람이 한차례 불어왔다. 그 바람의 냄새는 어디서도 맡아보지 못했던 바다의 향을 깊숙히 품고있었다.
치탄다의 대답에 당황하여 버스 창문을 내다보니 여태껏 한번도 보지못했던, 방송에서나 보던 풍경들이 내 눈앞에 펼쳐졌다. 나도 모르게 '아' 하고 감탄사가 나오고 말았다.
물과 어우러진 도시는꽤나 아름다웠지만 한편으론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베네치아라니... 지구 반대편의 도시를 어떻게 오게 된거지, 더구나 이름 앞에 '네오'는 왜 붙어있는건지 의문이었다.

거기에 더해져 또 한번 이 곳에 도착함으로써 나의 신조가 다시 한번 무너진다는 직감을 느꼈다. 그리고 어제 보았던 그 항아리는 절대적으로 소원을 이루어주지 않는다는 사실도 다시금 기억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이번 합숙이 전적으로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드디어 고전부 일행이 네오베네치아에 도착했답니다!

p.s 댓글은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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