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ARIA](뻘글주의)난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
게시물ID : animation_39277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千反田える
추천 : 10
조회수 : 434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6/07/04 15:44:32
무언가를 떠나보내는 걸 무척 싫어한다. 물론 작품이 끝나도 작품 자체는 우리 곁에 남아 우리가 원할 때 항상 함께 할 수 있지만, 마지막화를 본 뒤의 감정과 그렇지 않을 때의 감정을 사뭇 다르다. 마지막의 이야기를 들춰본다는 것은 나에게 '이제는 안녕' 이라는 의미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야기의 마지막을 펼쳐보는 것이 매우 두렵다. 정들었던 어떤 것에 대한 이별, 헤어짐이 너무도 아쉽고, 애정을 쏟아부었던 만큼 이후에 느끼는 공허감이 너무도 싫었다. 그래서 늘 마지막 장면을 열어보는 것에는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만약, ARIA의 극장판이 10년을 넘게 함께한 사람에게 그런 메시지를 준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아마 보지 않았을 수 도 있다. 너무도 오래 전, 그러니까 10년도 넘은 이 만화를 지금도 놓기 싫다고 말한다면 참으로 욕심쟁이다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ARIA는 학창시절 나의 몇 안되는 버팀목으로 있었던 작품이었다. 그 당시엔 첫화부터 꼼꼼히 챙겨보진 않았지만, TV에서 방영해주는 더빙판이 간혹 발견될 때마다 돌리던 채널을 멈추고, ARIA가 전하는 마법같은 20분에 빠져들었다. 그렇게 중학생, 고등학생을 지나 성장하며 자연스레 애니메이션과는 멀어졌다. 간간히 소문으로 ARIA의 TV시리즈가 끝났고, 만화 연재도 종료되었다는 소식도 접했다.
하지만, 나는 ARIA를 놓고 싶지 않아서, 헤어지고 싶지 않아서 단순히 나의 욕심으로 ARIA를 다시는 보지 않겠다 결심했다. 

휴덕은 있지만 완전한 탈덕은 없다고들 한다. 결국 나는 성인이 된 이후 애니메이션 세계를 다시 한번 만났고, 참 많은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었다. 그렇지만 가슴 한 켠에 자리잡은 ARIA는 도저히 꺼내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나의 추억이 담긴 어린시절, 잊지 못할 애니메이션 속 푸르른 광경들... 그 모습에 대한 마지막을 도저히 볼 용기가 없었다.

그러던 도중, ARIA의 TVA 10주년 기획 프로젝트의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10주년을 기념하여 극장에서 특별 상영을 한다는 이야기였다. 10년이란 세월을 지나 다시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아직 끝이 아니라는 생각에, 그렇게 나는 다시 ARIA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그렇지만 극장판은 재회의 메시지가 아니었다. 10년을 기다린 사람들에게 재회의 기쁨도 잠시, ARIA는 그들 만의 방식으로 아름다운 헤어짐을 준비중이었다. ARIA다운 마침표였다. 긴 세월을 함께한 사람들에 대한 감사인사와 함께 빛나는 퇴장을 알렸다.

마지막 에피소드의 장면때문이기도 했지만, 예기치 못한 이별에 나는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10년동안 참고 참아온 작품이 한 시간도 되지 않아 나에게 안녕이라는 인사를 건네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이럴줄 알았다면 그 동안 더욱 아끼고 아꼈여야 했다고 속으로 아쉬워했다. 두 번의 상영회는 끝나고 나는 상당히 아쉽고 적적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오랜 친구가 곁을 떠난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마지막을 보는 것은 더더욱 싫어졌다.

1년 후, ARIA 극장판 에피소드가 일반 공개로 전환되면서 다시 한번 마지막 에피소드를 감상하였다. 다시 한번 감상하는 도중에 나는 누군가 내 뒤통수를 치는 듯한 강렬한 충격을 받았다. 이야기 중간에 아카리의 대사는 내 마음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쓸쓸했어요. 굉장히요. 이별은 언제나 쓸쓸해요. 야광풍경과 이별했을 때도, 곤돌라와 이별 했을때도 굉장히 쓸쓸해서 슬펐어요.
하지만 그건 아마 좋은 일이에요.
아리시아씨, 쓸쓸하면 쓸쓸할수록, 슬프면 슬플수록 그건 정말로 좋아했던 존재이기 때문이죠.
이건 평생의 추억으로 남을 이 아쿠아에 반짝반짝 끊임없이 빛나는 사랑스러운 존재.
그래서 슬픈 추억 또한 행복한 사람이란 증거에요.'
[UCCUSS] ARIA The AVVENIRE OVA ~capitolo 3~ 「その 遙かなる未来へ…」 (BD 1920x1080p AVC FLAC AACx2).mkv_20160702_171911.281.jpg


아카리의 이 한마디는 작품 속 아리시아 뿐만 아니라 나에게 강한 충격을 주었다. 헤어짐이 슬퍼서, 단순히 나의 욕심때문에 이별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는데 그 조차도 아름답게 만들어버리는 아카리의 대사에 난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저 내가 틀렸다는 생각만 들 뿐이었다. 그렇게 ARIA는 10년이 지나서 나에게 또 하나의 어떤 것을 일깨워주었다.

그렇다. 세상에 슬프지 않은 이별이란 없다. 강제적으로 막을 수 있는 이별 또한 없을 수 있다. 다만, 그 마지막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헤어짐이 아름다울 수도, 굉장히 가슴 아플 수 도 있다는 것을 너무도 늦게 알아버린 것 같다. 

또 한 번 ARIA의 극장판을 감상하는 동안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었다.

[UCCUSS] ARIA The AVVENIRE OVA ~capitolo 3~ 「その 遙かなる未来へ…」 (BD 1920x1080p AVC FLAC AACx2).mkv_20160702_172854.062.jpg
[UCCUSS] ARIA The AVVENIRE OVA ~capitolo 3~ 「その 遙かなる未来へ…」 (BD 1920x1080p AVC FLAC AACx2).mkv_20160702_171757.687.jpg

안녕... 나의 아득한 미래...!
안녕 나의 아쿠아!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